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을 피해 한적한 곳이라 생각해서 백제의 미소라 불리는 마애삼존불상을 찾아갔다. 유감스럽게도 삼존불상으로 가는 다리 앞 나무 그늘 아래 노천 식당에 사람들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대부분 마스크를 쓰지 않고 왁자지껄 떠들며 식사를 하거나 환담을 나누고 있었는데, 저러고도 코로나 바이러스에 걸리지 않으면 오히려 비정상일 듯 싶었다. 주차 후 계곡을 건너려 했더니, 아뿔사 다리 입구를 금줄로 칭칭 감아 출입을 막고 있었다. 이른바 삼존불상으로 오르는 계단 데크 공사를 한다는 것이었는데, 먼 거리를 달려온 입장에선 황당했다.
하릴없이 되돌아 나오려는데, 보원사지 철불상 현수막이 눈에 띄어 아쉬움을 달래고자 용현골짜기 위로 차를 몰아 나갔다. 용현 계곡에는 아직도 계곡 가장자리에 평상들을 깔아 놓고 장사를 하고 있었다. 철이 지나 한가하기는 했으나 보기에 좋지 않았다. 본디 골짜기 제 모습대로 원상회복해야 할 것 같은데 행정력이 미치지 않나 보았다. 골짜기가 끝나는 지점의 넓은 초원 위에 보원사터가 있었다. 아마도 불사를 일으켜 절을 지으려는 모양으로, 지금은 절터 왼편에 경량철골 법당을 차리고, 철부처님을 모셨다. 고려때 만들어진 본디 보원사 철불상은 국립중앙박물관에 있고, 이곳에 모신 것은 2014년 제작한 모조품이었다.
넓은 절터에 5층석탑이 쓸쓸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절터 규모로 보아 작은 절은 아닌 듯 싶었다. 절터를 이리저리 거닐며 오후 한 때에 한적한 시골 정취를 한껏 즐겨 보았다.
시냇물에 놓인 다리. 이 냇물이 횽현 골짜기로 흘러 내린다. 다리를 건너면 옛 절터를 석탑과 부도가 지키고 있다.
5층 석탑
임시로 쓰는 경량철골의 절집들
법당 측면에 모신 석불상
법당 안의 철불상, 2014년 4월 점안식을 갖고 이 법당 안에 모셨다.
보원사 유물들을 안내하는 안내판
절터에서 수집한 유물들
용현 계곡으로 흘러가는 맑은 시냇물
이곳에서 남서쪽 방향으로 산을 넘으면 직선 거리 약 2km 지점에 상왕산 개심사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