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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서울 모터쇼

 자동차에 대해서 문외한이라 겨우 국산자동차 외양이나 구분할 수 있는 처지임에도, 나들이 겸 일산 킨텍스를 찾아갔다. 지하철로 합정역까지 가서 킨텍스까지 무료운행 셔틀버스를 탔기 때문에 편안하게 목적지까지 갔다.   15분에 한 대씩 운행하는 셔틀버스는 승차인원에 상관없이 시간에 맞춰 출발해서 지루하지 않았다. 다만 모터쇼 관람할 때 킨텍스의 전시장이 넓고 동선이 길어 다리가 몹시 피곤했다. 제1전시관에 이어 2전시관까지 걸어 다니면서 3-4시간 구경하기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새로 출시된 국산 신차들의 운전석에 올라 내 차와 비교하며 편의성을 살펴보고, 외제차들은 눈요기로 만족하며 지나쳤다.  외제차라야 로고만 겨우 알 뿐, 언감생심 욕심낼 생각도 못해볼 처지인지라 신기한 눈초리로 구경하는 것만도 감지덕지한 일이었다. 

 

  비싼 자동차를 타는 것 자체가 나와는 거리가 먼 세상의 사치이다. 그러기에 늘씬한 모델들이 자동차를 아름답게 받쳐줘도  자동차는 그저 도로를 달리는 기계일 뿐이겠다. 대체로 우리 사회는 자동차를 실용적 가치보다는 그 안에 탄사람의 재력에 더 관심을 주는 것이 통념이다. 자동차뿐만 아니라 어떤 상표를 입었느냐, 얼마나 넓은 평수에 사냐와 같은 외양적 기준으로  그 사람의 내면까지 평가하려는 의식이 팽배해 있다.  요즈음엔 좀 나아졌다지만 자동차의 가치는 배기량보다 몸체의 크기로 평가했었다.  그러기에 작은 배기량에 덩치 큰 차체를 업고 다니는 기형적인 자동차들이 양산되기도 했었다.  소비자들의 욕구가 큰 차를 원하니 생산자 입장에서 그렇게 만들 수밖에 없겠다. 

 

  다행히도 내수보다 해외시장이 더 크기에, 외제차들과 유사한 형태로 바뀔 수 있었을 것이다.  그 예로 팔던 기아가 일본 마쓰다의 카펠라 복제품 콩코드를 팔다가 자사의 신모델 크레도스를 만들다가, 그 후속으로 K5를 생산하게 되었고, 콩코드의 보급형으로 캐피탈을 팔다가 버리고 자사고유 모델 세피아를 만들었다. 또 현대차의 경우  미쓰비시와 손잡고 공동 개벌하여 생산했던 각진 그렌져가 오늘날의 날렵한 그렌져로 바뀐 걸 보면 정말 격세지감이 따로 없다.  그러나, 아직도 국내 자동차 회사들로부터 우리 내국인들이 수출용보다도 품질이 떨어지고,  외국 서비스보다도 낮은 서비스를 받으며,  더 비싸게 구입해서 사용한다. 

 

  외국산 역시 우리나라에 들어와서는 횡포에 가까운 만용을 보이며 판매되고 있다. 내 보기에는 소비자의 문제보다도  자동차 회사의 눈치를 보는 정부의 정책이 더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세계 5위 자동차 생산국이라지만 우리가 누리는 자동차 문화도 다섯째 안에 들 수 있을지 스스로 자문해 볼 일이다.   또, 어려서부터 이해하기 어려웠던 것 중 하나가 자동차 관련 광고물에는 예쁜 여자들이 등장한다는 것이었다. 하다못해 주유소, 세차장 광고물까지 자동차 옆에는 늘씬한 8등신의 서양 모델들이 반라의 몸으로 유혹하는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이다. 자동차는 남자만 타는 것이 아닌데... 아마도 자동차의 구매가 남자들 중심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겠다고 나름대로 판단해 보지만 맞는 건지는 모르겠다. 그러고 보면 모터쇼는 새 차를 개발하고, 화려하게 장식해서 소비자들의 욕망을 부추기는 모양새가 자본주의의 극단적 상징인 듯싶다.  쌍둥이처럼 이목구비가 비슷한 모델들의 정형성도 화려함만을 강조하는 속 빈 강정 같은 물질만능주의의 단상이 아닐는지...  

 

  예쁜 모델들이 많아야 모터쇼도 흥행에 성공한다고 모터쇼 주관하는 사람이 공공연하게 말하는 것을 읽은 적이 있었다. 그래서인지 많은 모델들이 보였는데, 지난 모터쇼에 비해 옷차림새가 단정해 보여서 보기에 부담이 적었다. 아무튼 주변에서 보기 어려운 국내산 수입산 자동차들을 원 없이 보았기에 내 두 눈이 모처럼 호강한 날이 되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엇비슷한 자동차들을 몇 시간씩이나 보고 있으니, 눈앞에 펼쳐진 자극적인 호사로움도, 배부르면 산해진미도 입에 물리듯 그게 그거처럼 식상해지고 말았다.

