본문 바로가기

국내여행

경주 불국사

  날씨가 흐렸다. 지난번 이곳에 왔을 때는 석가탑을 보수하는 중이어서 다보탑과 쌍을 이루는 아름다움을 볼 수 없었다. 보호 유리집을 떼어낸 석가탑을 보기 위해 불국사에 갔는데, 그야말로 인산인해였다. 연휴를 맞아 경주를 여행하시는 분들은 모두 이곳에 모인 것 같았다. 환한 웃음꽃을 피우며 담소하는 남녀노소 탐방객들, 외국 사람들도 많아서 세계문화유산다운 국제적 명소다웠다. 하기야 장대하고 크지만 우중충하고 음산한 일본의 절과 전혀 다른 모습으로 아담한 모습으로 부드러우며 온화한 우리나라 사찰의 모범이 될 성싶다. 동남아시아의 금박 물린 화려함은 천박스럽고, 하늘로 치솟는 추녀 끝의 곡선도 가식적으로 보이는데, 불국사는 온화하고 중후하면서도 자연스러운 우리만의 절집이었다. 그뿐 이니라 우아한 아치의 청운교 백운교를 볼 수도 있고 목재를 다듬은 듯 기교를 마음껏 부린 다보탑과 애써 무덤덤하고 유순한 모습의 석가탑이 마주 선 대웅전 앞뜰의 넉넉함이 그야말로 우리 한국인의 성품과도 같을 성싶다. 

 

  인파에 휩쓸려 불국사 왼편부터 동선을 따라 인파에 휩쓸려 경내를 한 바퀴 휘돌아 나왔다. 사람들이 많아 사진 찍기도 어려웠고 날씨 탓에 내가 좋아하는 쨍한 사진은 만나기 힘든 상황이었다. 불국사를 돌아 나와 이른바 뷰포인트가 되는 불국사 오른편 측면도 사람들 탓에 시야를 확보하기 어려웠다. 그저 한 바퀴 돌아본 것으로 만족해야겠다. 불국사 공영 주차장 아래 주차한 곳으로 내려와 인근 식당에서 된장찌개로 점심을 먹었다. 채소값이 올라서인지 찌개 안에 호박이나 감자가 보이지 않았다. 그 덕에 야릇한 된장찌개와 지나치게 소박한 반찬을 중심으로 그야말로 마음에 점을 찍는 점심(點心)을 먹었다. 

 

  다보탑과 석가탑

 

  관음전 위에서 바라보는 다보탑

 

  다시 대웅전 앞뜰의 석가탑과 다보탑

'국내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주 강천섬 은행나무길  (2) 2018.11.04
경주 양남 주상절리와 감포  (1) 2018.09.27
경주 박물관과 안압지, 계림과 교촌마을  (0) 2018.09.27
경주 첨성대  (0) 2018.09.26
제암리 순국지  (1) 2018.0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