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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明淸시대 휘주시장 老街

  한 달 이상 지속되는 우기에다 중부지방에 내린 폭우로 하천이 범람하고 산사태로 도로가 끊어지거나 집들이 매몰되었다는 소식만 들려왔다. 여름만 되면 피해 갈 수 없는 통과의례가 되려는지 피해가 심상치 않다. 집안 곳곳이 습기 때문에 음습하다. 비가 오니 마땅히 어디 나갈 데도 없고... 

 

  얼마전 남북 대화로 금강산 관광 이야기가 오르내리길래 금년 여름을 잔뜩 기대했으나, 통일 이전엔 아무래도 갈 수 없는 곳이 될 것 같다.  그러고 보니 진작부터 중국 황산을 가보고 싶었기에 금강산보다 더 장엄할 것 같은 황산행을 작정했다.  비만 오는 우기에 카메라 들고 외출해 본 기억도 가물거려서, 카메라와 렌즈에 햇볕도 쏘일 참이었다. 그러나, 가장 염려스러운 것은 지금 우리나라 날씨처럼 일 년의 삼분의 이가 흐려있다는 황산에 갔다가 산은 보지 못하고 구름 속에 비만 맞고 올 것 같은 불길한 예감에 노심초사했었다.  황산으로 떠나는 아침에도 궂은비는 하염없이 내렸다. 우산을 쓰고 배낭을 메고 공항 가는 버스를 탔는데, 소래포구쯤 가니 비로소 비가 멎고 하늘이 벗겨지기 시작했다.

 

  공항에서 출국수속을 하면서 우산을 말려 가방에 넣고 황산행 비행기에 오르니, 황산의 날씨가 맑고 화창하다는 안내방송이 나왔다. 모처럼 정신이 번적 드는 쨍한 뉴스라 기대감이 매우 컸다. 구름으로 뒤덮인 한반도 상공을 지나니, 구름띠가 사라지고 띄엄띄엄 뭉게구름 사이로 중국 땅이 보였다. 황산 부근에는 산이 많고 탁한 강물이 산 모퉁이를  구불구불 돌아 흐르고 있었다. 푸른 숲 사이로 새로 신축한 듯한 중소형의 주택들이 보였다. 깨끗하고 정리된 중소도시 분위기였다. 약 두 시간 만에, 작고 한가해서 시골 냄새 물씬 나는 황산 공항에 착륙했다. 날씨는 쾌청했고 뭉게구름이 간간히 떠다니고 있었다. 그런데 안내판에 나타난 외부 기온이 34도란다.  작은 시골 공항이라 내려서 입국 수속하는 사람들은 우리가 타고 온 아시아나의 소형 에어버스 승객뿐이어서 간단하게 입국 수속을 끝내었다. 불편한 것이 있다면 단체 비자라 처음 보는 사람들과 함께 줄을 서서 수속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수속을 마치고 1층 로비로 나와 가이드를 만난 후  공항 밖으로 나왔더니 후끈한 열기가 숨을 막았다.

 

  황산은 안휘성에 있는 작은 도시다. 항주 서쪽에 있는 마을로 옛날엔 휘주로 불렸다. 산이 많아 농토가 부족한 탓에 휘주의 대부분의 남자들은 일찌기 집을 떠나 공부해서 출세하던가 장사를 해서 돈을 벌어야만 했단다. 그러기에 뛰어난 인물들이 많이 나와 명청시대에 과거에만 27명이나 장원급제했다고 한다. 그리고 상인으로도 명성을 날려 휘상이란 이름으로 빼어난 상술을 보이기도 했었고... 이들이 주로 했던 것은 전당포, 차전, 문방구들이어서 오늘날에도 휘주 차와 붓 벼루 연적은 중국에서도 인정받는 제품들이라고 한다. 그러기에 휘주의 여인들은 행상 나간 남편이 돌아오기를 학수고대하며, 독수공방의 외로움으로 한 많은 인고의 세월을 지내야만 했단다.    

 

 인천공항의 황산행 46 번 문

 

황산 직항 OZ 375편 소형 여객기- 왼쪽 3명, 오른쪽 3명, 통로 좌우로 세 명씩 앉는 작은 여객기였다. 

 

  옆줄에서 대기하고 있는 프랑크푸르트 행 아시아나 점보기

 

 황산 부근 상공

 

황산 시가

 

 황산 공항에 내려 입국장으로 향하며... 

 

황산 공항, 흐린 하늘만 보다 쾌청한 날씨에 정신이 번쩍 났으나, 온도가 35도 내외여서 숨이 막히고 땀이 줄줄 흘러내렸다.

 

휘주 박물관에 전시된, 차를 파는 휘상(휘주 상인)

 

 돈 벌러 떠난 남편을 기다리며 집안에서 수놓으며 인고하는 휘주의 여인, 그래서인지 이곳에서는 여자의 정절을 미덕으로 강조하고 있었다. 

 

휘주 출신 유명인이란다.  후한시대 조조와 명나라를 세운 주원장이 이곳 휘주 사람이란다.

 

황산 시내를 흐르는 강

 

옛날 명청시대(明淸時代) 휘주의 시장 거리인 노가

 

  날씨가 맑아 좋긴 한데, 너무 뜨거웠다. 광장 그늘에서 경계석에 잠깐 앉으려다, 엉덩이에 화상을 입는 줄 알았다. 햇볕에 달구어진 돌덩이가 화로처럼 뜨거웠다.  또 강한 햇빛 때문에 그늘이 짙어 명암차가 심해서 사진 찍기가  참 애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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