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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황산 등정 3

황산등정(3) 천해에서 옥병역까지

 

모노레일로 천해에 올라 천해산장에서 점심을 먹었다. 점심 후 가까이 있는 황산의 2봉인 광명정에 오르려 했으나 누적된 다리 피로 때문에 그냥 포기하기로 했다. 연화봉에 오르기 위해서 다리의 힘을 아껴야 할 것 같았다. 일행 중 광명정 등정을 희망하는 사람만 오르기로 하고 우리는 식당 앞에서 20여분의 꿀맛 같은 휴식을 취했다. 광명정에 올랐던 사람들과 합류하여 다시 타박타박 산길을 걸었다. 다녀온 젊은이 말에 의하면 광명정까지는 왕복 10여분이면 가능한 거리란다. 오르지 않은 것에 대한 섭섭함이 살짝 들었으나 앞으로의 여정이 구만리라 어쩔 수 없었다. 앞으로 남은 것은 연화봉을 거쳐 옥병 케이블로 하산하는 여정이다.

 

 오른쪽 가운데가 연화봉, 그 옆의 둥근 바위봉우리가 오어봉(鰲魚峰)이다. 연꽃 봉우리 같대서 연화봉이고, 커다란 물고기가 자라를 업고 있는 모습이라서 오어봉(鰲魚峰)이란다.  오른 쪽 나무숲 속에서 연기가 오르더니 비닐 타는 냄새가 났다. 아마도 쓰레기를 태우는 듯, 맑고 깨끗한 청정지역에 역한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연화봉과 오어봉의 자라 모습이 가까워졌다.

 

드디어 도착한 오어봉(해발 1790m) 위에 서니, 광활한 황산의 서북쪽 전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오어봉 위에서 바라본 황산의 제1봉인 연화봉(해발 1864m), 까마득한 아래로부터 연화봉을 오르는 사람들의 모습들이 개미 같았다. 쉽게 오를 수 있으리라 생각했었는데, 보기만 해도 아찔해서, 오르고 싶은 마음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여기서 구경하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했는데, 중턱의 연화정까지는 올라가야 한다고 하니, 거기까지만 해도 만만한 노정은 아니다 싶었다. 

 

 오어봉에서 내려와 연화봉으로 가면서 바라본 광명정, 기상관측소 바로 뒤가 광명정으로 해발 1860m이다.

 

  오어봉 아래 바위 사이의 가파른 계단을 통과하여 암봉 아래 계단으로 연화봉을 향해 내려갔다.  연화 봉아래 오른쪽 중턱에 정자가 있는데, 그곳이 연화정으로, 거기까지는 올라가야 한단다. 오르는 사람들의 모습들이 마치 개미들의 행렬처럼 작게 보였다. 장엄한 자연을 오르는 인간의 존재가 보잘것없어 보였다.  

 

오어봉 아래에서 바라본 연화봉

 

  연화봉 아래에 도착해서 뒤를 돌아다보니, 우리가 내려온 오어봉 정상길이 까마득하게 보였다. 

 

  연화봉 중턱의 연화정에서 바라본 황산의 북서쪽 방향, 연화봉을 지척에 두고 등정은 포기하고, 연화정에서 올라간 사람들을 기다렸다. 목이 너무 말라, 매점에서 작은 생수 한 병을 사서 마셨다. 생수 한 병 값이 무려 10원(우리 돈으로 1800원)이었는데, 이곳까지 인력으로 운반한 것을 생각하면 그것도 싸다 싶다.  

 

  연화정에서 옥병역으로 가는 길.  "금구탐해"라 새겨 암벽에 박아 놓았다.

 

  오른쪽으로,  높은 연전봉(蓮蕊峰) 사이의 고갯길을 넘으니 앞 방향에 커다란 봉우리가 우뚝 서 있었다. 이름하여 천도봉으로 해발 1810m란다. 현재 등산 금지구역이라고 하는데, 오르라고 해도 못 오를 내 형편이고 보면, 여기서 보는 풍경이 더욱 아름다워 보인다. 그 아래 골짜기가 케이블이 설치되어 있는 옥병역이다.

 

 가운데가 천도봉

 

 지나온 연전봉을 올려다보니, 산봉우리에 우뚝 솟은 바위 하나가 정말 꽃 수술 같다. 이름도 잘 지었다 싶다. 연화봉 옆에 서 있는 연꽃 암수술 봉우리라... 정말 그럴듯했다.

 

 우리와 달리 우리가 내려온 길로 올라가는 사람들, 중국인 가이드들은 소형 스피커를 가지고 다니며, 안내를 하고 있었다. 그렇지 않아도 중국말이 크고 시끄러운데, 가이드마다 마이크와 스피커를 사용하니 온 산이 왕왕거려 너무 시끄러웠다. 

