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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

동해 추암 촛대바위

 아름다운 기암괴석이 어디 한둘이겠는가마는 망망한 바다를 바라보며 파도와 해풍을 맞으며 꿋꿋한 세월을 버텨온 촛대바위 같을까 TV 애국가 첫머리에 등장하기도 했던 추암의 일출장면은 그야말로 압권이었다. 수없이 반복되는 일출은 보지 못하고 배고픈 철새처럼 잠시 들려 풍경을 맛보았다. 손님맞이 행사인지 해풍이 세차 숨쉬기조차 힘들 정도여서 방한 마스크에 귀마개까지 착용하고 추암에 나갔다. 추운 날씨임에도 추암을 보러 나온 관광객들이 많았다. 나도 그 틈에 섞여 추암에 올라 한 바퀴 비잉 돌아 나왔다. 바람이 세차 맞바람에 눈물이 나서, 들여다 보는 파인다로 초점잡기조차 어려울 정도였다. 추암을 돌아 삼척 임해정방향으로 해변을 걸어갔다. 그쪽에서 바라보는 풍경도 아름다워서 뒷바람에 밀려 인적도 없는 해변 끝머리에 서니, 내 지나온 발자국들이 내 머리 속의 기억들처럼 바람에 조금씩 지워지고 있었다. 바람이 거세게 불어와 사막의 모래폭풍처럼 모래들이 얼굴을 때렸다. 혹시나 카메라가 상할까봐 등 뒤로 돌려놓고 모래해변을 가로질렀다. 가을에 방송됐던 드라마 "착한 남자"에서 강마루와 서은기가 이별하던 장면이 아른거렸다. 이곳 해변에서 강마루는 서은기에게 거짓말을 하고, 그 말에 충격받은 서은기가 귀가하다가 차를 돌려, 터널에서 송중기를 들이받아 그 후유증으로 기억상실에 걸리게 된다는...  통속적 드라마로 막장 소리를 많이도 들었지만, 재미있게 본 드라마였다.

 

  드라마나 뉴스를 볼 때, 줄거리나 내용을 떠나 배경에 관심을 갖는데, 아름다운 배경을 보여줄 때면 나도 모르게 각도와 구도를 생각하며 몰입하게 된다.  찍을수록 어려운 게 사진인지, 마음에 드는 사진들이 별로 만들어지지 않으니, 참 희한하고도 답답한 한 일이다.

 

  추암 입구의 해암정- 파도가 심한 곳이어서인지 보통의 정자와 달리 암석들을 등지고 앉았고, 팔짝지붕의 단출한 암자 같은 모습이 이색적이었다.

 

 

촛대바위 북쪽 해안

 

촛대 바위

 

 추암의 남쪽 해변

 

  이곳의 해안도 침식이 상당히 심각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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