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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寺

용인 연화산 와우정사

 

  와불(臥佛)은 석가님이 돌아가실 때를 형상화한 것이다. 불교에서 수도자가 수행하면서 득도의 경지에 도달하여 죽음에 이를 때, 인간의 모든 번뇌에서 벗어나 해탈하게 되는데, 이를 '열반에 든다' 또는 '입적한다'고 말한다. 석가님은 인간으로서 최초로 도를 깨우쳐 열반에 드셨기 때문에 이를 추앙하여 부처님으로 우러러 공경하는 것이다. 그러기에 불교에는 부처님이 수없이 많다. 크리스트교는 여호와 하느님만을 유일신으로 섬기지만, 불교에서는 어제의 불한당이 오늘 도를 깨우쳤다면 오늘의 부처님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어쩌다 절에 가게 되면, "성불하십시요."라는 인사를 듣게 되는데, 이런 인사는 아무에게나 하는 게 아니다. 성불은 아무 중생이나 쉽게 하는 것이 아니다.  예전에 읽었던 김성동의 "만다라"가 연상된다. 소설 속 주요 인물들은 성불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한다. 부처님께 몸을 바치는 소신공양까지 하게 되는데, 산 목숨을 바칠 수는 없으니까 자신의 몸의 일부를 태워 바치는 소위 인비의식으로, 손가락을 태워 부처님께 드린다는 것이다. 손가락 하나도 모자라 두 개 세 개를 태워 바치지만, 남는 건 고통 뿐, 성불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불교에 문외한인 내가 생각해도 부처가 된다는 것, 축생같은 우리네 중생들은 아무나 이룰 수 없는 일이다. 사리사욕과 오욕칠정에 사로잡혀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 보고 "성불하세요."라고 인사하는 것은 부처님에 대한 모독이다. 나를 버리고 끊임 없는 수양으로 도의 경지에 이르는 것은 범부가 아닌 성인의 반열에 오르는 것이다. 도를 깨우치고, 그 도를 실천하는 것이 성불하는 것이다.  젊었을 때 월정사 주지였던 탄허 스님의 강연을 들은 적이 있었다. 그 때, 그는 석가부처님이 하나도 부럽지 않다고 했다. 자신이 깨우친 도는 이미 석가님 경지에 이르렀다는 것이었는데, 그 때, 내 개인적으론 몹시 불경스럽다고 생각했었다. 탄허 스님이 이뤘다는 득도의 내공은 얼마나 깊을까. 얼마나 크고 깊으면 석가님과 자신을 동격이라고 서슴지 않고 말하는 것일까. 

 

순례자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인도 바라나시에 갔을 때, 벅차오르는 감동을 억누르기 어려웠었다. 석가께서 득도하시고 다섯 명의 남자 제자와 1 명의 여제자를 놓고 최초로 설법하셨다는 사르나트(녹야원)의 원형탑을 돌면서, 수천년 전 석가님의 흔적를 내 눈으로 영접하는 감동을 온몸으로 느꼈었다.  

 

  이야기가 빗나갔지만, 용인 와우정사는 열반에 드시는 부처님 형상인 와불을 모신 곳으로 유명하다. 동남아에는 와불을 모시는 곳이 많지만 우리나라의 경우엔 그리 많지 않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와불을 모시는 종단은 대한불교 열반종인데, 용인 연화산 와우정사가 열반종 총본산이다.  내 기억으로 2000년대 들어서부터 이곳 와우정사에 동남아 부처님들이 하나둘 모셔지기 시작하더니, 지금은 마치 동남아시아 절집처럼 남방의 부처님들이 많이 모셔져 있다. 이곳을 찾는 동남아시아 사람들도 상당수에 이른다. 그리고, 와우정사는 용인에서 원삼 가는 길가에 있어, 교통이 편리한 탓으로 찾는 사람들 많다. 각설하고 와우정사는 우리나라에서 이국적인 동남아 풍의 부처님을 느낄 수 있는 유일한 곳이다.

 

 

  와우정사 초입, 연못가에 금동 부처님 두상이 모셔져 있다. 

 

 연못가에 세운 올빼미 석상과 솟대...

 

  쓰리랑카에서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셔왔다는데...  그 사리탑이 아닐지 나름 상상해 보았다.

 

  와불을 모신 열반전에 오르는 길 옆의 원숭이 상. 일본 도꾸가와 이에야스의 처신술을 형상화한 것이어서, 사찰과 어울리지 않는 것인데... 재미있는 풍경이었다. 이에야스가 토요토미 히데요시 아래에 있을 때, 살아남기 위한 처신으로, 듣지도 말하지도 보지도 말고 지냈다는 것을 상징한다. 일본 닛코에 있는 이에야스 신사 앞에 이 원숭이상이 있다.  

 

  대웅전

 

  국보 미륵반가사유상을 모방한 반가사유상, 이 앞에는 12지신상이 둘러 있었다.

 

  대웅전 부처님

 

  대웅전 좌측면에 모신 바위에 새긴 부처님상

 

  황금과 동, 주석으로 주조된 세계최대 황금범종으로 서울올림픽과 한일월드컵 개회식 때, 타종했다고 한다.

 

대웅전

 

  열반전(涅槃殿)에 모신 열반상(涅槃像) 혹은 와불상(臥佛像) - 인도네시아에서 보내 온 향나무 한그루의 통나무를 다듬어 붙임새 없이 조각한 해탈의 부처님상이다. 인도의 스님께서 우리 민족의 염원인 남북평화통일을 위하여, 인도네시아에서 보내온 향나무로 높이 3m 길이 12m의 누워계신 부처님은 열반(涅槃)을 상징하며 열반은 번뇌(煩惱)의 불이 다 타고 꺼진 상태의 부처님으로 영국 기네스북에 등록되어 있다고 한다.

 

  인근에 모신 동남아풍의 부처님, 예전엔 대각전 아래 모셨었는데, 열반전 부근으로 위치를 옮겼다.

 

  세계 여러나라 돌들로 쌓은 탑들, 탑들을 우회해서 오르면 대각전이 있다.

 

  와우정사 제일 높은 곳에 있는 대각전, 석가께서 6년의 고행하는 모습을 형상화한 높이 3m의 불상을세계 최초로 백옥으로 조성했다. 

 

내려오는 길옆에 석가모니일대기를 그린 벽화

 

  오백나한상

 

최근 네팔에서 기증했다는 불상

 

  한 바퀴 돌아 다시 대웅전

 

 

  대한불교열반종은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열반하실 때 마지막으로 설법을 하신 대반열반경을 연구하는 불교의 정통 종단으로서 현재 전국에 고구려시대부터 창건된 수많은 열반종의 사찰이 있으며 백제시대 창건한 열반종의 총본산인 경복사가 복원불사를 하고 있다. 1970년 대한불교열반종은 중흥한 이후 총본산 와우정사의 창건불사를 하였으며 현재 전국에 열반종사찰에서는 포교와 청정하게 수행정진을 하고 있다.  

  이와같이 대한불교열반종은 오랜역사의 어려움 속에서 우리나라의 불교발전에 기여하는 종단으로서 면면히 이어온 1370년의 역사와 전통을 가진 종단으로서 전세계 각국의 종단과 교류속에서 꾸준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종단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수많은 승려의 교육과 청정한 수행을 하고 있다. <와우정사 홈페이지 소개글 발췌>

http://fallsfog.tistory.com/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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