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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

구례포 캠핑

  20년도 더 지난 낡은 캠핑도구를 꺼내 들고, 얼마 전에 봐두었던 구례포 해변으로 갔다. 밤공기가 차가워 추울까 봐 두꺼운 오리털 침낭과 전기요도 준비했다. 전기담요 덕분에 추운 밤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었다. 우리는 남쪽 해변에 텐트를 쳤는데, 관리하는 분이 친절해서 더 좋았다. 주말이라 솔숲에 캠핑객들이 많아 심심하지 않았다. 

 

지금은 퇴물이 된 캠핑용 식탁, 2-30년 전에 대유행이었다.

 

  구례포는 모래사장이 얕고 넓어 해수욕장으로 적격이었다. 게다가 솔숲이 에워싸고 있어서 아늑한 것이 보기에도 좋았다. 철이 지나 바다에 들어가진 못했으나 풍경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나를 버리고 대자연에 동화될 수 있었다.

 

  바닷물은 쉴 새 없이 들락거렸다. 첫째 날은 바람도 제법 세게 불어서 밀려오는 파도도 높았다. 파도는 오라지 않아도 오고 가라고 하지 않아도 알아서 물러갔다.

 

물 빠진 해변

 

  마트에서 꽃게를 사서 탕을 끓였는데, 속이 꽉 차서  맛이 있었다. 야외에서 파도소리를 들으며 먹는 꽃게탕이라 더 맛있게 느껴졌다.

 

  해변엔 어둠이 일찍 찾아왔다. 밀물이 밀려들어 넓은 모래사장이 바다가 되었다.

 

이웃 학암포 포구에 횟감을 사러 갔다가 구례포 해안을 둘러보았다. 멀리 바다로 길게 뻗은 산줄기가 구례포 왼쪽 해변이다.  

 

 밤이 되자 무료해졌다. 어둠 속에서 할 수 있는 거라곤 모기장만 쳐놓고 텐트 속에서 옛날 추억거리들을 하나씩 꺼내서 낄낄거리는 것이었다. 가을바람이 찼다.

 

잠깐 밖에 나가 밤하늘을 찍었다. 삼각대 없이 찍다 보니 제대로 되지 않았다. 가로등 불빛의 간섭이 심했나 보다.

 

 아침 식사전 해안길을 걸었다. 날이 조금 흐렸다. 해변 안에는 밀물이 가득했다. 해변에는 파도가 밀어주는 모래를 잡아두기 위해 작은 목책을 둘렀다. 사구로 유명한 신두리해안과 유사한 지형이었다. 해변가를 산책로로 조성해서 걷기에도 보기에도 좋았다.

   

 해변가 솔숲 언덕에 소박하게 목책으로 둘러친 전망대에 올라 구례포 바다를 조망했다.  

 

 전망대 옆 이정표. 예서 북쪽으로 조금만 더 가면 학암포 해변이다.

 

 주변의 여러 모양 텐트들...

 

  돌판 오리구이 특식. 해변에서 얇은 돌판을 하나 구해서 돌판 구이를 했는데, 기름이 쫘악 빠져서 아주 좋았다.

  

  물빠진 해변의 아침풍경

 

구례포 해변 전경(5 p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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