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斷想

동네 반 바퀴

어제보다 바람이 잦아들었다. 발코니에서 내려다 보이는 가로수 벚꽃들이 너무 탐스러웠다. 봄바람을 이기지 못하곤 카메라를 둘러메곤 동네 산책을 나갔다. 벚나무길엔 이미 가족 단위로 삼삼오오 꽃 나들이 산책을 즐기고 있었다. 코로나 탓으로 뒷산에 오르는 사람들이 부쩍 많아졌다. 마스크를 하고 경사진 산길을 오르노라면 숨이 차지만, 마스크를 벗을 수 없다. 어쩌다 인적이 끊기면 잠깐 벗어보지만, 마주치는 사람들이 부담스럽다. 봄바람이 다소 차가웠으나 오랜만에 나온 걸음인데다, 이내 적당하게 땀이 나서 곧 상쾌해졌다. 벌써 반바지 차림으로 다니는 젊은이들도 있었다. 

 

  세상에 바이러스 때문에 숨도 제대로 못 쉬고 살던 것이 중세 때, 페스트가 전부인지 알았는데, 21세기 들어 주기적으로 유행하는 바이러스 중에, 이번 코로나가 제일 센 놈인가 보다. 중국인들이 박쥐를 먹다가 감염되어 전 인류가 고통을 받으니, 21세기 첨단 문명 시대에 걸맞지 않은 어이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최고의 문명국이라는 미국과 유럽의 경우도 엉망진창으로 사람들이 죽어 나가는데, 의료 수준이 열악한 후진국들은, 끔찍하게도 사람들이 인간 취급도 받지 못하고 가축처럼 처맞다가 비명횡사하는 일이 다반사로 일어난다. TV 화면으로 보는 세상사가 끔찍하다. 인도에서는 경찰들이 길거리에서 외출 나온 시민들을 작대기로 때리거나, 도로에서 기합을 주고 있었고, 실직해서 수 백 km 떨어진 고향으로 걸어가는 사람들도 보였다. 남미에서는 도로에 시신들이 널브러져 있었고, 그 위에 기름을 붓고 태우는 장면도 있었다. 그들의 경우 빈부 차이가 인간과 축생의 운명을 가르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동경하던 서구에서 바이러스가 창궐하자, 그곳 교민들이 역으로 고국으로 피난 오듯 찾아들고 있다. 공항에 도착해서 안도감에 만세를 불렀다는 사람들도 있다던데, 감염된 그들이 돌아온 고국에서 바이러스를 확산시킬 우려가 크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우리나라 사람들의 느슨해진 경계심이 제일 큰 걱정이다. 정부가 강압적으로라도 통제해 주길 바라는데, 그저 물러 터져서, 정치 세력과 결합한 일부 교회 신도들이 날뛰고, 학원이나 나이트클럽들이 문전성시를 이룬다는 것이 큰 문제이다. 

 

 국민들 모두 조금 더 참으며 견디면,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자유와 방종은 다른 것이다. 국민 개개인들은 자신의 생활이 방종이 되지 않도록 스스로 삼갈 일이다.

 

청명북로   

 

  청명산 생태공원

 

  청명산 둘레길

 

  봉영로

 

  청명북로

'斷想'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담낭 제거 수술  (9) 2022.04.17
내 자리 네 옆자리  (2) 2020.04.17
지구의 경고  (2) 2020.03.29
왼손목 골절 치료  (0) 2019.06.04
거목, 쓰러지다.  (2) 2018.0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