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 만에 다시 찾아본 계룡산 갑사였다. 예전엔 버스 타고 털털거리며 찾아갔었는데, 이젠 여유롭게 차창밖의 전경을 바라보며 갑사로 향했다. 갑사가 있는 계룡산이 차창 밖으로 펼쳐졌다. 산 모양이 닭 볏을 닮았대서 계룡산이란다. 그러고 보니 눈앞에 보이는 계룡산 능선이 닭 볏 같기도 하다.
뜨거운 여름철이라 절을 찾는 손님들도 거의 없는 듯했다. 한적한 숲길 속을 매미소리 친구 삼아 갑사에 들어섰다. 천왕문을 지나니 돌축대 위에 범종각이 우뚝 시야를 막아섰다.
석축 위의 대웅전 오르는 계단, 강당과 범종각. 계단 옆의 약수에서 물 한잔으로 목을 축였으나, 날씨가 더운 탓인지 시원하진 않았다.
대웅전 주변
관음전
삼성각
대웅전 앞뜰
산세가 좋아 많은 기를 품고있다는 계룡산을 배경으로 서쪽을 향해 앉은 갑사는 으뜸가는 사찰이란 뜻으로 甲寺라 한다고 전한다. 옛 기억은 시간의 저편으로 흘러 단청도 바랬었던 옛날 갑사의 모습은 빛바랜 사진처럼 어렴풋하지만, 갑사를 좌로 두고 계룡산을 넘어서 동학사까지 걸었던 산길의 인상은 짙은 녹음만큼이나 또렷하다. 가진 건 없었어도 젊었던 그 시절은 손 뻗으면 잡힐 듯 가까이 있는 것도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