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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오는 밤

  오후부터 날씨가 흐려지는 듯싶더니 어둠이 내려앉자 함박눈이 평평 쏟아졌다. 날씨가 갑자기 추워져 창문을 커튼으로 꽁꽁 싸 막은 탓에 아무 기척도 몰랐었다. 뉴스를 보고서야 뒷발코니로 나가 창문을 열었더니, 눈발이 사정없이 몰아치고 지상엔 벌써 흰 눈이 수북하게 쌓였다. 눈 쌓인 도로엔 자동차들이 엉금엉금 기어 다니고 있었다.

 

  코로나 때문에 밖에도 나가지 못하던 차에 모처럼 보는 진풍경에 별다른 세상을 보는 듯했지만, 빙판이 돼버린 도로를 보면 교통대란이 일어날 것은 뻔한 일이었다. 찬 바람을 타고 날리는 눈발이 발코니 안으로 들어왔으나, 한동안 눈 내리는 진풍경을 넋 잃고 바라보았다.

 

  하얗게 순백색으로 변해가는 대지처럼 코로나 바이러스 없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어쩌다 외출할 때, 길가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이 제일 무섭다. 마스크를 쓰지 않거나, 턱에 걸치고 다가오는 사람은 멀리서부터 경계하며 피해 가곤 한다. 끼리끼리 길 모퉁이에 모여 담배 피는 사람들은 더없이 두려움의 대상이다. 마스크 안으로 스며드는 담배 냄새에 저절로 눈쌀이 찌푸려진다.

 

  새해 들어 소리 없이 내리는 눈처럼 고요하고 평온한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내리는 함박눈을 바라보며 기원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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