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오전 내내 비가 내렸다. 가로수까지 모두 형형색색 마지막 제 색깔로 치장을 하는데, 부슬부슬 내리는 빗방울에 가을 나들이를 하지 못해 실망감이 컸다. 궂은비를 맞으며 돌아다닐 기분도 아니어서 하릴없이 창가에 서서 창밖을 바라보고 있으려니, 공원의 나무들이 지나는 가을을 환송이라도 하려는 듯 화려한 색깔로 비에 젖고 있었다. 나무 사이를 지나는 사람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바라보다가, 굵어지는 빗줄기와 시도 때도 없이 밀려오는 중국산 스모그 때문에 미련감만 가득 남기고 말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