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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

여름 지나간 바다

  아직도 한여름의 열기가 후끈하게 남아있긴 하지만, 이미 여름은 지나가고 있었다. 여름이 지나는 해변에는 많은 사람들이 북적거렸다. 사람들은 바닷가를 거닐며, 물 빠진 갯가에 나가 조개를 줍기도 했다. 끈적거리긴 하지만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산책길의 분위기를 돋구웠다.  올봄, 이곳을 찾았을 때 바닷바람이 매섭게 차가워 눈물까지 났었는데, 이젠 여름 지나 벌써 가을이었다. 세상이 격변하듯 날씨의 변화도 그야말로 무쌍하다. 온난화 덕인지 몰라도 겨울엔 몹시 춥고, 여름엔 너무 덥다. 마치 극과 극을 달리듯 춥고 더우니 사람이 힘들다. 사람만이 힘든 게 아니라 모든 생물들이 환경변화에 극심한 몸살들을 앓고 있나 보다. 처음 아열대 기후로 접어들었다는 말을 듣고는 겨울 추위를 싫어했던 나는 세상 살기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컸었는데, 지금은 기대가 실망이 돼버렸다. 사회도 마찬가지로 소득이 늘고 선진국대열에 곧 합류하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은 이미 멀어졌고, 선진국과는 관계없이 양극화의 갈등을 겪으며 엄청난 혼란을 겪고 있다. 뉴스 듣기가 두려울 정도로 무섭게 증가하는 사회범죄는 이젠 밤길을 위협하고, 낯 뜨거운 성범죄는 인간임이 민망하고 부끄럽게 한다.    

 

  이른 가을 바다에는 여름이 밀려가고 있었다. 소금냄새가 끈적거리는 해풍은 시간을 밀어내며 끊임없이 불어왔다. 모처럼의 바닷길 나들이는 선선한 날씨덕에 번거로운 세상만사를 잠시나마 씻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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