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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명

 

 동해만 가면 마음이 설렌다.

 동터오를 때면 안절부절, 방 안에 앉아 있을 수 없다.

 날씨도 흐리고, 강풍이 몰아치는데, 함께 온 일행 모두 늦게까지 마신 술기운에 배기통 큰 코를 드러내고 코골이를 하며 꿈 속을 해매고 있는데, 슬며시 일어나 카메라를 들고 밖으로 나왔다.

 나같은 이들이 몇 명 나와서 찬 겨울바람을 맞으며 해변을 서성거렸다. 동쪽을 바라 보아도 해돋이를 보기는 애시당초 글렀다. 흰 포말을 날리며 파도가 달려든다. 밀려드는 파도와 해안에서 밀려나가는 물결이 서로 부딪혀 하얀 물보라를 일으킨다. 바다냄새와 진한 소금기가 바람에 날려 얼굴을 스치며 윙윙 허공을 가르며 지나간다.  

 

 "일찍 나는 새가 배부를까." 미명에 갈매기들이 떼를 지어 파도 위를 날고 있었다. 그들이 없었다면 쓸쓸했을 바다였다.  나그네의 마음을 헤아렸는지 갈매기들이 무리지어 불규칙한 군무를 보여주며 남족으로 날아갔다. 겨울바다가 아름답다고 누가 말했을까. 역설도 보통의 역설이 아니다. 황량한... 그래서 더욱 쓸쓸했던 겨울바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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