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아티아 로빈

2019. 8. 22. 22:11 from 해외여행

  슬로베니아 피란에서 국경을 지나 한 시간 거리에 있는 크로아티아 해변 도시 로빈으로 내려왔다. 유럽에서 국경을 지나며 여권심사를 받는 경험은 처음이었다. 국경 검문소를 수월하게 통과할 때도 있지만 운 나쁠 때면 별 이유도 없이 까탈을 부릴 때가 많다고 한다. 여행의 끝 무렵 크로아티아에서 슬로베니아로 들어오는 날 이 횡포때문에 국경 검문소에서 두 시간 이상 지체했다. 


 우리 3공화국과 유신 시절에 도로 길목마다 서슬 퍼렇던 검문소들이 생각났다. 도로 길목 검문소에서 군인들과 경찰들이 날카롭고 위압적인 시선으로 승객들을 쏘아보며 간첩을 색출하기 위해 검색하는 것이었는데, 대부분 검문에 걸리는 것은 휴가 나온 군인 쫄병들과 간 밤 꿈자리 사나웠던 소시민들이었다. 이 검문으로 간첩 잡았다는 말은 제대로 듣지 못했다. 당시 극장에도 임검석이 있었고, 여행지 여관에서 잠을 잘 때도 숙박계를 쓰고서 불시에 검문을 받기도 했으며, 밤 12시가 되면 통행금지가 되어 새벽 4시가 될 때까지 집 밖으로 나오지 못했다. 


 중고등학교 다닐 때는 이유도 모르고 죄수처럼 빡빡 머리를 깎았다. 졸업 후엔 머리칼이 길면 순경들이 파출소로 연행해 갔고, 여자들의 치마 길이도 순경들이 단속했다. 우습게도 그 당시 불만은 있었지만 대부분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들이었다.  법 제도를 만든 것은 윗선의 권력자들이었지만 일선에서 제멋대로 권력을 휘두른 것은 권력자들의 하수인인 말단 순경이나 헌병 졸개들이었다. 순치된 백성들은 제대로 반항하지도 못했다. 이른바 하수인들의 완장에 맞서면 순식간에 빨갱이가 되고 말았다. 그 시절, 전방에서 군복무할 때, 어쩌다 목진지로 매복작전을 나갔는데, 장난끼 많은 쫄병들은 지나가는 버스를 세우고 검문까지 했었다. 검문소에서 보고 배운대로 총을 들고서 위압적으로 작전명령에도 없는 검문놀이를 하곤, 뒤돌아 서서 킥킥대며 즐거워 했었다. 이런 유치한 놀이가 발칸 반도 국경에서 여행자들을 상대로 아직도 자행되고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이들의 일관성 없는 입출국 관리는 그들의 후진성만을 대변하는 것이다. 언젠가 이 국경들도 서유럽 다른 나라처럼 여행자들이 자유롭게 통행했으면 좋겠다.      


  로빈(크로아티아어: Rovinj, 이탈리아어: Rovigno)은 크로아티아 이스트라 주에 위치한 도시로, 인구 13,562명(2007년 기준)이며 북부 아드리아 해 연안과 이스트라 반도 서부 연안에 위치한 관광 도시이자 어항이다. 도시 규모는 피란보다 조금 커 보였으나, 관광객들은 세 갑절 이상이었다. 수많은 차량들과 인파들이 해변으로 몰려들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우리는 버스에서 내려 승용차만 통과할 수 있는 좁은 골목길을 지나 해변으로 나갔다. 점심 때에 도착하여 해변가 이탈리아 식당에서 스파게티를 먹고, 오던 길로 광장으로 나가 골목을 지나 성 유페미아 성당이 있는 언덕으로 올라갔다. 성당의 종탑이 피란의 성 조지 성당과 유사하여 내 보기에는 해변 풍경이 비슷해 보였다. 다만, 이곳은 피란보다 더 많은, 요트들과 관광객들이 해변과 성당 골목에서 북적거리고 있었다. 


  피란에 비하여 특별한 감동은 없으나, 맑은 공기와 탁 트인 가시 거리, 맑고 검푸른 바닷물이 조화를 이루어 썩 볼만 했다.  



  슬로베니아 국경, 버스에서 내려 한 사람씩 여권 심사를 받았다.


  로빈 시가로 들어가는 골목


  골목을 지난 후 식당으로 가며 바라보는 해변 풍경


  점심을 먹었던 해변의 이탈리아 식당가, 메뉴는 소고기 비빔 스파게티였다.



  성 유페미아 성당의 첨탑이 보이는 해변 풍경이 그림처럼 아름답다. 식사 후 부두를 따라 걸어서 성 유페미아 성당으로 향했다.


  성당으로 올라가는 골목 입구의 문


  성당 안, 미사를 올리는 제단


  성당 좌측면 조각상, 성모 마리아, 테레사 성녀도 함께 했다.


  성당 전면과 측면


  성당 아래 해변 풍경


  성당 언덕 아래, 여러 갈래 골목 풍경


  골목 입구 정문으로 다시 나와 광장과 해변에서 잠시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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