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고양이에 대한 기억은 좋지 않았다. 어른들은 고양이를 영물이라 불렀다. 농가에선 대부분 개와 고양이를 함께 길렀다. 개는 도둑으로부터 집을 지키고 고양이는 쥐들로부터 곳간의 곡식을 지켰다. 쥐를 잘 잡는 고양이가 단연 마을에서 인가가 제일이었다. 개는 도둑을 지키는 일외도 주인에게 애교를 부리고 아양을 떨면서 새끼까지 많이 낳아 충성을 다했다. 그러나, 고양이는 애교에 인색하고 주인에게 충성을 다하지 않았다. 나그네처럼 떠돌다가 밥때가 되면 제 몫의 식사를 마치고 주인의 시야에서 벗어나 들로 산으로 야생처럼 돌아다니다, 수틀리면 가출까지 서슴지 않고 일삼았다.
아파트 안에 사는 오늘날의 고양이는 집 밖 세상을 모르고 산다. 집 밖에 나가면 그대로 실종되어 미아가 되고 만다. 갈라지는 주인의 목줄에 이끌려 산책이라도 다니지만. 고양이는 목줄로 묶어 끌고 다닐 수도 없으니 그저 집귀신으로 살뿐이다. 먹이도 공장에서 배합한 사료 외와 이따금 간식으로 제공되는 비닐 속의 참치인 추르가 전부이다. 생선을 훔쳐 먹는 고양이는 그저 야생의 고양이거나 옛날처럼 주택생활에서 놓아 먹이는 경우 외엔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다.
파란 눈의 렉돌 고양이는 신기하게도 식탐이 없다. 제 먹이에 충실할 뿐 주인의 식탁을 넘보지 않는다. 과자나 과일을 먹어도 멀리 떨어져 조용히 관조하고 있을 뿐, 강아지처럼 침 흘리며 걸신거리지 않는다. 그러나, 호기심 하나는 엄청나서 새로운 물건이나 주인의 새로운 작업을 보면 사람처럼 다가와 참견하듯 끼어든다. 전등을 바꾼다던가 주방에서 음식을 만들라치면 의자 위에 올라와 고개를 빳빳이 들고 바라본다. 제 몸을 주인에게도 허락하지 않으면서 일정한 거리를 두고 졸졸 따라다니는 꼴이 우습기도 하다. 알러지 때문에 거리를 두긴 하지만 고양이 하는 짓이 우스워서 녀석이 싫은 내색을 노골적으로 하기 직전까지 귀찮게 놀려먹는 것도 무료한 시간을 보내는 방법이기도 하다. 돌돌이를 가지고 옷에 붙은 고양이 털을 떼내는 것이 번거롭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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