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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성 소피아 사원

  점심식사후 몇 걸음 걸어서 블루모스크 주차장을 지나 도착한 곳이 그 유명한 성 소피아 사원이었다. 사진에서 익히 보아왔기에 눈에 익을 줄 알았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성 소피아 사원은 건물의 중심 돔 지붕 아래 지지대를 세우고 보수하는 중이었다. 이탈리아 곳곳의 웅장한 듀우모 성당이나 파리의 노틀담 성당 앞에서는 절로 탄성이 나왔었는데, 이곳에서는 이상하게도 놀라움이 없었다. 입장 후  X선 검색대까지 통과하여 내부로 들어가서야 그 웅장함을 느낄 수 있었다.  구불구불한 대리석 경사로를 따라 2층으로 올라가 그 유명한 성모자상 등 모자이크 그림들을 보았다.  성모자상은 얼굴부분 이외의 부분이 대부분 훼손되어 있었다. 아래층으로 내려와 돔의 내부로 들어가니 사원의 웅장함이 생생하게 느껴졌다. 다만 왼쪽으로부터 가운데 지점까지 철구조물을 세우고 보수하는 중이어서 내부 전체를 돌아볼 수 없는 것이 안타까웠다.  

 

  이 사원은 360년 동로마 제국의 비잔틴 콘스탄티누스 2세 때, 크리스트교 대성당으로 지어졌다. 이 성당을 짓기 위해 에페소의 아르테미스 신전과 레바논 바르베크의 아폴론 신전 등에서 운반해 온 기둥들과 석재들을 사용했다고 전한다. 그 후 화재로 불탄 것을 5년에 걸쳐 537년 유스티니아누스 황제가  재건하였다.  성당으로 사용하다가 15세기 오스만 투르크가 점령하면서 이슬람 사원으로 바뀌었다. 근년에  앞방과 2층 복도의 벽면에서, 석회칠 속에 그려져 있던 9∼13세기의 모자이크의 일부가 발견되었다.  2층에 9세기 중반부터 그려진 황제상, 성모자상 등 모자이크화가 남아있다. 현재는 박물관으로 쓰이고 있다는데, 내부의 절반을 보수하는 철구조물이 차지하고 있었다.  동로마 시대 성당이 이슬람에 정복당하면서 회교사원으로 바뀐 탓으로 훼손된 부분도 많았을 것이다. 성당 건물에 네 개의 이슬람 사원의 미나르(첨탑)를 세워 정복자의 위엄을 더했다.

 

출입구의 측면, 석양에 사원 전체가 황금색으로 빛나고 있었다.

 

입구의 검색대 부근에서

 

사원의 정문으로 들어가며

 

2층 전면에서

 

2층의 대리석 기둥과 돔

 

2층 성모자 모자이크 벽화

 

2 층에 있는 성모자 모자이크.  훼손되어 절반 이상이 떨어져 나갔다. 왼쪽이 성모, 오른쪽이 세례자 요한이란다.

 

모자이크한 천장에 점령한 회교도 오스만 투르크들이 회칠을 하고 문양을 그려 넣었다.  오른쪽 하단 햇빛에 반사되고 있는 부분이 회덧칠 속에 나타난 모자이크 그림

 

2층 벽화 부근, 돔을 구성하고 있는 기둥

 

돔 벽에 그려진 벽화, 몸을 감추고 있는 천사상.

 

2층에서 내려다본 내부

 

1층 입구, 정면

 

1층 중간 지점에서 올려본 돔과 정면, 돔 천장에 아기 예수를 안고 있는 성모님의 그림이 있다.

 

정면 제단 위의 벽화

 

사원 밖으로 나가는 문 부근, 석양에 사원이 황금빛으로 빛나고 있었다.

 

밖으로 나와서 바라본 사원의  출입구가 있는 측면

 

그랜드 바자르 시장으로 가면서 뒤돌아 본 성 소피아 사원, 둥근달이 사원의 돔 위로 떠올라 있었다. 

 

이튿날 아침, 가랑비가 내리는 가운데, 블루 모스크 사원을 방문했다. 블루 모스크에서 나오면서 바라본 소피아 사원.

 

성 소피아 사원 앞의 고양이. 터키는 집 없는 고양이와 개들의 천국이었다. 주인 없이 돌아다니는 고양이와 개들은 모두 국가에서 관리한단다. 이 동물들은 사람들을 먼저 피하지 않았다. 놀랍게도 사람들이 부르면 반갑게 달려와서 품에 안기곤 했다. 

 

  터키의 역사는 참으로 간단하지가 않다.  호머루스의 일리아드의 주인공들인 신화 속 인물들부터, 헬레니즘의 꽃을 피웠던 그리스의 알렉산더, 그리스를 계승해서 일어선 로마제국...  그리고 아시아로부터 서쪽으로 유목하며 로마를 정복하고 오스만 제국을 세운 투르크 족... 영원히 광활한 영토를 지배하는 민족은 없다. 힘 있는 자, 스스로 자신을 지키려는 자, 살기 위해서는 침략이라도 해서 내 땅, 우리 제국의 영토를 세우고 그를 지키는 자가, 기름진 땅의 진정한 주인이 되는 것이다. 

 

  그리스를 정복하고 일어선 로마제국이 476년에 분리되고, 그 후 천 년 동안 콘스탄티노플을 수도로 발전한 동로마제국은 결국 1453년 5월29일 오스만 투르크의 침공으로 난공불락이라고 자부했던 콘스탄티노플이 함락당함으로써 무너져 내리고 말았다. 그로부터 투르크가 이 땅을 지배하며, 중동아시아와 아프리카 북부, 유럽을 정복하며 강력한 힘을 발휘했었다. 

 

  서양인들의 터키 여행은 잃어버린 과거의 역사에 대한 향수일 듯하다. 서구 문명의 뿌리인 그리스 로마의 유적지들이 곳곳에 묻혀 있다. 이교도들에게 박해받던 크리스트 교인들의 처절한 삶의 흔적들이 그 속살들을 보여주고 있다.  이슬람과 불구대천의 원수일 수밖에 없는 서구인들은 터키에서 지난날의 영화를 느끼기도 하며, 이교도들로부터 고통받던 과거의 상처를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우리에게 터키는 어떤 의미를 주는 나라일까?  터키에서 하룻밤을 지내며 생각해 본 여행의 화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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