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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

안개섬

  이 섬엔 안개 없는 날이 별로 없다. 상큼하고 청명한 바다를 바라보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말이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은 안개섬이라 부른다. 섬의 생김 모양이 남쪽을 향해 새우처럼 북쪽 등을 구부리고 앉은 형상이다. 앞쪽은 밋밋한 경사지를 따라 평지를 이루고 있고, 등뒤 북쪽은 깎아지른 바위벼랑으로 높고 험하다. 자연히 마을은 남쪽을 향해 배산임수형으로 정겹게 앉았다. 남쪽에서 부는 바람은 바다를 타고 달려와 방파제를 넘어 넓은 항만을 통해 불어온다. 서북풍은 서북녘 벼랑에 부딪쳤다간 뾰족한 삼각산을 넘어 골을 타고 불어온다. 그러기에 안개는 바람의 등을 타고 남쪽 또는 북서쪽으로부터 조용하거나 요란스럽게 몰려온다. 그런 연유로 먼 바다섬 서거차도는 언제나 바람과 안개가 많다.

 

  이 섬을 방문할 때마다 눈을 뗄 수 없는 섬이 있다. 눈을 뜨고 일어나 창밖을 보면 흐린 안개 위에 떠있듯 바라보이는 섬, 바로 병풍도다. 세월호 침몰만 없었어도 망망한 바다 한가운데의 단조로움을 메꾸었을 수평선 위의 한 점이었을 것을...... 아직도 그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는 세월호와 그 침몰에 얽힌 진실들 때문에 나그네의 눈은 병풍도에 맴돌고 있다. 바다 한가운데라 가까이 가볼 수도 없는 처지에서 티브이 화면 속에 보이던 뒤집어진 세월호의 밑바닥이 자꾸만 눈에 어른거린다. 마을 앞에서 일어난 그 참상을 생생하게 눈앞에 목격했던 마을 사람들에게 물어볼 수도 없는 일이었다.

 

  모처럼 휴일을 맞아 섬의 서쪽해안으로 산책 갔다가 되돌아오는 길에 세월호 구난작업배를 보게 되었다. 동거차도 앞에서만 볼 수 있는 줄 알았는데 이곳에서도 그 현장을 목격할 수 있었다. 안타까운 마음에 가까이 보려고 방파제까지 나갔으나, 작업선은 그저 희미한 그림자처럼 보일 뿐이었다.

 

 서거차도 동남쪽 만

 

서거차항만 동쪽의 상하죽도

 

 

좌측의 동거차도와 가운데 병풍도

 

서거차도 서쪽해안에서 바라보는 맹골군도

 

병풍도

 

 

여객선 너머 구난 작업선

 

 

 

 

방파제 앞에서 바라본 병풍도와 사고해역, 왼쪽 섬이 동거차도.

 

 

 

마을 쪽에서 바라보는 서거차항

 

 

 

매일 12시 30분경에 한 차례씩 들리는 정기여객선 금오 페리 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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