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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

삼척 대금굴

 모노레일을 타고 동굴 안까지 들어가 관람하는 대금굴, 몇 년 전 환선굴만 보고 가며, 아쉬워했었는데... 매표구에서 표를 사려니 인터넷 예약이 아니면 불가하단다. 그러고 보니 지난번에도 그래서 관람하지 못했다.  현장 매표가 오히려 인터넷보다 못한 세상이었다.  나같이 계획성 없는 사람과는 인연이 없나 보다 생각하고 그 옆의 환선굴 매표를 하려는데, 한 시간 뒤 것으로 표가 있다며 의향을 묻는다. 입장료가 12,000원이니 싼 값은 아니었다. 표를 사들고 대금굴 입구까지 나무로 만든 계단을 올라갔다. 날씨는 잔뜩 흐렸는데, 어제 내린 비로 청량감이 더했다. 역시 강원도답게 골짜기 계곡에서 흐르는 물이 퍽이나 맑고 시원해 보였다.  대금굴 모노레일 승차장 주변은 계곡을 따라 생태체험 숲길을 만들었는데, 주변 환경과 잘 어울리는 풍경을 가꾸어 놓았다. 숲길을 산책하며 30분여를 산책하다가, 승차장 안에 들어가서 대금굴 홍보영상을 보았다. 무슨 연유에서인지 동굴 안에서 사진촬영은 엄금한단다. 한 번에 40여 명이 모노레일을 타고 들어가 안내원의 설명을 들으며 단체로 움직이는 관람방식이란다. 시간을 맞춰 모노레일 승차대에 오르니 무선 수신기를 하나씩 나누어 주었다. 수신기 이어폰으로 안내원이 처음부터 끝까지 상세하게 설명해 주었다.

 

  모노레일이 동굴 안으로 들어가자 은하철도 999 노래가 이어폰을 타고 들려왔다. 동굴벽에 반짝이는 조명을 달아 분위기를 돋구웠는데 조금 유치한 듯해서 멋쩍었다. 어릴 때 만화는 좋아했지만 일본 것은 별로였다. 동굴 안 널찍한 광장에 도착하여 모노레일에서 내려, 안내원의 지시대로 모두 모여 줄지어 이동하며 관람을 했다. 사진을 찍지 말라는 말 때문에 셧터 충동을 억지로 참았다.  동굴 안에는 폭포도 있고, 세차게 흐르는 계곡물도 있고, 깊은 못도 있었다. 동굴 따라 설치한 쇠그물 통로와 계단을 따라 수많은 종유석들과 기암괴석들과 맑고 푸른 물들을 1시간여 이동하며 감상했다. 일행 중 단체 손님인 듯한 분이 낮술 한 잔에 취해서 무선 수신기를 타고 들려오는 노랫소리에 맞춰 상습적으로 고성방가를 하곤 했다. 노랫소리가 동굴 안에 울려 몹시 소란스러워 관람객들의 인상을 찌푸리게 했으나 누구 하나 제지하는 사람 없었다. 오히려 술 취한 사람과 일행인듯한 사람들은 그 옆에서 장단 맞춰 호들갑스럽게 떠들어대니, 동굴 관람의 즐거움이 짜증으로 바뀌어 기분이 엉망이 돼버렸다. 민도가 낮은 것인지, 에티켓이 술 취해 도망갔는지, 목소리 크면 그만인지, 동네 목욕탕에서도 고성방가는 하지 못할 것인데, 유명 관광지에서의 추태는 정말 꼴불견이었다. 대명천지에 무지한 폭력에 희롱당한 느낌이어서 모처럼의 좋은 구경에 입맛이 썼다.

 

대금굴 가는 길

 

모노레일 승강장에 있는 안내문

 

대금굴 가는 모노레일

 

대금굴 승강장 주변의 생태학습 공원

 

모노레일 승강장

 

대금굴 터널. 대금굴 안에서는 촬영금지

 

롤러코스트 같은 궤도. 속도가 느려 스릴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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