 

 

제1 전시장 

 

 

쌍용 자동차

 

  말 많은 쌍용차, 경영난으로 중국 상하이에서 인도 마힌드라로 경영권이 넘어간 비운의 자동차회사이다.  2011년 코란도 c 출시 이후 판매량이 호조를 보인다고 하지만 아직도 불안해 보인다. 요즈음 출시된 투모로우가 호평을 보이고 있긴 하지만 아마추어인 내가 보기에도 디자인이 어딘지 조금 어색하다. 큐란도 c와 투모로우, 코란도 스포츠들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그중 볼 만한 것이 세련된 디자인의 콘셉트 카 두 종류였었다.  한국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디자인으로 현기차를 능가하는 회사가 되었으면 좋겠다.

 

  쌍용 컨셉트 카 AIS

 

 

쇼룸 무대 위에 올려진 쌍용 콘셉트 카 LIV

 

 

 

 

기아자동차

 

  나와 가장 인연이 없는 자동차 회사이다. 아직 한 번도 기아차를 소유해보지 못했다. 경영권이 현대로 넘어온 이후엔 현대차와 플랫폼을 공유하기 때문인진 몰라도 차종마다 디자인이 현대보다 뒤지는 것 같아서 기아차에 눈독을 들이다가도, 차를 살 때면 현대차를 선택하곤 했었다. 요즈음엔 세계적인 디자인으로 이름을 날린다는데, 내 보기에는 타이거 마스크라는 라디에타 그릴의 디자인이 몹시 거북해 보인다. 어찌 보면 BMW 그릴을 흉내 내는 것도 같아서 예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물론 개인적인 호불호가 있겠지만...

  K 3 K5 K7 등 K시리즈들과 풀체인지 모델인 카렌스 위주의 전시였다. 일상에서 많이 보던 K시리즈는 식상했고, 신형 카렌스는 실내가 좁아 답답해 보였다. 눈길이 갔던 것은 날렵하면서도 육중해 보이는 컨셉트 카였다.   

 

  기아 컨셉트 카

 

 

 

기아 컨셉트 카

 

 

신형 카렌스

 

 

포르쉐

 

 

  이탈리아의 명차 포르쉐, 성능도 대단하겠지만 유선형의 날렵한 디자인이 너무 예뻤다. 여유 있다면 한 번은 꼭 갖고 싶은 아름다운 자동차이다. 디자인은 역시 이탈리아인가 보다.  부드럽고 조화로운 곡선미가 압권이었다.

 

 

 

 

 

 

 

 

 

 

닛산

 

 

 

 

 

 

 

 

 

한국 GM

 

  대우차와 나와의 인연은 질기다면 질기다.  르망이 날리던 시절, 엘란트라와 르망을 저울질하다가 엘란트라를 사버렸다. 그때 르망을 타던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르망이 최고랬다. 그래서 지인의 차에 올라 시승을 해보니, 클러치가 참 가벼웠다. 자동변속기가 귀하던 시절이었고, 차값을 아끼려고 수동 기어를 선택했었다.  엘란트라 클러치는 왜 그리 뻑뻑했었는지 모르겠다. 그때만해도 호랭이 담배먹던 시절이었다. 엘란트라 사서 몇 년 타니까, 후속으로 풀체인지 모델인 아반떼가 나와서 속상했었다.  5년쯤마다 모델을 바꾸는 현대차에 비해 르망의 생명은 무척이나 질겼었다. 그래서 그 이후 차를 바꿀 때 구입한 것이 레간자에서도 가장 세련된 레간자 블랙앤 화이트였다. 그 때 레간자가 얼마나 멋있어 보였는지... 더군다나 이탈리아 주지아로 디자인이었으니까...   일본차를 카피해서 팔던 현대차와는 달리 독일 오펠의 기술을 전수받은 대우차를 정말 좋아했다.  조수석 앞에 엔진을 얹은 대우차와 달리 운전석 앞쪽으로 엔진이 놓인 엘란트라...  일본차에 운전석만 달랑 바꿔놓은 현대차들에 식상해 했었다. 지금도 기아 현대차는 일본차처럼 연료주입구가 운전석 뒤에 있다는 것은 참으로 한심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과거 잘 나갔던 현대 겔로퍼 같은 차는 미쓰비시의 파제로 설계도를 그대로 들여와서 복사해서 만들었다. 운전석 위치만 다를 뿐, 트렁크 뒷문의 위치도 일본차처럼 오른쪽으로 여는 그런 차였다. 그러고 보면 차 만들어 파는 사람들의 양심도 의식도 없어 보인다.  지금도 독일차나 미국차들의 연료 주입구는 조수석 뒤편에 있다.

