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니아 메주고리예

2019. 8. 27. 12:51 from 해외여행

  메주고리예 마을은 협곡 위 고원지대에 있었다. 크로아티아나 보스니아 대부분의 지형은 석회암지대로 구릉이나 협곡들이 많았다. 버스는 협곡지대 마을을 지나 가파른 언덕을 올라 고원지대로 올라 갔다. 메주고리예는 작은 마을이었는데 1981년 마을 뒷산 중턱에서 여섯 명의 처녀들에게 성모 마리아가 나타나신 곳으로 유명해진 곳이다. 다만 포루투칼의 파티마처럼 로마 교황청에서 정식으로 인정한 곳은 아니다. 메주고리예 성모 발현지는 돌길로 몹시 험했다. 그리 뾰족하고 날카로운 돌길은 아마 처음 본 듯 하다. 그 돌길을 수많은 순례자들이 밟고 다녀 그 돌끝이 닳아 반질반질했다. 작은 돌이나 맨 땅을 딛으려 애쓰며 언덕길을 올랐다. 놀랍게도 맨발로 그 험한 길을 오르내리는 순례자들도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카톨릭 기도문을 외며 그 험로를 오르내렸다. 아마도 예수께서 돌아가신 골고다 언덕의 고통을 이 길에서 체험하며, 성모님의 은총을 받으려는 듯이... 


  성모께서 발현하신 곳에 하얀 옷의 성모상을 육각 별판 위에 세워 놓았다. 순례자들은 그 주위에서 경건하게 무릎을 꿇거나 서서 묵상했다. 성모상 수 미터 뒤에는 십자가에 못박히신 예수님 상이 있었다. 십자가에 못박힌 예수님 상은 순례자들이 발목을 잡고 간절하게 기도한 탓으로 발목이 반질반질 윤이 났다. 한 백 년도 살지 못하는 가여운 인생들은 자신의 감정들을 추스리지도 못하면서 수많은 갈등과 싸움을 일으키고, 한 줌의 흙으로 돌아간다. 영겁의 시간으로 보면 하루살이에 불과할진대, 왜 그리 작은 이익을 위해 발버둥치면서 소탐대실하는 것일까...  대부분이 신 앞에 꿇어 앉으면, 자신의 나약한 영혼과 육신에 은총이 내리길 갈구하는 존재이면서 말이다. 


  성모님 나타나셨던 곳 가까이 있는 성 야고보 성당에 갔다. 성당 광장 앞에 '치유의 예수님 상이 있었다. 신비하게도 그 청동의 예수님상 다리에서 땀이 흐른다. 그 땀으로 치유의 은총을 입으려는 사람들이 각지에서 찾아와 장사진을 이룬다. 긴 기다림 끝에 그 예수님 다리를 끌어 안으며 간절히 기도 드렸다. 어떤 사람들은 주위로부터 청탁받은 수건들을 들고와서 청동상의 땀들을 받아냈다. 앞사람의 기도가 빨리 끝나기를 바라지만, 자기 차례 때는 자신만의 애절함을 전하고 구원받으려는 듯 매우 절실하고 간절해 보였다. 이역만리 먼 곳에서부터 이곳까지 와서 자신의 간절함을 드러낼 그 짧은 시간이 얼마나 안타까울 것인가. 



  고원지대로 오르며, 지나온 협곡 마을  


  마을의 끝. 산 밑 자락에서 성모 발현 동산으로 오르는 길. 작은 언덕길임에도 뾰족한 돌들이 많아 악산(惡山) 중 악산이었다.


  성모님 발현지


  마을을 굽어보는 성모님상


  성모님 발현지 뒤, 예수님 상


  오르내리는 길 중간에 있는 십자가



  성 야고보 성당


  치유의 예수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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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푸른 뫼 트랙백 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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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백송 2019.09.17 18:47

    사람들의 간절함이 묻어납니다.
    소망들이 이르어졌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