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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

서거차도 일기 1

 

  5월 25일 부처님 나신 날, 하늘은 맑고 푸르렀다. 온 누리에 부처님 자비로 가득할 것 같은 아름다운 날이었다. 친구 둘과 함께 팽목항에서 오전 9시 50분 서거차도 가는 배를 탔다. 멀미를 걱정했으나, 바다의 수면은 호수처럼 잔잔해서 작은 파도 하나 일지 않았다. 처음 보는 크고 작은 섬들을 거치면서 몇 명씩의 손님들을 섬에 내려놓고는 배는 다시 최종운항지인 서거차도를 향해 갔다. 바다 바람이 거세고 차가웠으나, 서거차도에 이르는 세 시간여를 3층 조타실옆 갑판에 서서 오밀조밀한 섬들을 바라보며 갔다. 관매도를 지나 이른바 병풍도 부근 맹골수로를 멀리 바라보니 세월호 참사 때문에 가슴이 먹먹해져서 잠시라도 그곳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1박 2일 프로그램에서 봤던 관매도를 경유해서 멀리 병풍도를 왼쪽에 두고 동거차도를 지나 드디어 서거차도에 상륙했다. 

 

  조선시대 제주도로 귀양살이 보낼 때, 거쳐가던 곳이라 해서 거차도라고 했단다. 과거 한 때 어업의 전초기지로 많은 사람들이 북적이기도 했으나, 지금은 얼마 되지 않은 섬주민들이 옹기종기 모여사는 조용하고 한적한 섬마을이다. 친구집에 도착해서 짐을 풀고 두어 시간 누웠다가 가까운 바다에 나갔다. 섬의 서북단이라서인지 바람이 거셌다. 남쪽임에도 기온이 차다. 바다 수면을 타고 오던 안개들이 구름이 되어 거차도 서북의 뾰족산들을 타 넘고 있었다. 바람 탓인지 물고기는 두어 마리밖에 낚지 못했으나 모든 것이 새로워 신천지를 거니는 듯했다. 집으로 오는 길에 인근 야산에서 약간의 봄나물을 뜯고 잔대를 구경했다. 역시 처음 해보는 일이라 그저 신기하기만 했다. 내륙의 탁한 공기로 호흡하다 무공해 천연 산소로 호흡하니 가슴 한복판에서부터 상쾌함이 온몸으로 퍼지는 듯했다. 저녁 식사는 채취해 온 방풍나물로 반찬을 해서 섬마을 천연의 재료로 맛깔나게 먹었다. 삼시세끼 차승원 세프보다는 못해도 조미료 넣지 않은 자연의 재료와 양념으로 된 식사를 하게 되었다.

 

팽목항 앞바다 

 

크고 작은 이름모를 섬들, 해안가에 옹기종기 모여있는 집들이 정겨워 보였다.

 

멀리 보이는 섬이 관매도

 

배 위에서 바라보는 관매도 해안

 

관매도 해수욕장, 모래가 단단한지 해변에서 승용차 한 대가 모래사장 위를 질주하고 있었다. 

 

관매도 포구 마을

 

십여 명의 손님들이 배낭을 메고 우르르 내리니 배 위에는 승무원 외에 우리 일행들만 남았다. 

 

관매도를 뒤로 두고, 배는 서거차도로 향했다.

 

멀리 거차도가 보이는데, 다른 섬들과 달리 해무에 쌓여있었다.

 

똥섬 뒤가 병풍도라 이른바 맹골도를 거치는 뱃길이 맹골수로,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곳이다.

 

가까이 동거차도가 보이고, 그 뒤로 서거차도가 해무에 쌓여 있었다.

 

드디어 목적지인 서거차도가 가까이 눈앞에 다가왔다.

 

방파제 뒤로 보이는 서거차도 모래미 마을

 

방파제가 포구를 막고 있어서 항만의 바다는 호수보다 더 잔잔한 물결이었다.

 

서거차 항만 광장 한 켠에 서있는 마을 표지석과 해양경찰지소, 그 옆이 보건진료소, 빨간 지붕이 어민복지회관이다. 어민복지회관은 작년 세월호 사건 때 구조된 80여 명의 생존자들을 긴급 수용했던 곳이란다.

 

선창 앞 광장.

 

동네 수퍼마킷이 둘이나 있다.

 

거차 1길 마을 정자 

 

서거차도 유일의 교육기관인 거차분교

 

마을의 뒷산을 배경으로 남쪽으로 앉았다. 

 

섬의 동북단 해안으로 낚시하러 갔다.

 

 돌아오는 야산에서 발견한 더덕 넝쿨, 더덕 뿌리는 많이 먹어봤어도 넝쿨은 여기서 처음 보았다.

 

이름 모를 꽃

 

서거차 항만 이웃의 모래미 마을

 

서거차항만의 방파제와 병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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