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斷想

지구의 경고

  코로나 여파로 하늘이 맑아졌다. 어떤 사람들은 이번 코로나 사태는 인간의 탐욕에 대한 지구 스스로의 자구책이라고 한다.  인간들의 끝없는 탐욕으로 황폐화된 지구 환경, 결국 지구는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바이러스로써 인간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것이라는 주장으로, 그럴듯하게 들린다. 그래서인지 유달리 맑은 하늘과 따뜻한 봄 날씨를 맞는다. 너무 화창한 날씨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잠깐 뒷공원으로 꽃구경 나갔다. 살구꽃은 이미 끝물이라, 그동안 못다 핀 꽃들이 마지막 열정을 피우고 있었다. 이제는 벚꽃이 대세로 여기저기에서 팝콘 터지듯 피기 시작했다. 아파트 뜨락 양지 녘엔 제비꽃이 지천이다. 민들레와 냉이꽃, 이름 모를 야생화들이 고개들을 삐죽삐죽 내밀고 있었다. 바야흐로 만물이 소생하는 봄은 봄이다. 어린애들과 나이 드신 분들이 삼삼오오 공원에 나와 봄 햇살을 즐기고 있었다. 주말이긴 하지만 사람들의 코로나 긴장감이 다소 해이해진 것은 아닌지 나다니는 사람들이 제법 많았다.  외국에서 돌아오는 사람들로 확진자들이 늘어나기 때문에 사회적 거리 두기가 더 필요할 때이다. 우리 지역엔 태국에서 들어온 영국인이 온 동네를 헤집고 다녀서 난리가 났다. 순간의 방심이 엄청난 비극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긴장감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 강 건너 불처럼 여겼던 유럽과 미국에 번지는 코로나 위세는 가공할 만하다. 올림픽을 위해 바이러스 검사에 소극적이었던 이웃 일본은 결국 연기된 올림픽 때문에 경제적으로 큰 손실을 입으면서도, 자국민들에 대한 바이러스 확산은 아직 시작되지도 않았다.  

 

  2000년대 들어서서 5년마다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전염병. 공교롭게 우리나라는 대통령 임기가 5년이라 노무현 대통령 때부터 한 번 씩 역병들이 거쳐 지나 갔다. 노대통령 때는 쌰스, 이명박 시절엔 신종 플루, 박근혜 때는 메르스, 이번 문재인 정부엔 전염성이 강력한 코로나가 창궐했다. 앞으로 또 어떤 전염병이 나돌지 염려스럽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인간들의 대량살상이 없어지자 인간 개체가 너무 많아져, 지구 환경오염이 심각해졌다. 따라서 지구 스스로 자기 생존을 위하여 바이러스를 이용해서 인간 개체수를 조절하려 하는지도 모를 일이다. 매캐하고 뿌옇던 대기질이 코로나 이후 이렇게 파란 하늘로 제 모습을 찾아가는 모습에서 인간들은 자연 앞에 겸손해지고, 대재앙이 주는 경고에 깨우침을 얻어야 할 것이다. 

 

  인간은 교만하면 안된다. 기껏해야 100년도 살지 못하는 존재이면서 하늘을 찌르는 교만함과 욕망들은 언제나 파멸을 불러왔다. 대자연 앞에 겸손하고, 극단적인 자기 이기주의에서 벗어나 주변 사람들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스스로 성찰하고 이웃을 배려한다면 이 엄청난 재앙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바이러스 감염은 나만의 문제가 아니다. 나를 지나쳐 가족, 그리고 이웃으로 전파되기 때문에 극도로 조심하고 배려해야 한다. 교회에서 예배하는 것을 최상의 자기 구원으로 여기는 개신교인들도, 개념 없는 외국인들도, 외국에서 바이러스 때문에 피난하듯 귀국한 유학생들이나 교민들도 스스로 자제하고 이웃을 배려하며 겸손한 마음으로 살아야 할 일이다. 

 

 

끝 무렵 살구꽃

 

  벚꽃

 

  개나리 꽃

 

 명자꽃

 

  목련 꽃

 

  제비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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