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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

경주 첨성대

  1970년 경부 고속도로가 개통되자, 그 해 가을 버스를 타고 경주로 고등학교 수학여행을 갔었다. 해인사 ->경주-> 통도사를 경유하는 2박 3일간의 여정이었는데, 시외버스를 대절해서 일렬로 떼를 지어 고속도로를 달리던 그 상쾌함을 아직 잊을 수 없다. 특히 추풍령 휴게소와 낙동강 대교를 건너면서 도로가에 주렁주렁 빨갛게 매달린 사과들을 잊을 수 없다. 학교에서 얌전한 줄 알았던 친구가 선생님 몰래 맥주병을 들고 병나발 불면서 주사를 부리던 모습도 잔웃음으로 뇌리에 남아있다. 남루한 경주여관에서 한 방에 10명이 넘게 웅크리고 칼잠을 자며, 10명 또는 15명이 둘러앉아 여관밥을 허둥지둥 욱여넣던 모습들이 동화 속 한 장면 같다. 그 시절 빛바랜 흑백사진을 보면, 첨성대 부근엔 철조망이 엉성하게 둘려져 있고 그 사이 코스모스가 만발했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집을 멀리 떠나 새로운 세상을 만났던 곳 그곳이 경주였었다.  그 추억 탓인지 몰라도 경주는 친근감이 가는 도시이다. 그런 까닭인지 지금까지의 경주여행은 10여 회 이상이 될 듯싶다. 오늘도 경주엔 예쁜 코스모스들이 살랑이고 있었고 희귀한 꽃들이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경주에 올 때마다 바뀌는 경주의 색깔에 놀란다. 특히 이번 방문에선 더더욱 놀랐다. 첨성대 주변을 가꿔놓은 꽃밭과, 핑크뮬리, 어린이들이 뛰놀 수 있는 넓은 풀밭들에 그만 감동하고 말았다. 좁은 도로마다 관광객들의 전동 스쿠터와 자전거, 킥보드들이 행복감에 넘치는 듯했다. 걸어서 다니기 힘든 길을 남녀노소 간편하게 돌아다니는데 더없이 좋아 보였다. 

          

첨성대 주변을 뒤덮고 있던 경주빵, 황남빵 보리빵 가게들과 수많은 쌈밥집, 칼국수집들... 부족한 주차장 때문인지 엄청났던 교통체증 때문에 답답하긴 했지만, 2박 3일 경주 여행에서, 전에 느껴보지 못했던 여유와 메말랐던 정서에 단비 같은 아름다움을 느껴 보았다. 

 

 

첨성대 왼편에는 다양한 꽃밭으로 아름다운 경관을 연출하고 있었다. 처음 보는 핑크 뮬리

 

 천마총이 있는 대릉원

 

  대릉원 안의 미추왕릉

 

  계림과 고분릉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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