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 아우라지

2019. 6. 20. 17:29 from 국내여행



 "아우라지 강가에 수줍은 처녀

 그리움에 설레어 오늘도 서있네  

  뗏목타고 떠난 님 언제 오시나  

  물길 따라 긴 세월 흘러 흘러 갔는데


   (후렴) 아우라지 처녀가 애태우다가

           아름다운 올동백 꽃이 되었네. 


 아우라지 정선에 애닯은 처녀 

 해가 지고 달 떠도 떠날 줄 모르네  

 뱃사공 되신 님 가면 안 오나 

 바람따라 흰 구름 둥실 둥실 떴는데" (현대 가요 '정선 아우라지')





"아우라지 뱃사공아

 배 좀 건너주게  

 싸리골 올동박이

 다 떨어진다.

 

 떨어진 동박은 

 낙엽이나 쌓이지

 잠시 잠깐 님 그리워 

 나는 못살겠네." (전래 민요 '정선 아우라지')




  밤새 내리고 못다 내린 빗방울들은 미련이 남아서인지 산 중턱에 구름 안개로 걸터앉아 호시탐탐 중력의 한계를 시험하고 있었다. 쨍한 햇살을 기대하고 여행길에 나섰으나 이곳에서만큼은 구성진 아우라지 노래가락에 맞는 우중충한 날씨가 제격이었다. 나루터엔 정선 아우라지 노래비가 떠억하니 서 있었다.  그 아래 강가엔 줄에 매인 나룻배 하나가 물살 빠른 아우라지 물길에 떠 있었고....... 우리가 강을 건널 것을 알았는지, 한 눈에도 순박해 보이는 뱃사공이 따라 내려와 도강준비를 했다. 나룻배 안에 밤새 고인 빗물을 눈 치우는 삽으로 퍼내고서야 자물쇠를 풀고 배를 띄웠다. 밤새 내린 비탓으로 강물은 흙탕물에다 수량도 많아서 유속이 제법 빨랐다. 노를 젓지 않고 배 위에 걸어 놓은 줄을 당겨 강을 건너는 나룻배를 타고 아우라지 강을 건넜다. 강가에 있는 안내문을 보고서야 아우라지 강의 유래를 알 수 있었다.      


  평창 발왕산에서 흐르는 송천과 정선 임계와 태백 대덕산에서 흘러 합수된 골지천이 어우러져(합수하여 또는 아우라지는) 강이라는 것이다. 이른바 양수리, 또는 두물머리와 같은 개념이었다. 송천은 수심이 얕은 여울이 양수(陽水)라 하고 굴지천은 깊어 음수(陰水)라 한다. 내 소견으로는 음양이 만나는 강으로 '얼다'라는 동사를 기본형으로 양과 음이 얼(어간)+는(어미)의 형태로 'ㄹ'이 떨어져나가 '어는'(교합하는) 강이라는 뜻으로 짐작되었다. 그런 연유로 정선의 외로운 아낙네들은 두 물(水)이 얼어서 흘러가는 이 강물을 바라보며 떠나간 사람을 그리워하며 원망을 했을 것이다.   


  양수인 송천의 물이 많으면 장마가 지고, 음수인 골지천의 수량이 많으면 장마가 그친다는 이야기도 그런 추측을 가능하게 한다. 평창에서 흐른 송천은 수심이 얕고 여울져서 수량이 그리 많지 않을 듯하다. 우리는 나룻배를 타고 강을 건너서 다시 송천 하류의 징검다리를 건너, 두 물이 만나는 두물머리로 갔다. 그곳에 유명한 아우리지 처녀상과 정자 여송정이 있었다. 머리를 뒤로 단정하게 땋은 아우라지 처녀의 얼굴엔 그리움이 가득해 보였다. 고개를 살짝 들어 멀리 아우라지 강 아래녘을 바라보는 어엿쁜 얼굴이 안스러웠다.  


  송천은 골지천에 합수되어 구비구비 돌아 오대산에서 발원하여 상원사를 지나온 오대천과 만나 잠시 조양강이 되었다가 정선읍을 지나 동강이 되고, 영월로 흘러서 다시 서강과 만나 남한강이 되어 단양, 충주로 흘러 흘러, 한강물로 서울로 흘러 간다.    




  아우리지 노래비가 있는 나룻터


  왼 쪽이 송천(陽水), 오른 쪽이 골지천(陰水)


  두 물이 만나는 곳에 정자가 있고 아우라지 처녀상이 있다.


  송천과 출렁다리


  징검다리를 건너서 되돌아본 송천과 아우라지


  여송정과 아우라지 처녀상, 1999년 11월에 건립했다.


  정자에서 송천방향으로 가는 길에 있는 주막


  송천을 건너는 다리, 오른쪽은 처녀상, 왼쪽은 총각상이 새겨져 있다.


  총각상이 새겨진 다리 왼쪽


  다시 다리를 건너 되돌아 왔다. 산골이라서인지 철늦은 밤꽃이 한창 흐드러지고 있었다.


  단아한 아우라지 처녀 표정엔 그리움이 철철 넘쳤다. 


  골지천을 건너는 다리 


  두물머리 건너에 있는 아우라지 총각상, 강 건너편의 처녀를 바라보고 있으나 안스럽게도 처녀의 시선은 어긋난다.


  강 건너 돌무더기 형상, 내 보기엔 다리로 이어지는 남녀의 형상같다. 그 앞에 있는 것은 아기 형상(?)  


  아우라지 노래비 아래 나룻터, 출발 원점에 다시 섰다.


  인근 아우라지 역에 있는 어름치 까페, 까페는 문을 닫았으나, 너무 아름답다. 폐기차를 활용하여 아우라지 천연기념물 여름치를 형상화했다.   



  아우라지 역은 정선 레일 바이크 종착역으로 활용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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