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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섬서성 역사 박물관

  무더위 절정기에 지치고 지친 몸으로 서안행 야간 비행기를 탔다. 중국 동방항공의 자그마한 비행기를 타고 세 시간 정도의 비행 끝에 서안에 도착했는데, 그곳도 더운 건 마찬 가지였다. 중국 내륙의 한 복판이라 날씨는 우리나라보다 더 엉망이었다. 4일 밤을 머무는 내내 푸른 하늘은 하루도 보지 못했다. 뿌연 먼지에 뒤덮여 안개 낀 것처럼 탁한 하늘빛만 바라보았다. 그나마 저녁 무렵에만 약한 푸른빛이 하늘가에 감돌 뿐이었다. 진나라 한나라 당나라의 수도로 고도로만 알고 있었던 서안은 예상과 달리 과거와 현대가 어우러져 꿈틀거리는 거대한 도시였다. 거대한 성벽들과 치솟은 고층 빌딩... 여기저기 곳곳에서 진행되는 빌딩 신축 공사는 서안이 과거의 도시가 아니라 젊은 도시로 발돋움하는 신도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과거 강택민 주석이 이곳 출신이고, 현주석인 후진타오 뒤를 이을 차기 주석 시진핑의 고향이기에 북경 버금가는 도시로 발전할 것이라고 했다. 곳곳에 유적지들이 즐비하기 때문에 땅 파는 공사를 무척이나 신중하게 한단다. 로마인들은 옛 유적지 하나만으로도 먹고산다고 하는데, 이곳이야말로 발굴되지 않은 유적지들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에 인류가 멸망하지 않는 한 방문객들의 발걸음은 그치지 않으리라 싶다. 1974년 농부가 우물 파다 발굴하게 되었다는 진시황의 병마용 출토품 하나만으로도 서안의 명성이 드높은데, 한나라 당나라 유적들이 미발굴 상태로 있는 서안은 중국역사의 보고라 할 만하다.

 

  곳곳에 세워진 건축물과 조각, 영상물들은 중화 제일의 자긍심을 대대적으로 내세우고 있었다. 가뜩이나 어려운 세계경제 속에서도 위축되지 않고 발전하는 중국의 산업이 장차 아마도 세계를 지배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밀려들었다. 거대한 땅덩이에다, 엄청난 인구에 경제력까지 선진화된다면 막힐 것이 없어 보였다. 무질서하고 시끄러운 중국인들을 보면 한심하기도 하지만, 그들의 뻗어가는 국력은 정말 소름 끼치도록 놀랍다.  작은 반도국가에서, 남북으로 나뉜 채, 힘겹게 살아가는 우리의 처지를 생각하면 그들이 부럽기도 했다. 

 

 

  밤 9시 30분 서안행 동방항공 여객기

 

섬서성 역사박물관 - 엄청난 인파에 전시된 유물들을 제대로 볼 수 없었다. 그들이 떠드는 소리는 매미소리보다도 더 시끄러웠다. 학교에서 예절교육은 전혀 시키지 않는 듯,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이 전혀 없어 보였다.

 

  진시황 병마용 갱에서 청동수레 발굴 사진

 

당나라 와당

 

한무제 때 실크로드 개척자 장건

 

로마인들이 열광했다는 당삼채 조각들

 

박물관 현관 조형물

 

  실크로드 출발지 기념조각 - 실크로드 출발지라는 곳엔 간단한 조각들만이 옛날의 흔적을 기념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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