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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

화성시 궁평항

  완연한 봄날씨였다. 하늘도 쾌청해서 봄기운에 마음이 들떠서 화성시 매향리 바다로 나갔다. 때마침 만조시간이어서 해안가에 서해 흙탕물이 넘실대며 밀려들고 있었다. 게다가 차가운 해풍이 불어와 오래 서 있기 어려울 지경이었다. 인적도 끊긴 부두 방파제 끝에서 망둥어 낚시하는 사람 서네 명이 웅크리고 앉아 차가운 해풍에도 망중한을 즐기고 있었다. 산책하러 나온 나와 즐거움의 차이가 너무 나서, 자리를 옮겨 인근 궁평항으로 이동하고 말았다.

 

 

  역시 궁평항도 썰렁하긴 마찬가지였다. 인적이 드문 것이 차라리 나았다. 일일 확진자 20만이 넘는다는 코로나 바이러스 공포에 인적이 뜸한 것이 다행이다 싶었다. 주변 아는 사람들도 오미크론에 감염되었다는 소식이 심심찮게 들려온다. 그중 어떤 이는 보건 당국에 신고하지 않고 제 스스로 자가격리 치료하기도 했단다. 그러고 보면 질병관리본부에서 발표하는 확진자 수도 이제 믿을 수 없으니, 내 스스로 감염방지에 최선을 다해야 할 판이다. 내가 너무 코로나에 민감하다고 하는데, 내 소심한 결벽증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코로나 때문에 내 인생에서 3년은 빼야 할 것 같다. 집콕 생활 3년 차... 너무 지루하고 지겹다.

 

 

  사람도 없는 주차장 한 구석에서 안철수 후보의 트럭이 연설자도 없이 유세용 노래를 스피커로 틀면서 제 홀로 울부짖고 있었다. 노래 내용은 망해가는 대한민국 살리자는 건데, 국방력도 전보다 강화되었고, 작년엔 선진국 그룹에 진입했다. 몇 년 후면 일본을 넘어설 것이라는데, 야당들의 주장은 그 모든 걸 부정한다. 이념과 가치관으로 정치를 해야할 텐데, 개인의 사리사욕을 위해 이합집산하여 싸움만 일삼으니, 죽어나는 건 백성들 뿐이다. 개돼지 취급을 받으면서도 기득권층 사탕발림에 호응하는 일부 무지랭이들을 보면 우리나라 정치와 민도는 아직도 후진국 상태다. 히틀러, 푸틴, 트럼프도 국민들이 선출한 지도자들이다.

 

 

  각설하고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방파제를 따라 등대까지 걸었다. 오다가다 두세 팀을 지나쳤다. 오미크론 바이러스가 바람에 7~10m를 날아간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어 앞서가는 사람 뒤에 멀찍이 떨어져서 거리를 유지하며 걸음을 걸었다. 그래도 방파제 너머로 차가운 서풍은 매섭게 휘몰아쳤다.

 

 

 

 

궁평항 낚싯배들...

 

궁평항에서 궁평리로 가는 바다 위 산책로

 

궁평루 - 궁평항에서 바라보는 낙조가 화성 팔경 중 하나란다. 

 

팔짝지붕 정자는 목조를 흉내 낸 시멘트 건물이었다. 정자 안 천정에는 석가래를 페인트로 그려 놓았다.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났다. 정자 모양도 특이했다. 도리 아래 붙었어야할 초익공이 창방에 붙어있었다. 내 생각엔 아마도 처음 지었던 건물에 창방 위를  증축해서 높이를 올려 지붕을 올렸나 보다. 멀리서 볼 땐 멋져 보였으나, 가까이 바라보니 전통적 풍취가 나지 않았다. 

 

궁평루에서 바라본 궁평항

 

제부도로 들어가는 서신면 해안. 제부도까지 케이블 카를 설치했다는데... 망원렌즈로 바라보니 줄에 매달린 곤돌라가 보였다.

 

오른쪽부터 서신면 해안, 제부도, 왼쪽 끝 굴뚝에서 연기 나는 곳은 영흥도 화력 발전소...

 

등대에서 바라보는 궁평항

 

 

돌아가는 길...  가로등 위에 갈매기는 뭘 골똘히 생각하는지 세찬 바람에도 미동도 하지 않았다.

 

 

매향리, 예전에 미군이 사격장으로 사용했던 응도와 구비 섬. 일명 '쿠니 사격장'

 

구비 섬을 바라보는 매향리 해안 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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