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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앙카라 노정

  터키 여행을 하면서 생활패턴이 달라졌다. 시차 적응 문제는 접어두고 아침식사는 늘 5시나 5시 30분에 했고, 한 시간 뒤에는 어김없이 버스에 올라 투어를 시작했다. 하루 종일 대륙을 달리고 달리기 때문에 버스에서의 생활이 대부분이었다. 버스는 40인승 벤츠라 나무랄 데 없었다.  우리 일행도 많지 않아서 여유 있는 좌석을 활용할 수 있었다. 우리가 달린 여정은 장장 28,000km. 점심식사는 대부분 휴게소에서 오후 두 시경이었고, 투어 후 호텔에 도착하면 대부분 저녁 8시경, 식사를 하고 잠을 청해 보지만, 언제나 새벽 두세 시면 눈이 떠져 한두 시간을 뒤척이다 다시 잠들었다 기상시간에 맞춰 일어나는 것이었다.  호텔마다 와이파이 주소를 알려줘서 인터넷으로 어정쩡한 밤 시간을 소화할 수 있었다. 스마트 폰이 없었다면 새벽 두세 시(한국시간  오전 아홉 열 시)에 무얼 했을지 상상이 가지 않는다.

 

  앙카라는 앙고라로 불렀던 지역으로 해발고도 800m의 고원지대이다.  BC 25년, 로마 지배 때에는 앙키라라고 불렀으며, 아우구스투스 황제 때에 세워진 신전과 욕탕 등의 유적이 남아 있다. 그 뒤 페르시아·아라비아·셀주크 투르크·십자군 등에 의하여 점령·지배되었고, 14세기 후반부터는 오스만투르크에 속하여 아나톨리아 지방의 대상 무역(隊商貿易)의 지방적 중심으로서 번영하였다. 또한 제1차 세계대전 뒤에는 터키를 재건하기 위하여 1923년 케말 아타 튀르크 초대 대통령이 공화국을 세우고 이스탄불에서 천도하여 터키공화국의 새로운 수도가 되었다. 인구 3백만여 명으로 아나톨리아 지방의 교통과 산업의 요지라는데, 주변에 선사시대를 비롯해 비잔틴 유적이 산재해 있다. 우리는 샤프란 볼루에서 앙카라까지 3시간 걸려 호텔에 도착했다. 앙카라에도 많은 유적들이 있음에도 하룻밤만 묵고 갑바도기아를 향해 아쉽게도 아침 6시 30분에 호텔을 출발했다. 

 

 오전 7시 터키 참전용사 위령탑이 있는 한국공원으로 갔다. 이른 아침이라 공원의 문이 잠겨있어서 철책 밖에서 안을 들여다 보고 이내 그곳을 떠났다.   이 공원은 1950년 한국의 6·25 전쟁이 일어나자 유엔군 일원으로 참전하여 희생당한 터키 군인들을 기리기 위한 것으로 1972년 9월에 서울시장이었던 양택식이 터키를 방문하여 세웠단다.  3,000평 남짓한 면적에 경주 불국사 석가탑을 본떠 만든 참전기념탑이 공원 중심에 있다. 기념탑에는 한국전에 참가한 터키인 명단이 새겨 있고 그 아래 ‘한국참전 토이기 기념탑’이라 새겼다.

 

 상징탑 아래에는 한국에 있는 터키 전사자들 묘소에서 가져온 흙이 묻혀있다. 한국전쟁 당시 터키는 미국, 영국, 캐나다 다음으로 많은 규모인 연인원 1만 5000여 명의 군인을 파병했다. 전선에 투입된 터키군은 용인 김량장리 전투 등에서 혁혁한 전과를 올렸으나 741명이 이 땅에서 전사했다. 전사자들 시신은 부산 UN묘지공원에 안장되었다.

 

 우리 일행이 아닌 또 다른 한국 여행객들이 울타리 밖에서 큰 소리로 고개 숙여 기도하고는 휑하니 떠나갔다. 그 뒤를 이어 우리도 휑하니 떠나고...

 

 버스 안에서 아침해를 맞았다.

 

 오스만 투르크 몰락 이후 최초의 터키 대통령인 케말 파샤(아타 튀르크)의 묘가 있는 기념관

 

 앙카라 시외 강을 끼고 아기자기한 마을을 지나기도 하고...

 

  버스는 구릉지대를 지나며 점점 높은 고원지대로 올라갔다.

 

  가도 가도 끝이 없을 것 같던 대륙의 도로... 길가 휴게소에 버스가 섰다. 이곳은 그 유명한 소금 호수란다. 버스에서 내려 소금호수로 나갔다.

 

  휴게소 주변 풍경

 

  버스는 흰 눈이 덮여있는 높은 산을 옆에 끼고 범상치 않은 길로 접어들었다.

 

  미국의 그랜드 캐년 이상이라는 으 흘라라 계곡이 가까워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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