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화창한 봄날씨였다. 가벼운 나들이 산행이어서 마음도 짐도 가벼웠다. 우리나라에서 기(氣)가 가장 세다는 마니산, '마니'는 고어로 '마리' 즉 '머리'라는 뜻이니 산 중에 으뜸이라는 거다. 옛날 단군께서 이 참성단에서 하늘에 제사 지냈단다. 해마다 전국체전이 열릴 때, 이곳 참성단에서 성화 채화를 한다. 단군이 이곳에서 제를 올렸다는 것은 훗날 여기 사람들이 지어낸 말이겠다. 고려시대 몽고 침략 때, 고려 궁궐이 이곳으로 피난 왔었으니, 아마 그때 강화도를 신성스럽게 보이기 위해 지어낸 건 아닐는지. 강원도 태백산 천제단도 이와 유사한 것으로 짐작한다. 전국체전에서 성화 채화를 하는 것은 올림픽을 흉내 낸 것이고...
그나저나, 마니산은 산행코스도 아름답고 거리도 길지 않아 반나절 산행으로 적당한 곳이었다.
함허동천 등산로 입구엔 목련이 가로수였다. 때마침 활짝 핀 목련꽃들이 푸른 하늘 속에 하얗게 빛났다. 오른쪽 농가엔 메주가 주렁주렁 달려 봄햇살을 받고 있었다. '함허동천'은 조선 전기, 승려 기화(己和)가 마니산(摩尼山:469.4m) 정수사(精修寺)를 중수하고 이곳에서 수도했다고 해서 그의 당호(堂號)인 함허를 따서 함허동천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계곡의 너럭바위에는 기화가 썼다는 '涵虛洞天' 네 글자가 남아 있는데,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하늘에 잠겨 있는 곳'이라는 뜻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주능선으로 올라가는 도중에 내려다본 출발지. 함허동천 주차장.
가파른 비탈을 거쳐서 드디어 마니산 주능선인 바위능선에 올랐다. 참성단과 반대방향으로 멀리 영종도가 한눈에 들어왔다.
왼쪽이 영종도.
서남쪽 바위능선
직진방향으로 마니산 정상과 참성단
정상까지 이어진 바위능선이 험하기는 하지만 양쪽으로 탁 트인 시야로 두 눈이 호사로웠다.
바위틈새에 핀 노랑제비꽃, 제비꽃은 보라색인 줄 알았는데 이곳엔 노랑제비꽃이 지천으로 피어 있었다.
1717년(조선조 숙종 때)에 바위에 새겼다는 참성단 중수기
정상에서 기념 촬영
작년부터 개방하고 있다는 참성단, 예전엔 1월 1일에만 개방하곤, 철망 친 울타리 속에 보존되었었다.
참성단에서 바라본 마니산 정상과 우리가 걸어왔던 바위 능선길
정상을 지나 동북쪽으로 하산하는 이른바 단군로.
하산길 주능선에서 뒤돌아본 참성단
완전 하산하여 화도면 버스 터미널로 이동하며 올려다본 마니산 참성단
귀갓길에 들려 늦은 점심을 먹었던 김포 대명항, 수산물 시장엔 어종도 다양했고, 어물 값도 상당히 저렴했다. 광어 자연산 1kg에 2-3만 원, 노래미는 중소형 4-5마리 한 바구니에 에 2만 원, 간자미 1만 5000 원 등등...
마니산 등반 경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