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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콘수에그라

  마드리드에서 하룻밤을 묵고 세르반데스의 돈키호테 무대였다는 콘수에그라로 이동했다. 어린 시절 돈키호테를 읽으며 그 무대뽀 정신에 실소하던 생각이 났다.  돈키호테는 생각 없이 행동하는 전형적 인물로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며 셰익스피어의 햄릿과 짝 지워져 후세까지 길이 전해질 것이다. 차창밖으로 풍차 언덕이 보이는데, 가이드가 인근 휴게소에 차를 세우더니, 도로 옆 밀밭에서 멀리 있는 언덕 위 풍차들을 구경하며 사진을 찍으란다. 작은 야산 위의 볼품없는 풍차들이라는 얘기를 미리 듣긴 했지만, 여기서 올라갈 수 없다는 것이 안타깝기만 했다.  어쩔 수 없이 밀밭에 들어가 멀리 있는 풍차 언덕을 바라보며 사진을 찍었다. 그런데, 승용차들이 풍차가 있는 언덕 위로 올라가고 있는 것이 보였다. 자세히 보니 승용차뿐만 아니라 대형 버스까지 풍차 언덕 위에 주차되어 있는 것이었다.  내 생전에 다시 올 수 없을 이곳을 이대로 지나치는 것이 너무 아쉬워 가이드에게 달려가서 풍차 언덕 위로 올라가자고 말했다. 볼 것이 없다던 가이드는 어쩔 수 없이 풍차들이 있는 언덕 위로 차를 올려 우리를 안내했다. 말도 못 하고 안타까워하던 사람들이 좋아한 것은 말할 것도 없겠다. 진심 어린 가이드가 아쉬운 대목이었다.

 

 휴게소 옆 밀밭에서 바라본 풍차 언덕

 

  밀밭 한가운데 쓰러져가는 옛 주택이 중세풍의 분위기를 돋구어 주었다.

 

  풍차 언덕, 이 언덕 위에서 세르반데스는 돈키호테를 구상하며, 저 풍차를 향해 돌진하는 모습을 그려냈을 것이다. 지금이야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망가진 풍차지만, 그 시대에는 평원 위 이 야산에서 농민들의 곡식을 바쁘게도 찧어내었을 것이다.  물이 귀한 곳이니 우리나라처럼 물레방아가 흔할 것이 아니겠고 , 그러다 보니 자연히 바람을 응용하는 지혜가 터득되었을 듯하다.

 

  언덕 위의 낡은 풍차들과 오래된 고성

 

  풍차 안 풍경. 방앗간 대신 기념품 가게가 들어섰다.

 

   풍차언덕 아래 콘수에그라 마을

 

  구글 위성 지도

 

구글 위성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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