 

  대우가 GM으로 넘어가지 않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우리나라 자동차 기술이 한 단계 발전하지 않았을까 싶다. "세계경영"이라는 김우중의 경영철학이 실패하지 않았더라면 아마도 월드 클래스로 명차 메이커 반열에 당당히 올라섰을 것 같다.  쉐보레 마크를 단 지금의 대우차들은 디자인도 성능도 현대에 비교되지 않는다. 다만 고강력 강판을 써서 안전성은 높다고 하던데, 불량률이 높다고 해서 선택이 망설여지곤 했다.

 

  잔고장도 없었고 쌩쌩 잘 나가던 레간자 덕분에 2년 전에 쉐보레의 올란도를 사려고 계약까지 했으나, 내 산타페 중고차값을 후려치는 대우 영업사원덕에 해지하고 말았다. 자동차를 계약할 때 중고차값을 높이 쳐주었다가 잔금을 치를 때 차값을 제대로 받아주지 않는 것은 영업사원들의 전형적인 수법이라고는 하지만 그땐 해도 너무했다. 그러고 나서 중고차값을 제대로 쳐준다는 다른 영업소에 가서 계약하려고 했더니, 먼저 영업사원이 나를 불량고객으로 지네 회사 영업망에 올려놨다.  너무나 화가 나서 처음 영업소에 항의하고 한국지엠 본사 고발센터에 신고했다. 나중에 영업소와 본사에서 죄송하다는 사과를 했지만, 그 영업사원에게서는 아무런 사과도 없었다. 결국 그 사건 때문에 올란도를 포기하고 현대 산타페 DM을 재구입했다.

 

  아무튼 그 뒤로 심심찮게 들려오는 올란도의 잔고장 얘기에 참으로 다행이다 싶기도 했는데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다.  우리나라에서 자동차를 살 때 잘 뽑아야 한다는 이야기는 너무 슬프게 들린다. 모든 자동차 회사들이 고객을 호갱으로 보기 때문인데, 소비자들은 알면서도 당하고 만다.  그러고 보면 평생을 버스나 전철만 타고 사는 것도 바람직한 삶의 방법 같기도 하다. 단, 버스 운전기사님들이 친절하다는 가정 아래...

 

  한국 GM의 차들은 신형 트랙스와 전기차 스파크 외엔 다른 특징이 없었다. 내가 보기엔 라디에타 그릴을 상하로 나눈 쉐보레 디자인도 기아차 디자인 만큼이나 불편해 보인다.  한국 GM에도 디자인 팀이 있을 텐데, 한국 소비자들의 취향을 그렇게도 모를까 싶다. 동급의 SUV들을 보면 그 차이가 확연해 보인다. GM의 캡티바, 현대의 산타페, 기아의 소렌토... 탄탄하기로 따져보면 캡티바가 좋아 보일지 모르지만 디자인 면에서는 확실하게도 현대와 기아보다 더 밀려 보인다. 운행할 때는 잘 몰라도 차바꿀 때 대우차들은 정말 제값을 받지 못한다. 그만큼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선호도가 떨어진다는 얘기일 것 같다.  GM의 신차 트랙스를 타봤더니, 실내가 너무 좁았다. 더군다나 계기판은 경차 스파크처럼 오토바이 계기판모양으로 붙여 놓았다. 내 보기에는 고객들의 호응을 얻기 어려울 것 같았다. 

 

 

트렉스

 

 

카마로

 

 

 

캡티바와 지붕텐트 - 바야흐로 오토캠핑이 대세라는데... 캠핑카 사기는 어렵고 텐트가 좋을 듯한데, 저 정도면 딱일 것 같다.

 

 

아우디

 

 

 

 

 

폭스바겐

 

 

 

 

 

벤츠

 

 

 

 

 

 

르노 삼성

 

 

  모터쇼장안의 각 자동차 메이커들의 화려함 속에 유일하게 헤비메탈 밴드 공연으로 흥을 돋우고 있던 곳이 르노삼성 전시장이었다. 생산되는 차종도 많지 않지만  흔히 볼 수 있는 SM3, SM5, SM7 몇 대가 전부였었고 쇼룸에는 금년 하반기쯤에 나온다는 컨셉트 카인 QM3를 전시하고 있었다. 그전에 발표했던 파격적인 디자인에서 평범하고 두리뭉실해진 디자인으로 바뀐 것 같아 아쉬웠다.  뚜렷한 특징이 없어 보여, 지엠의 트렉스나 기아 소울급의 밋밋한 소형 SUV로 생각되었다.

 

컨셉트 카 QM 3 

 

 

 

 

재규어

 

 

 

랜드로버

 

 

 

 

 

렉서스

 

 

 

 

 

 

2011년 서울 모터쇼 ---> http://fallsfogs.tistory.com/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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