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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향기

외롭고 서러운 황궁우

 환구단은 황제가 하늘에 제사 지내는 곳으로  황단, 원구단, 원단이라고도 한다. 이 자리는 조선 후기 중국 사신을 맞이하는 남별당이 있었는데, 1897년 고종이 대한제국을 선포하고 황제에 즉위하면서 제국의 예법에 맞추어 환구단을 건설하였다. 1897년 광무 원년 10월 완공된 환구단은 당시 최고의 도편수였던 심의석이 설계하였다. 환구단은 제사를 지내는 3층의 원형제단과 하늘신의 위패를 모시는 3층 팔각 건물 황궁우, 돌로 만든 석고, 삼문 등으로 구성하였다. 일제강점기인 1913년 조선총독부가 황궁우, 석고, 삼문 등을 제외한 환구단을 철거하고 그 자리에 조선경성철도호텔을 지었다. 환구단은 대한제국의 자주독립을 대내외에 널리 알리는 상징적 시설로 당시 고종 황제가 머물던 황궁(현 덕수궁)과 마주 보는 자리에 지었다. 

 일제에 의해 훼손되어 환구단이 사라지고 황궁우와 석고, 삼문만이 남아있다. 광복 후에도 복원하지 않고 오히려 일제보다 더 가혹하게 초고층 호텔들로 둘러 가둬버린 황궁우가 안쓰럽다. 일제가 헐어버린 환구단 자리에 들어선 초고층의 웨스턴조선 호텔 뒤뜰 장식처럼 황궁우만 외로이 남아있는 현실은 주객이 바뀐 우리 역사의 참담함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어 안타깝기 그지없다.   

 얼마전 북경 천단을 배경으로 미중 정상들이 산책하는 모습을 보니 우리의 처지가 더욱 안쓰러웠다. 일제가 훼손한 데다, 설상가상으로 광복 후 복원하지 않고 방치한 채로 주변에 초고층 호텔들을 지어 천단을  잃은 채, 숨만 붙이고 겨우 연명하고 있는 황궁우가 더 쓸쓸하고 서러워 보였다. 

 

대한문 맞은 편의 환구단 정문, 2007년 우이동 차고지에서 발견하여 2009년 이곳에 옮겨 복원하였다. 

 

석고, 본디 황궁우 동편에 있었다.

 

황궁우- 하늘신의 위패를 모시는 곳.

 

삼문- 환구단에서 황궁우로 들어가는 문.

 

답도- 환구단에서 황궁우로 가는 길, 덕수궁의 답도와 같은 두 마리 용조각이 새겨져 있다.

 

환구단 훼손 이전 조감도

 

 1945년 광복 이후 복구 되지 못했다. 환구단은 남아있던 부속 시설들마저 다른 수많은 문화재들처럼 헐리고 황궁우와 석고, 본단 석재 일부만 남아 1967년 사적 제157호로 지정되었다.

 제단(祭壇) 자체를 복원하지 못한 채 황궁우와 석고단을 중심으로 옛 환구단 시설의 흔적을 남겼는데, 이후 서울 도심이 발달하고 도로가 근처에 새로 나는 등 변화 속에서 시간이 멈춘 듯 지금 같은 모습으로 그 자리에 서 있다.

 웨스틴 조선 서울 호텔 뒤에 위치한 탓에 처음 방문한 외국인이나 환구단을 모르는 사람들이 문화재가 아니라 조선호텔의 정원으로 여긴다는 말도 있다. 

 일각에서는 아예 웨스틴 조선 서울 호텔을 이전하여 환구단 본단(本壇)을 복원하자는 주장을 한다. 완전복원을 하려면 호텔의 이전이 불가피하다. 최창식 서울 중구청장은 조선호텔을 을지로 미공병단 부지나 신당동 기동대 자리 등에 대체부지를 마련해 이전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환구단 철거 이후에 환구단의 정문인 '환구대문' 또한 흔적도 없이 철거된 줄 알았지만 2007년 서울 강북구 우이동 삼양교통 차고지 앞에 있는 '그린파크호텔'에서 발견되었다. 이런 영문을 모른 채 호텔 측에서 아예 환구단 정문을 시내버스 출입구로 사용했다고 한다. 발견되었을 당시 현판은 없었고 '백운문'이라는 현판이 대신했는데, 건축방식을 조사해 보니 환구단 정문이라고 밝혀졌다. 우이동 그린파크호텔이 재개발되면서 정문을 2009년에 환구단 근처로 이전하였으나, 원 위치는 웨스틴조선의 입구 방향이기에 도로 사정상 완벽히 복원은 못하고 서울광장 방향에 옮겨 놓았다. 

 환구단의 부속 시설인 석고전은 환구단 철거 후 박문사로 옮겨져 종각으로 이용되었고 광복 후에는 창경궁 야외무대로 쓰이다 창경궁 복원 공사로 훼철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근 조사한 결과, 서오릉과 창덕궁에서 부재가 발견되었다. 다만 종각과 야외무대로 사용되며 내부가 변형되고 콘크리트를 발라 놓아서 일부의 부재만 남아있다. 문화재청은 작년에 석조전 부재 실측 및 복원을 위해 긴급 용역을 입찰했다. 2023년 11월 전통건축수리기술진흥재단에서 낸 보고서를 보면 석고전의 원위치가 현재 롯데호텔 건물이기에 복원 위치를 찾지 못해 복원이 불가능할 것으로 결론지었다. <나무 위키>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