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그친 뒤 꽃잎이 많이 졌다. 계절의 순환인 것을 어찌할 수 없다. 이상 기후탓인지 쓰러진 고목들이 많았다. 늙은이 머리칼처럼 나무들이 성글어 간다. 요즘엔 나무 심는 사람도 없는데, 그 많던 나무들이 쓰러지거나 개발 명목으로 잘려 아파트가 들어서고 계단식 축대 위 주택들이 8부 능선까지 차올랐다. 죽어서 쓰러진 나무의 썩은 줄기에 하얀 곰팡이 버섯들이 피어났다. 그틈에서 살아있는 나무들은 저마다 물을 길어 새싹을 돋우기에 한창이다. 마지막 떨어지기 직전의 야생 벚꽃들과 죽어서 썩어가는 나무들의 사체들과 새싹을 키워내는 숨소리를 들으며 오랜만에 뒷동산 산책을 했다.
즐겨 걷던 등산로 일부가 폐쇄되어 당황했다. 산의 남쪽 삼성 노블카운티 실버타운에서 개인 소유라고 철책을 두르고 경내로 들어오지 못하게 문을 만들어 걸더니, 이젠 동쪽 외곽 철책문에 철망을 둘러 등산로를 막아 버렸다. 심통이 사납다. 주민들의 등산로임을 저들도 잘 알련만 무슨 심사로 등산로를 막아버렸는지 이해되지 않는다. 비록 사유지라 할 지라도 주민들이 이용하면 공공의 땅이다. 사유지도 국토의 부분이다. 젊은이들이 총을 들고 국토를 지키러 고생하는 것이지 개인 사유지를 지키러 용병이 되어 군대에 가는 것이 아니다. 삼성 전자는 이곳 지역 사회 협조로 성장한 기업인데, 그룹 산하 실버타운에서 등산로를 막아버렸다는 것이 더욱 괘씸하게 생각되었다. 수십년간 다녔던 길이 갑자기 막혀서 못다닌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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