 

 눈앞에 옥병 케이블이 보였다.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크고 작은, 수많은 산봉우리들을 보니 이젠 식상해 보인다. 산해진미도 어쩌다 먹어야 제맛이지 늘 먹으면 그것도 물리는 것처럼... 가도 가도 끝이 없는 기암괴석들과 암봉들에 이젠 지쳐가고 있었다.

 

 옥병 케이블 승차장으로 가며 밑에서 올려다본 연화봉. 참으로 장대하고 아득했다.

 

옥병 케이블 승하차장, 바로 가면 지척인데, 지름길을 막아 먼길을 만들어 우회하도록 했다.

 

문득 안쪽으로 휘어진 등산로 앞에 솟아있는 기묘한 바위, 마치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키는 것 같다. 잘 볼 수 있도록 무지개다리를 만들어 놓았다.

 

왼쪽이 무지개다리, 다리 위에서 바위를 볼 수 있도록 했다. 관람객들을 위한 배려가 세심해 보였다.

 

옥병역으로 가기 위해 작은 산봉우리를 돌아가니, 황산의 동쪽 능선들이 한눈에 다가섰다. 이제 반 바퀴 돌아서 반대방향에서 황산을 조망하니 감개무량했다. 

 

북동쪽 능선들

 

서해 대협곡을 지나며 동남쪽으로 보았던 광명정 부근의 TV 중계탑이 이제 북동쪽에서 그 뒷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방금 우리가 지나왔던 연전봉과 연화봉 아래 등산로

 

  연전봉과 연화봉을 마주 보고 옥병 케이블 승차장으로 걸었다. 통행이 혼잡한 곳이어서 등반로 가운데를 철책으로 막아 원활하게 통행할 수 있도록 했다.

 

 뒤돌아 본 천도봉

 

옥병 케이블 승하차장에 있는 주변 지도

 

옥병 케이블 매표소

 

 6인승 곤돌라에 탑승했는데 역시 빠르다. 내려가는 방향

 

  뒷방향

 

내려가는 방향

 

뒷방향

 

케이블 곤돌라에서 내려 조금 걸으니 커다란 건물이 나타났다.

 

자광각, 옥병역의 관문 역할을 하는 것 같다.

 

황산이 세계 자연유산으로 지정된 것을 알리는 세계 지질공원 표지석

 

  자광각을 빠져나와 주차장까지 10여분을 걸었다. 뜨거운 석양빛을 받으며 천신만고  노정을 마치고 내려가는데, 몸은 물먹은 솜처럼 무거웠지만, 황산을 두루 섭렵했다는 포만감으로 뿌듯한 감동이 밀려들었다.  

 

  황산 시내의 날씨가 더워서 걱정했는데, 산 위는 해발 1000m가 넘는 고지대라 선선해서 그리 더운지 몰랐다.  황산 등정을 마치고 시내에서 발마사지를 받았다.  마사지 후 피로가 가시지 않고, 오히려 종아리와 허벅지에 알이 박힌 듯 아파서, 이후의 시내 관광은 내내 뻗정다리로 부자연스럽게 걸어 다녔다. 우리를 안내한 젊은 가이드 역시 절뚝이며 걷고 있어서 서로를 쳐다보고 한참을 웃었다. 맨땅 한 번 밟아보지 못한 황산 등정...  몸은 피곤했지만 황산의 아름다운 풍경은 뇌리에서 오랫동안 맴돌 것 같았다. 무엇보다도 날씨가 좋아서 가린 것 없는 황산 권역을 두루 감상할 수 있었다.

 

  황산 지도 - 아래 황산풍경구 안내 사이트에서 다운로드할 수 있음

 

 

  우리가 선택한 황산 등반은 여행사 상품으로 운곡 케이블로 등정해서 서해대협곡 입구까지 갔다가 다시 운곡케이블로 하산하는 것이었는데, 가이드가 안내한 옵션 등산 덕분에 황산의 절반 이상을 볼 수 있었다.  때마침 개통된 모노레일 덕분에 아찔한 서해대협곡을 체험했다.

 

  황산 등정은 1년 12개월이 가능하나 동절기에는 서해대협곡을 통제한다.  겨울철엔 비탈길이 가파르고 미끄러워 안전을 위협하기 때문이라는데, 황산의 운해를 보려면 가을이 제일 좋다고 한다. 구름 낀 날이 많으므로 산 위에 올라도 산을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니, 운수에 맡기는 수밖에 없을 듯하다.  5월 1일 노동절 포함 일주일여,  10월 1일 중화인민공화국 건립일 포함 일주일은 중국의 공휴일이므로 엄청난 인파가 몰려드니, 피하는 것이 좋단다.

 

중국 황산풍경구 안내 사이트 : http://www.tourmart.c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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