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 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이 제대로 실감 났다. 우리 아이들 어렸을 때(1999년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이곳을 방문한 후라 이곳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었을 때) 이곳에서 하룻밤 민박했던 적이 있었다. 밤 사이 애들이 모기에 물려 얼굴 곳곳이 빨갛게 부풀어 올랐었댔다.  그 시절엔 마을 안 민박집 마당에 주차했다. 그 사이 하회마을 입구에 주차장을 크게 만들고, 장터까지 만들었다. 마을까지 걸어 들어갈 걱정을 했는데, 반갑게도 셔틀버스를 무료로 운행하고 있었다. 셔틀버스 운행 소요 시간은 아쉽게도 1 분이었다. 셔틀버스에 내려 뙤약볕에 걸어다닐 엄두가 나지 않아 입구에서 전동 3륜 3인승 오토바이를 2만원에 빌려 탔다. 3륜 오토바이는 핸들이 뻑뻑해서 잘 돌아가지 않았다. 할 수 없이 오토바이 경험이 많은 친구가 핸들을 잡았지만 역시 어려워, 마을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배수로에 처박아버렸다. 다행이 다친 곳이 없고 오토바이도 파손되지 않았다. 만약 반대편 논바닥에 처박았더라면, 한창 자란 벼이삭들과 오토바이는 물론이고 우리도 성하지 못했을 것이다. 멀리서 지켜보던 주인이 달려와서 사륜 전동차로 바꿔주었다. 돈 만 원 아끼려다 낭패 볼 뻔 했다. 


  전동차 덕분에 마을 구석구석 곳곳을 누비며 구경할 수 있었다. 개방하지 않은 집들이 많아 아쉬웠지만, 전통가옥의 구조상 서로 엇비슷할 것이었다. 마을 초입 길가 담밑에서 쪼그려 앉아 쉬던 장년의 사내가 볼멘 푸념을 늘어 놓았다. 입장료 내고 들어왔는데, 볼 것이 너무 없다며, 전주 한옥마을까지 싸잡아 비난했다. '전주 한옥마을은 메스컴에서 대단한 듯 침소봉대해서 나발 분 덕에 장사꾼들 장터에서 그들 농간에 놀아나는 곳'이라는 것이었다. 전주 한옥마을보다 서울 남산 한옥마을이나 북촌 마을이 진짜라는 것이었다. 공감하는 바 있어서 맞장구 좀 쳐주었다. 전동차를 타고 가는 우리를 보고 걸어가며 봐야 진짜 탐방이라는 것이었는데, 모르는 바 아니었다. 뜻은 좋지만 이 더운 날 마을 구석구석을 어찌 걸어서 볼 수 있단 말인가 


  서애 류성룡 선생의 충효당을 보고 나와 전동차로 오른 쪽으로 외곽을 돌다 마을 북쪽 솔밭에 주차하고, 새로 생긴 섶다리를 건너 하회마을이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부용대 벼랑 위에 올랐다. 낙동강 구비가 마을을 돌아 흐르는 그 중심에 하회마을이 그림처럼 앉아 있었다. 삼사년 전에 이곳 부용대에 왔다 가서 큰 감흥은 없었으나 친구들이 좋아했다. 내려가는 길에 화천서원에 들려 영남 지방의 전통 한옥의 아름다운 멋에 감탄하면서 하회마을로 되돌아가 전동차 투어를 계속하였다.     


  사전 예비지식이 없는 탓이기도 했지만, 충효당 말고는 딱히 아는 곳이 없어 주먹구구식으로 돌아다녔다. 주민들의 생활 모습이나 마을에 전승되는 문화양식을 찾아볼 수 없이 그저 눈으로 보고 더듬는 관람이었다. 친구들과 어울려 어린 시절처럼 그저 유쾌하게 농담하며 돌아다니는 것이 그저 즐거움이었다. 나오는 길, 셔틀버스 종점에 세계탈박물관이 있어서 평소 볼 수 없었던 여러나라 탈들을 볼 수 있었던 것은 기대밖 소득이었다.     

  


  주차장 옆 하회장터마을 


   십 분 간격으로 운행하는 셔틀버스, 소요시간은 1분 


  입구 표지석


  충효당


  유물 전시관인 영모각


  충효당에서 나와 전동차로 우회전해서 서쪽방향으로 진행했다. 


  서애 류성룡 선생이 공부하던 원지정사


  원지정사 대문에서 바라보는, 낙동강 건너편 벼랑 '부용대'


  부용대와 강을 건너는 섶다리


  섶다리 건너 부용대 아래에서 바라보는 하회마을


  서애 선생이 징비록을 집필하던 옥연정사. 문을 잠궈 들어갈 수 없었다. 요즘에는 숙박업소로 사용한다는 말이 있다.


  부용대 위에서 바라보는 하회마을


  휘돌아가는 낙동강과 하회마을


  부용대 아래 화천서원, 요즘엔 차와 음료를 파는 까페가 성업 중이다. 민박도 한다는 얘기도 있는데... 


  하회마을로 건너가는 섶다리


  풍산류씨 작천댁


  충효당 왼쪽 외곽투어 중 만난 하회교회


  담장 안, 모던한 앞마당과 고택



  하회마을 투어 후, 하회세계탈박물관 안에서 본 처용탈


'국내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안동댐과 안동 문화관광단지  (2) 2019.06.23
독립운동가 이상룡선생의 생가 안동 임청각  (2) 2019.06.22
안동 하회마을과 부용대  (2) 2019.06.21
풍기 금선정과 금양정사  (2) 2019.06.20
정선 아우라지  (0) 2019.06.20
고성 천학정  (0) 2019.01.26
Posted by 푸른 뫼 트랙백 0 : 댓글 2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addr | edit/del | reply Favicon of https://travelyoungdo.tistory.com BlogIcon 영도나그네 2019.06.21 15:19 신고

    지인ㄷ,ㄹ과 함께 안동 하회마을을
    다녀 오셨군요...
    작년에 없었던 부용대 가는길에는
    섶다리가 새로 놓아졌군요..
    나룻배를 건너는 정감은 사라진것
    같지만 또다른 아름다움 인것 같습니다.
    덕분에 잘보고 갑니다..

    • addr | edit/del Favicon of https://fallsfog.tistory.com BlogIcon 푸른 뫼 2019.06.22 19:15 신고

      새로이 변모하는 관광지의 모습이 좋아 보입니다.
      그래야 다시 방문해도 보람이 있겠지요.
      하회마을도 점차 현대화하는가 봅니다.
      집은 옛집이로되,
      현대적으로 앞뒤뜰을 조경한 집들이 더러 있었습니다.
      다음에 방문하면 어떤 모습으로 바뀔까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