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강 계곡에서 나와 주문진 수산 시장으로 가서 생선구이로 점심을 먹었다. 내륙에서 먹는 것과는 다른 푸짐한 생선구이였다. 다음 날, 낙산사 가는 날은 바람이 거셌다. 미세 먼지가 많아 하늘이 맑지 않았고... 핸드폰에 강풍 주의보와 산불 경보가 수시로 날아왔다. 십 몇 년 전, 산불 때문에 홍련암 하나만 남기고 모두 타버린 낙산사였기에, 산불 주의보가 실감나게 느껴졌다. 봄철 동해안 산불은 바람에 날려 이리저리 확산되기 때문에 무섭기 그지없다.
이제 낙산사엔 산불흔적은 없다. 경내를 거닐다 보니, 나무숲 아래 낙엽들을 모두 치워 산불에 대비하는 노력들이 곳곳에 보였다. 깨끗하게 정리된 낙산사 경내는 탐방객들을 위한 세심한 배려가 도처에서 묻어났다. 양양에 들릴 때면, 대부분 지나가듯 방문하는 낙산사라 낯설 것도 없지만, 깨끗한 경내를 거닐며, 동해안에 일찍 찾아온 봄기운을 유감없이 감상했다. 낙산 비치호텔 앞 후문으로 들어가서 동선을 따라 자연스럽게 한 바퀴 둘러보며, 때마침 점심으로 제공하는 국수 한 그릇을 공양받았다. 모처럼 친구들과 함께하는 탐방이라 이따금 모래 강풍이 휘몰아치고 미세먼지로 눈이 조금 따가웠어도 그저 정겨운 길이었다. 
왼쪽 낙산사 박물관과 오른 편 찻집 다래헌
동해 제일 일출 명소인 의상대, 의상대에서 홍련암 쪽으로 걸었다.
연하당, 왼쪽 약사여래의 물병에서 약수가 흘러 떨어진다. 이곳 약수는 모두 '마음을 씻는 약수'라 이름 지었다. 주지스님의 바람처럼 모두의 마음이 깨끗하게 씻겼으면...
모퉁이에서 암자를 바라보니, 암자 아래 벼랑 사이를 막아 축대를 쌓았다. 예전엔 벼랑 사이에 암자가 걸터 앉아서, 파도가 암자 아래 벼랑 사이로 드나들며 하얗게 부서지는 게, 운치 있었는데...
홍련암 안 마루, 역시나 벼랑을 내려다보는 구멍은 없어져 버렸다. 부처님께 예불드리고 바닥 구멍으로 벼랑 사이에 드나들며 바위에 부딪혀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를 보는 것도 큰 볼거리였는데...... 지붕이 청기와 보다 붉은 기와가 홍련암 이름에 더 어울리지 않을까 나름 생각해 보았다.
> 보타전, 천수관세음보살을 모신 곳이다. 그 앞에 명자꽃이 벌써 활짝 피었다.
해수관음상, 관음상 중간 중간에 쇠 녹물이 흘러내렸다. 아마도 관음상을 지지하는 철심이 탈을 낸 듯하다. 처음 만들 때부터 신경을 썼다면 좋았을 것을...
대웅전인 원통보전으로 가는 길
대웅전인 원통보전
화려한 단청문양
낙산사 정문
박물관으로 돌아가는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