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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

김제 벽골제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지평선을 바라볼 수 있다는 곳 김제 평야 한가운데로 정리된 농지의 농로처럼 곧게 뻗은 국도를 달려 벽골제에 도착했다. 미세먼지가 극성을 부려 안개처럼 시야를 가렸다. 봄날씨처럼 포근해서 인근 아리랑 문학관에서 일러준 대로 벽골제에 들어섰다. 예부터 전하는 우리나라 3대 저수지로 벽골제와 제천 의림지, 밀양 수산제가 있는데, 제천 의림지는 가 보았으나, 이곳은 처음이었다. 가도 가도 끝이 없이 지평선만 바라보이던 외국을 여행할 때, 그 지평선이 얼마나 부러웠는지 모른다. 광활한 나라 비옥한 땅에서 풍요를 누리며 살았을 그들을 보며, 국토의 70%가 산으로 둘러싸여 예로부터 굶주림에 시달렸던 우리네 조상들에 연민을 느끼곤 했었다. 그런데 이곳에선 사방을 둘러보아도 산이 보이지 않는 것이다. 가까운 평택 평야에 가서도 가슴이 설레는 마당에 넓고 너른 김제평야에서는 무엇을 말할 수 있으랴 싶었다. 또한 그렇기에 탐관오리들과 왜구들의 수탈이 심했던 곳이어서 한편으론 가슴이 찡해오기도 했었다. 드디어 지평선만 바라볼 수 있는 평야의 한가운데 섰다.  

 

  벽골제 아래 마련한 벽골제 공원, 축제와 난장이 열리는 곳, 이곳에선 해마다 지평선 축제가 열린다.

 

출입문 바로 안에 있는 긴 회랑, 축제할 때 다용도로 쓰일 것 같은 공간이었다. 지자체에서 벽골제에 공을 많이 들였나 보았다.

 

공원 안 서당, 도의문 

 

서당 '명인학당' 담장 안

 

중앙 광장 주변의 농경문화 조각 공원, 사라져간 농경 풍물들이 눈에 선하게 떠올랐다.

 

 

 

 화보에서 많이 보았던 쌍룡 조각, 공원의 끝자락, 벽골제 긴 제방 아래에서 여의주를 물고 다투고 있었다. 마치 살아 꿈틀거리는 모습으로 그 위용이 대단해 보였다. 하나는 제방을 허물려는 용의 형상이고 하나는 그것을 막으려는 모습이라는데... 상징적 조형물로 안성맞춤인 듯싶다. 

 

 

 

 

 

 

 

 

  벽골제 제방 위에 올라 섰다. 의외로 저수지가 작았다. 제천 의림지는 아직도 그 규모가 상당하던데... 일제 강점기 왜인들이 벽골제 제방을 관개수로로 이용하면서 훼손했다고 전해진다. 아직도 반성을 모르고 적반하장 격으로 큰소리치고 있는 바다 건너 왜인들은 그 죄를 언제 어떻게 받으려나. 삼천리금수강산에 어느 하나 온전하게 놔둔 것이 없으니 참으로 통탄할 일이다.  중간 섬에 세워놓은 횃불 모양의 조형물 아래 몇 개 글자들이 넘어져 있었다. "FESTIVAL" 영문으로 꼭 써야 하는지 모르겠다. 그 옆에는 오리떼들이 한겨울을 즐기고 있었고...

 

  또 다른 섬 안에는 레고 인형들과 펌프 조각이 이곳이 고갈되지 않는 수원지임을 상징하고 있었고...

 

 

벽골제 저수지 수로

 

옛날 벽골제 수문의 흔적

 

벽골제 제방과 수로의 긴 뚝.

 

 

벽골제 농경문화박물관

 

 

전시된 추억 속의 농기구

 

 

 

소주 고리

 

제례의식 전시관

 

 

 

  광장 한가운데 누각인 '단야루'는 벽골제에 얽힌 신라시대 단야설화를 근간으로 세워졌다. 지척에 단야를 기리는 단야각이 있다.

  통일신라 제38대 원성왕 때 벽골제가 축조된 지 오래되어 제방보수를 위하여 나라에서는 토목기술자인 원덕랑을 급파하였다. 원덕랑이 벽골제에 도착하여 보수공사에 힘을 쏟는 동안, 지역 태수의 딸 단야는 원덕랑을 흠모하게 되었다. 한편, 큰 공사에는 ‘용추에 제물을 바쳐야 공사가 순조롭다’는 속신이 있었는데, 원덕랑이 이를 무시하고 공사를 진행하여 백성들 사이에서는 공사에 대한 우려가 번져가고 있었다. 그때 원덕랑의 약혼녀 월내가 김제 벽골제에 이르자, 태수는 딸 단야의 사랑을 이루어주기 위하여 월내를 보쌈하여 제물로 바치고 보수공사도 완공시키겠다는 음모를 꾸미게 되었다. 아버지의 계책을 알아챈 단야는 자신을 희생하여 제방도 완성하고, 원덕랑과 월내를 결합시키며, 또한 아버지의 살인도 막아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스스로 용의 제물이 되었고, 벽골제는 무사히 완공되었다고 한다. 이 이야기에 근거해 벽골제단지에 단야각과 단야루를 세워 그 희생을 기리고 있다.

 

 

벽골제의 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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