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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이스탄불의 밤

  트로이를 마지막으로 이번 여정이 끝이었다. 그 길고 멀었던 28,000km의 행군도 끝나는 것이다. 이제 다시 열몇 시간 넘게 비행기를 타고 아부다비를 거쳐 돌아가야 한다. 이스탄불의 마지막 밤을, 가장 번화하다는 탁심 거리에서 한식으로 저녁식사를 했다. 오이김치, 깍두기, 닭볶음탕, 그리고 배추국과, 흰밥이 메뉴였다. 불과 며칠 만에 맛보는 한식이었건만 매콤한 낙지볶음이 추가되자 탄성을 질렀다. 반찬류야 우리나라보다 못했지만, 에페소에서 먹었던 것보다는 훨씬 나았다. 날이 저물어 탁심 거리 관광을 나섰다. 갑자기 밤이 되자 기온이 뚝 떨어져 돌아다니는 동안 오들오들 떨었다. 배낭이 실려 있는 버스는 멀리 있고 대책 없었다. 너무 추우니까 관광이고 뭐고 만사가 귀찮아졌다. 설상가상으로 함께 갔던 동료는 탈이나서 쩔쩔 매고 있었고...  할 수 없이 나 홀로 탁심 거리 깊숙이 들어가 상점 안에 들어가 추위를 피해 진열된 상품들을 기웃거리는 것으로 시간의 대부분을 보냈다. 서점(서점에서야 까막눈이 되어 뭐가 뭔지 알 수도 없었지만)에도 들어 가고, 스포츠 의류점에도 들리고... 제일 편한 곳이 전자제품 판매하는 곳이었는데, 우리나라 대리점과 별 차이 없었다. 전자제품 가게의 출입문 입구에는 삼성 TV가 진열되어 시선을 끌고 있었다. TV 카메라, 핸드폰, 그리고 TV... TV는 삼성과 LG 제품이 대부분이고 필립스는 구석에서 천대받고 있었다.  

 

  이스탄불은 마치 인종 전시장이었다. 각양각색의 인종들로 넘쳐나는 듯 다양한 색깔의 사람들이 모두 바쁘게 걷고 있었다.  젊은 층은 모두 선남선녀여서 모델들처럼 크고 날씬하고 아름다웠다. 인구 천삼백만에다 유럽과 아시아가 겹치는 도시라 보니 인종도 많고 혼혈도 많은 듯... 

 

  탁심의 길지 않은 거리에서 차가운 밤바람을 맞으며 나홀로 한 시간을 보낸다는 것은 매우 고통스러운 일이었다. 한 시간 후, 약속한 자리에서 만나, 지하도를 거쳐 버스를 타고 호텔로 돌아오는데, 무릎이 쏙쏙 쑤시면서 몸살 기운이 보였다.  터키의 호텔은 난방도 하지 않는다는데, 몸살이라도 나면 그야말로 귀국길이 낭패라 싶어 걱정이 많았다. 다행히 호텔이 새로 지은 건물이라 시설이 좋았다. 난방조절기를 30도에 맞춰놓고 이불을 뒤집어 쓰곤 개 떨듯 한동안을 떨다가 잠이 들었다. 응급약도 없이 그렇게 한참을 떨다 보니 몸에서 땀이 흘러 내렸다. 그렇게 이불을 뒤집어 쓴 채로 잠을 자다가 새벽을 맞았다. 시차에 적응이 안 되어서인지 새벽 두시쯤에 꼭 깨곤 했는데, 다행히 새벽녘엔  몸살기가 가라앉았다.

 

  이스탄불로 들어오는 고속도로 입구

 

  보스포로스 해협을 건너는데, 많은 사람들이 다리 위에서 낚시를 하고 있었다. 고등어가 더러 잡히는데, 이들은 생선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단다.

 

  탁심 중앙 광장

 

식사 후 다시 찾은 탁심광장

 

상가 입구의 케밥집들

 

인파들로 붐비는 탁심의 번화가

 

탁심거리 지하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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