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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크로아티아 플리트비체

  드디어 기대했던 발칸 여행 하이라이트인 플리트비체 국립공원에 왔다. 그동안 사진에서 보았던 아름다운 모습을 기대하며 현지 가이드를 따라 매표소를 통과하여 첫 전망대에 당도했는데, 아뿔싸, 건기라서 수량이 줄어들어, 텅 빈 주전자에서 짜내는 물처럼 폭포물이 졸졸 떨어지고 있는 게 아닌가. 그 먼 길을 고생해서 예까지 왔는데, 실망한 정도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비교대상은 아니지만 떨어지는 폭포보다는 구경 나온 수많은 유람객들이 더 대단해 보였다. 어쨌거나, 세계 자연유산으로 지정되기까지 한 폴리트비체 국립공원이기도 하니까, 사람들의 뒤를 따라 일행과 떨어지지 않으려 조심하며, 폭포 아래까지 갔다.

 

 물줄기가 가늘었지만 폭포는 폭포였다. 창덕궁 뒷뜰, 작은 바윗돌에서 실날같이 떨어지는 물줄기를 어마어마한 폭포로 과장해서 시를 읊던 조선시대 임금님들보다는 어마어마한 폭포를 내가 보고 있는 것이었다. 석회암지대 카르스트 지형이 물에 녹아 크고 작은 벼랑들을 만들고 그 벼랑들에 물이 떨어져 장관을 이룬 폭포의 모습들은 우기라면 매우 아름다울 일이었지만, 갈수기인 요즘엔 뛰어난 장관은 아니었다. 가보진 않았지만 중국 구채구의 모습도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한다. 터키 파묵칼레는 강물은 아니지만 역시 석회암 벼랑에 많은 웅덩이들이 계단처럼 파여져 에메랄드 물빛을 내며 흘러내리는 오묘한 모습이 아름다웠었다. 삼척 대금굴에서는 동굴 안, 지하수들이 작은 폭포들을 만들어 큰 소리를 내며 떨어지는 모습들이 특별했었고... 이곳은 지하동굴이 아니라 넓은 골짜기 강을 따라 이어지는 여러 군데 낭떠러지 물들이 아기자기하고 이채로웠다. 수량이 보다 많았더라면 금상첨화였을 것을... 

 

  석회암지대 특유의 에머랄드 빛 강물을 보면서 강가를 걸어가며, 상류에서 흘러드는 작은 폭포들을 감상했다. 내 생각에 이곳은 우기에 방문해야 그 진면목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아무래도 폭포는 수량이 많을수록 볼 만할 테니까...  상류에선 유람선을 운행하고 있었다. 바로 그 아래 지점에서 좌로 유턴하여 언덕길로 올라 강 위에서 아래를 보며 걸어 내려왔다. 플리트비체 강은 석회석이 물에 녹아 골짜기를 이루며 흐르는 곳이었다. 우리나라 한탄강 추가령 지구대는 용암이 흘러 협곡을 이루어 강물이 흐르는데 그 협곡의 모양이 엇비슷해 보였다.    

 

  입구 가까운 곳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폭포,  폴리트비체 폭포를 대표하는 낙차 큰 폭포이다,

 

 계단으로 내려가 냇물을 건너 폭포 아래로 이동했다.

 

  협곡을 흐르는 물

 

  전망대에서 바라보던 건너편 폭포, 물줄기가 가늘어 민망한 수준이었다.

 

  협곡의 오른 쪽 길을 따라 상류 쪽으로 올라갔다.

 

  협곡의 오른 쪽에서 왼쪽으로 이동하며 바라보는 작은 폭포들

 

  유람선을 운행하는 지점에서 U턴해서 돌아왔는데, 1/3 지점쯤 될 것 같다. 역시 점찍고 다니는 패키지 여행의 진수였다. 협곡 위로 올라와 돌아오는 길에 있는 안내도

 

  돌아오는 길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작은 폭포들

 

 입구 쪽 첫 전망대 아래로 내를 건너는 나무다리

 

  미련과 아쉬움만 잔뜩 남아 전망대에서 건너편 폭포를 다시 한 번 돌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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