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전에 팔달산 화성 근처에 방화하여 깜짝 놀란 적이 있었다. 팔달산 정상의 화성장대도 방화로 소실되어 새로 복원했는데, 또 화성이 있는 팔달산에 불을 냈다니, 참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숭례문이 불에 타며 기와장이 불길 속에 떨어지는 걸 생방송으로 지켜보며 눈시울이 붉어지던 일이 떠올랐다. 금년 방화사건의 뒷소식이 없어 방화범이 어찌 되었는지 모른다. 불을 낸 곳이 고인돌 유적지 인근이라, 그 현장도 보고 화성의 서남용도 치성 끝에 있는 화양루를 자세히 살펴보기 위해 팔달산 남쪽에서 산행을 시작했다.
수원시중앙도서관 오른쪽 등산로를 조금 올라가면 두 기의 고인돌 유적이 있다. 그리고 그곳에서 북쪽 방향으로 50여 미터 더 올라가면 고인돌 유적 두 개가 더 있다. 그 바로 뒤 언덕 능선 끝에 화성의 서남치성인 서남용도와 그 위 화양루(서북각루)가 있다. 정조대왕이 화성을 완공한 후 화성에 올라 아버지를 모신 현릉원을 바라보다, 더 가까이 아버지를 보고 싶은 마음에 남쪽 능선을 따라 200여 미터 치성을 쌓고, 치성 끝에 누각을 세워, 그곳에서 현륭원을 바라보며 불쌍하게 돌아가신 아버지를 생각하며 눈물을 글썽였다고 전한다.
팔달산 고인돌 유적은 모두 화강암이다. 고인돌은 청동기 시대의 유물로 경기도에서 찾아보기 힘들어 한강 유역의 선사문화를 연구하는데 귀중한 자료가 된다. 고인돌 1호 고분.

원형이 보존되어 있는 2호 - 강화도나 순천, 고창 등의 고인돌보다 덮개석이 작다.

2호에서 50여 미터 더 오르면 화양루 바로 아래 고인돌이 두 기가 더 있다.



고인돌 4호 유적 바로 위, 화성의 최남단 각루인 화양루, 치성 앞에 산불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잡목들이 타고 남은 잔 가지들이 앙상하게 서 있었다. 일찍 발견하고 불을 껐기에 다행이지, 자칫 화양루까지 피해를 볼 뻔했다. 세계문화유산인 화성에 방화 사전이 잦은 건 정말 이해불가하다.


치성 동쪽, 치성과 본성을 잇는 서남암문, 2024년 11월 때 이른 폭설이 내려 울창했던 소나무 가지들이 부러진 탓에 잘린 가지가 많아 소나무들이 기품을 잃은 모습이다. 세월이 흐르면 제 모습을 찾을 수 있을는지...

팔달문으로 내려가는 바깥 성벽

되돌아 치성을 따라 화양루를 우회하여 치성 위로 향했다.




치성의 서쪽 성벽

화성의 본성과 치성이 만나는 곳, 누각은 서남 암문.

화성장대로 가는 성 안쪽 길

서장대와 반대 방향, 서남암문에서 남쪽으로 뻗은 치성 서남용도. 치성의 윗부분.

서남용도 끝단의 화양루, 이곳에 정조대왕이 올라 현륭원을 바라보며 아버지를 그리워했다고 전한다.

누각 안 마루.


마루안에서 내다본 서남용도 치성

서남암문으로 나가는 치성 위 길

서남암문의 바깥 성문


암문에서 팔달문으로 내려가는 남쪽 성벽 안 길, 남 포루, 멀리 팔달문이 보인다.

남포루

남포루에서 올려다본 성안 길.

성아래 보이는 팔달문

고향의 봄 노래비, 친일 음악가로 등재된 이후 홍난파의 얼굴 조각은 떨어져 사라지고 없었다. 홍난파는 화성시 남양사람이다.

차량 통행을 위해 성곽 아래 만든 홍예문, 성문은 이렇게 만들어야 정상이다. 돈 몇 푼 아끼려고 자동차 통행을 위해서 창룡문 장안문 화서문에 사각문을 만들었는데, 이는 잘못된 것이다.

팔달산 화성 신을 모시는 성신사

사당

거창한 사당안에 모셔진 초라한 신주가 아쉽다.


화양루
아버님 보고파
서남성벽 암문 밖 외줄로 뻗어 나가
가까이 더 가까이
가쁜 숨 모아 쌓은 치성 끝 누각.
가슴에 박힌 가시 찌르는 그리움
두 눈에 담으시려 한 걸음 더 한 걸음
팔달산 마루 꼬리
화산 향한 막바지에 우뚝 선 서남각루.
돋움발 들고 올려서 바라보다
눈시울 뜨거워 한 번 더 머물러
용주사 향연 타고
서녘으로 떠나는 숨죽인 눈물구름.
화양루 각루 안 마루에 앉아 땀을 식히며 잠시 옛시절 정조대왕의 모습을 상상하며 사부곡을 지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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