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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에페소

  파묵칼레 히에라 폴리스를 떠나 에페소로 가는 도중 흐렸던 하늘이 활짝 개었다. 에페소까지 대략 3 시간여 걸렸다. 에페소에서 한식당에 들려 비빔밥으로 점심을 먹었는데, 기름장이 참기름 아닌 올리브유였다. 뭐 꿩 대신 닭이라고 이빨이 없으면 잇몸으로 씹으라 했다. 밀려드는 손님들은 모두 한국 손님뿐, 가족들로 운영하는 듯한 이 식당은 그야말로 눈코 뜰 새 없이 손님들 치다꺼리에 정신없었다. 우리 일행 중 한 사람이 비빔밥 위에 얹어주는 계란 프라이가 없다고 말을 하자, 정색을 하며 계란 프라이 만들다간 하루 종일 부쳐도 감당할 수 없다고 손사래를 쳤다. 이른바 독점의 배짱이라 생각하니 쓴웃음이 나왔다. 이역만리 타국에서 고생하며 장사하는 것이 안쓰럽긴 하지만, 계란 하나 부쳐줄 정성이 없다면 서비스 정신은 이미 영점이다. 같은 말이라도 자신의 입장만을 강변하는 주인의 태도가 섭섭했다. "걍 이 옆에다 한식당을 내버릴까 보다. " 어느 분이 농담처럼 한 말씀하셨다. 점심 후 잠깐의 시간을 이용해서 거리 몇 장면을 촬영했다.

 

 

  에페소 유적지에 도착하니 반가운 한글 안내문이 있었다. 그만큼 한국인들이 많이 찾는다는 것일 게다. 이곳의 동양인들은 대부분이 한국인, 더러 중국인들이 섞여 있었지만, 일본인들이 보이지 않는 것이 이상하다. 유적지가 방대하여 가이드의 설명을 듣는다고 애썼지만, 신화 속 인물들이 하도 많아 서로 헛갈려 이해하기 어려웠다. 그리스 로마 신화 속의 알고 있는 몇 인물들에 상상력을 총동원하여 이해하려 노력했었다. 입구의 작은 원형 극장부터 투어를 시작해서 아래쪽 거리를 통해  ''ㄴ'자처럼 생긴 큰 도로를 걸어 큰 원형 극장을 관람하고 가로등 거리를 통과해서 출구로 나왔다.

 

 

  수천 년 전의 유적들을 이처럼 생생히 볼 수 있다는 것이 그저 놀랍기만 하다. 어렸을 때 들었던 신약성서 예배소전서의 고장이 바로 이곳이라니 마치 타임머신 타고 성서시대로 들어온 것 같은 묘한 감정에 빠져들기도 했다.

 

 

  에페소로 가는 길. 가로수가 아름다운 도로 위로 크고 작은 도시들을 지나갔다. 윗 가지들을 동그랗게 멋 낸 소나무 가로수들이 이채로웠다. 도심지의 소나무 가로수들을 이탈리아에서 많이 보았는데, 이곳의 소나무 가로수들도 아마도 로마의 영향이 아닐는지... 

 

소나무 가로수. 향나무처럼 가지들이 동그란 소나무 가로수가 이채롭다. 이탈리아에 지천으로 널려있는 이탈리아 소나무

 

 에페소로 가다가 들렸던 가죽 옷 공장 패션 쑈

 

가정집처럼 지어 매장을 차린 양피 의류공장 매점

 

에페소 시내

 

  드디어 에페소 유적지에 도착하여 경내로 들어섰다. 에페소는 항구를 끼고 상업 중심지로 발전했다고 한다.  BC 620년경 이곳에 아르테미스 신전(神殿)이 세워지자 소아시아부터 그리스까지 많은 순례자들이 모여들었다.  이곳은 BC 7세기∼ BC 6세기가 전성기로,  BC 6세기 후반에 페르시아의 지배를 받으면서부터 쇠퇴하였으나, 이후 알렉산더 대왕 원정 뒤 헬레니즘 시대에 이르러 다시 크게 부흥하였다.  1세기 성 바오로는 이곳에 그리스도교를 전하였으며, 또한 로마에서 이 지방 신자들에게 편지를 보내기도 하였다.

 

작은 원형극장 부근 

 

원형극장으로 들어가는 문

 

  로디안 페리스타일과 프리타네이엄( 당시의 시청사).  당시에 신격화되었던 쥴리어스 시저와 아르테미스 여신에게 봉헌되었을 것으로 추정한단다.  아르테미스(로마시대에는 디아나, 영문식 이름은 다이애나)는 야수들을 총괄하는 여신으로 그리스 신화 속 사냥을 주관하는 여신이다. 또, 아르테미스는 언제까지나 처녀로 살아가겠다고 맹세하여 순결을 중시하는 여신이다. 성격은 차갑고, 달의 여신이며 태양신 아폴론과는 쌍둥이다. 이곳에서 발굴된 여신상에는 수십 개의 유방이 달려 있어서 풍요의 여신으로 숭상되었다. 안내도의 오른쪽 아래는 아르테미스 발굴 당시의 사진인데, 수많은 젖가슴이 달려 있다. 

 

프리타네이엄 아래 로마 황제 도미테우스 광장

 

 광장의 돌 위에서 졸고 있는 고양이- 사람들의 손을 많이 타서인지 관광객이 다가가 어루만져도 눈 한 번 뜨지 않고 자고 있었다.

 

로마 황제 도미테우스 기념관? 신전?

 

광장의 끝자락에 있는 니케 부조

 

신전 아래, 지나온 뒷방향

 

 전진 방향

 

지나온 길, 뒷 방향

 

시민들의 주거지 유적

 

지나온 뒷방향

 

공동 목욕탕 유적

 

에페소 유적 중 가장 아름답다는 아치문, 보수하기 위해 철구조물을 세워 제대로 볼 수 없었다.

 

공중 화장실-구멍 뚫린 변기 아래로는 물이 흘러 용변을 씻어 흘려보내도록 되어 있다.  당연히 아무래도 냄새가 덜 나는 곳, 물이 유입되어 흐르는 상류 쪽이 상석이란다.

 

에페소 도서관

 

도서관 옆, 아고라 광장

 

도서관을 지난 후, 도로 바닥인 대리석 위에 새겨진 그림, 그림의 발보다 커야 성인인증이 되어 홍등가에 출입할 수 있으며, 여왕의 그림은 고객을 접대하는 여성들을 상징적으로 비유한 것이란다.

 

  소통의 장소인 아고라 광장- 도시마다 아고라 광장이 있어, 일찍이 민주주의를 피워낼 수 있었겠다.

 

원형 대극장, 사도 바오로가 끌려와 이곳에서 곤욕을 치렀다고 한다.  우리 일행 중 한 분이 아래로 내려가 멋진 노래를 불러 관람객들로부터 박수갈채를 받았다.

 

인류 최초로 가로등을 밝혔다는 가로등 거리

 

뒤돌아 본 가로등 거리와 원형극장

 

 이 날도 에페소를 떠나 지중해를 옆에 끼고  해안도시 아이발릭으로 가는 도중 버스 안에서 해넘이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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