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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향기

11월에도 푸른 수원 향교 은행나무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를 보기 위해 팔달산 남쪽 자락 아래 자리한 수원 향교에 갔다. 가로수 은행나무들은 이미 노랗게 물들어 낙엽 지고 있었으나, 수원 향교의 은행나무 이파리들은 아직도 푸르렀다. 향교마다 오래된 은행나무가 많다. 공자께서 은행나무 아래에서 제자들을 가르친 연유로 향교에서는 은행나무를 상징적으로 심어 이를 행단이라 한다. 고려 때부터 우리나라에 전해진 유학은 조선 시대 국시가 되어 전국 방방곡곡에 공자를 모시는 향교가 설립되었다. 유교의 종주국인 중국은 공산화 이후 본토에서 공맹사상이 완전 사라졌음에도 아직 공맹을 숭상하며 가르치는 우리나라 유림들의 정성은 대단하다. 유학 탓에 조선이 망했다지만, 동양사상의 중심인 유학의 인의예지 사상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생활철학이 되어 우리 문화의 뿌리가 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을의 정점에서 비록 노랗게 풍성한 은행잎은 보지 못했지만 수원 향교의 이곳저곳을 살피며 고즈넉한 한 때를 보냈다. 금년 여름이 너무 덥고 길었던 탓에 은행나무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활엽수 잎들도 영양과 환경에 따라 쇄락이 크게 다른 모양이다. 

 

홍살문

 

향교의 정문인 외삼문

 

외삼문 측면에 세운 수원향교묘정비

 

외삼문이 잠겨 있어서 측문을 통해 안으로 들어갔다.

 

2003년 중국 제남시에서 기증한 공자상, 과장되지 않은 공자님의 모습이 외삼문 안 명륜당 앞 마당에 동쪽을 향해 서있다.

 

명륜당, 수원향교 건물중 유일한 팔작지붕이었다. 명륜당 외 다른 건축물은 모두 맞배지붕 형식이다. 명륜당 뒤편에 오래된 은행나무가 이곳이 향교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명륜당은 유학(儒學)을 강학하던 강당이며 관찰사(觀察使)는 도내에서 우수한 유생들을 골라 매년 6월에 도회소(都會所)를 열고 문관(文官)을 보내어 시험을 보아 성적이 좋은 자는 생원(生員), 진사(進士), 복시(覆試)에 응시할 자격을 주었다.

 

명륜당 좌측면

 

명륜당 동쪽에 있는 동재, 명륜당 동·서쪽에 있는 건물로 유생들의 기숙사. 1789(정조13년)에 이전 건축 되었고, 1795년(정조 19년)에 재건축하였다. 화재로 인하여 1970년 11월에는 서재를 1996년 9월에는 동재를 복원하였다.

 

서재

 

대성전으로 오르는 내삼문, 내삼문 밖 좌우로 커다란 은행나무 두 그루가 무성하고 푸른 잎을 자랑삼아 세월을 굽어보는 듯하다. 

 

대성전, 대성지성 문선왕이신 공부자(孔夫子)의 유덕을 추모하여 제사를 지내는 문묘(文廟)이다. 이곳에는 공부자의 위패(位牌)를 정중앙으로 오성(五聖) 송대(宋代)의 2현(賢), 한국의 18현의 위패가 모셔져 있다.

 

대성전에 모신 성현들의 위패.

 

대성전 서편에 있는 서무

 

내삼문에서 내려 본 명륜당 뒷면과 서편에 있는 서재

 

서편 서재 뒤뜰

 

밖에서 바라보는 향교와 은행나무

photo by sony α6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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