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내린 다음날 날씨는 맑았다. 대신 바람이 세차서 걷는 동안 불어 친 찬 바람에 콧물이 흘렀다. 현충원을 가득 채운 묘비를 보며 한 나라를 지키며 그 안에서 평화롭게 산다는 것이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새롭게 깨닫는다. 누군가의 부모, 혹은 자식으로 행복하게 살아야 할 그 많은 사람들이 국가, 또는 이웃을 위해 목숨을 바치고 차가운 묘비석을 의지하여 이렇게 누웠다.
경내에 들어서서 그동안 찾아보고 싶었던 채상병 묘를 방문했다. 413 묘역, 해병대 장병들의 묘역에 그가 있었다. 전역 후 멋진 사나이로 사랑하는 부모님 곁에서 아름다운 사랑을 꿈꾸었을 텐데, 지휘관의 공명심에 희생되어 세 식구의 행복은 나락에 빠지고 말았다. 과연 국가가 무엇인지 회의감에 빠져든다.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력들이 국민 위에 군림하여 한 청년을 희생시키고 책임을 회피하려 변명으로 일삼던 궤변들이 너무 구차하다. 대통령이나 사단장, 그리고 병사도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생명임에도 그들은 왜 외면하려 애썼을까.








독립투사 홍범도 장군 묘, 독립 투쟁을 하며 처자식을 모두 잃고 홀로 남아 낯 선 타국에서 삶을 마쳤을 때, 마지막 심정은 어땠을까? 타국에 맡겼던 유해를 고국에서 모셔다가 능욕할 때, 하늘에서 지켜보던 그의 가슴은 얼마나 찢어졌을까? 독립된 나라의 백성으로 돌아와 장군이 겪은 설움이 이땅에서 또다시 반복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413 묘역, 해군 해병대 장병들의 묘역이다. 제2 연평해전 당시 순직한 6명의 용사들의 묘. 2002년 월드컵 3 - 4위전인 터어키와 우리나라 경기를 앞두고 벌인 북한의 기습 공격으로 피격된 참수리정 승무원 6 명이 전사하였다. 그분들을 맨 앞열에 모셨다.

2010년 11월 23일 북한의 무차별 연평도 포격으로 전사한 두 명의 해병 용사가 연평해전 전사자 옆에 누웠다.


그 뒤로 채수근 상병의 묘가 있다.

채수근 상병의 묘. 차가운 돌받침 위에 채상병의 사진과 유품, 부모님께 드리는 글이 묘비석을 지키고 있었다.






413 묘역 앞 수많은 순국 용사들

영령들의 휴식처인 한빛정과 겨레정


보훈장비 전시장, 퇴역한 f-4 팬텀기

f-5 Freedom Fighter

보훈 미래관 영상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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