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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암민속마을

  두 번 째로 방문한 온양 외암마을, 일요일이라 방문객도 많았다. 늦가을로 접어들 때라 초가농가에서 이엉올리는 작업들이 한창이었다. 보여주는 마을이 아니라 주민들이 살아가는 곳이라 민속마을의 외형에 현대문명이 상당수 섞여 있었다. 대부분의 집마당엔 대형 파라솔, 대청마루엔 알미늄 샷시. 처마에는 위성방송 수신 안테나, 골목마다 cctv 카메라 ...   전통적 요소들을 잃어가는 것이 많은 마을이어서 방문이 후회스러울 정도였다.

 

  그렇다고 마을 사람들에게 전근대적 삶의 방식을 따르라는 것은 결코 아니다. 민속마을 간판을 달고 외지인들에게 보여주는 관광마을이라면, 최소한 현대문명도 전통과 연결시키려는 노력의 흔적들이 조금은 보여야 할 터인데, 전통요소들이 마구 훼손되어서,  그저 어정쩡한 마을로 바꿔가고 있는 것 같아 안스러웠다. 게다가 저물무렵 관광객들이 빠져나가기 전에, 여기저기서 쓰레기를 태웠다.  비닐타는 매캐한 냄새때문에 숨쉬기조차 힘들었다.  맑고 깨끗한 공기와 풍광을 보려 먼 곳에서 찾은 이들이 많은데, 도심에서도 맡을 수 없는 역겨운 쓰레기 연기를 아무렇지도 않게 피우는 것을 보면, 어쩐지 이 민속마을은 생각없이 운영되고 있는 것 같았다.

 

  기우는 가을 햇살따라 쌀쌀해지는 날씨처럼, 민속마을을 관람하고 떠나는 내 마음은 그리 편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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