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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그라나다 알람브라 궁전

  발렌시아 론다 호텔에서 하룻밤 숙박 후, 동이 틀 무렵 서둘러 출발하여 그라나다에 있는 알람브라 궁을 향했다.

 

 차창으로 스치는 발렌시아 시가의 조형물, 거리의 조형물 하나하나가 예사롭지가 않았다.

 

  시가를 벗어나,  버스는 광활한 대지를 달리고 달렸다. 

 

 중간에 들렸던 휴게소, 하늘은 푸르고 맑았다. 먼지 하나 섞이지 않은 청정한 공기 덕분에 원색이 가득한 스페인을 호흡할 수 있었다. 어찌나 맑고 깨끗한지 가시거리는 무한대였다.

 

휴게소 옆의 호텔 건물 외벽이 흥미롭다. 원색만을 고집해서 타일을 붙이듯 원색으로만 색칠한 모습이 예사로워 보이지 않았다. 언덕 위에 얌전하게 올라앉은 주택도 아름답고...

 

 버스는 내륙 깊숙이 고원지대에 올랐다.   터키의 파묵칼레처럼 흰 눈이 덮인듯한 석회암 지대도 지나고...

 

  과수원과 초원지대도 지나며...

 

눈 덮인 고원지대를 달리기도 하며...

 

 터키의 카파도키아처럼 바위에 구멍을 내어 사는 바위 집들도 지나...

 

  만년설이 덮여있는 네바다 산맥 아래 고원지대인 그라나다에 이르렀다. 그라나다는 해발 738m로 인구는 약 20여만 명이 거주하는 중소 도시로,  스페인을 점령했던 이슬람 왕조의 마지막 저항 지였다.

 

  만년설로 덮여 있는 네바다 산맥은 동계 스포츠의 꽃인 스키장으로 유명한 곳이란다. 

 

점심 먹는 동안 가수들이 들어와 노래를 부르고, 노래 cd를 한 장 당 10유로씩 팔았다.  알람브라 궁전 폐장시간이 임박했다며 우리 일행의 식사시간을 20분으로 줄였기 때문에  마음이 급했기 때문에 이들의 노래를 느긋하게 감상할 여유가 없었으나, 귀에 익숙한 "베사메 무쵸"만은 즐겁게 들었다. 멕시코 노래로 알고 있던 이 노래를 스페인에서 듣고 보니, 스페인이야말로 라틴대륙을 아우르는 위대한 나라란 생각이 들었다.

 

  그라나다 시내 식당가의 노천카페- 한가하게 오후 시간을 보내는 이들이 여유 있어 보였다.

 

  그라나다 시가를 조망하며 언덕 위의 이슬람 궁전인 알람브라 궁으로 올라갔다.

 

  알람브라 궁전은 스페인을 지배했던 이슬람 왕조의 마지막 궁전으로 인도의 아그라 성과 시크리 성과 그 모양새가 유사했다. 그라나다를 한눈으로 바라보는 구릉 위에 세운 주위 3.5 km의 이 이슬람 궁전은 13세기 후반, 스페인의 마지막 이슬람 왕조인 나스르 왕조의 무하마드 1세 알 갈리브가 코르도바에서 스페인 군대에 쫓겨 그라나다 고원지대로 도피하여 세운 궁전이다. 그동안 증축과 개수를 거쳐 완성되었으며 현재 이 궁전의 대부분은 14세기 때의 것이라 한다.

 

  711년 이슬람 왕국인 우마이야 왕국이 이베리아 반도를 침공한 이후, 거의 800여 년간 지배하면서 이베리아 반도 북쪽으로 세력을 넓혀 칸타브리아 산맥과 피레네 산맥까지 확장하였다. 이슬람 세력은 원주민들에게 개종을 강제하지는 않았으나, 신분의 제한과 여러 가지 차별대우 때문에 이슬람교로 개종하는 사람이 늘어나게 되었다. 당시 이슬람의 중심지였던 이베리아 반도 남부 도시인 코르도바는 중세 유럽에서 가장 부유하고 발달된 도시로 무역과 문화 교류가 활발히 이루어져, 라틴계열의 스페인 문화와 아랍, 유대 문화가 섞여 스페인만의 독창적인 문화로 발전하였다.

 

  한편 북쪽으로 밀려났던 스페인의 저항 세력은 이베리아 반도를 이슬람 세력으로부터 되찾기 위해 국토 수복 운동인 레콩키스타를 일으켜, 1492년  이사벨라 여왕이 이슬람의 마지막 보루였던 그라나다의 알함브라를 탈환하면서 이베리아 반도에서 800년간의 이슬람 지배는 끝이 나게 되었다.  탈환 당시  이사벨라 여왕은 알함브라 성을 보존하기 위해서 1년 동안이나 인내하며 무리한 공격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입장하면서 바라본 정원과 성벽- 조밀하게 심은 정원수 사이프러스를 성채 모양으로 다듬은 모습이 이채로웠다. 이 경우 이런 인위적인 작업을 아름답다고 해야 할지, 가혹하다고 해야 할지 판단이 서지 않는다.

 

  입장권 받는 곳으로부터 주 건물로 들어오는 통로,  곳곳에 심어져 있는 하늘을 찌르는 듯한 싸이프러스는 지상과 천상을 잇는 상징적 나무라고 한다. 가우디 성당의 첨탑들도 저 나무를 형상화한 것이다.

 

  오렌지 나무도 관상용이다. 이곳뿐만 아니라 시내의 가로수도 오렌지 나무가 많았는데, 2월이면 오렌지들을 털어낸다고 한다.

 

붉은 벽과 분수대가 인상적이었다.

 

건축물들은 대부분 좌우와 전후 대칭구조로 구성하였다.

 

천정의 황금색 이슬람 문양

 

전후좌우가 모두 대칭으로 구성되었다.

 

 종유석을 본뜬 천정의 문양

 

  관광객들 중 중국과 일본인, 한국인들이 많았다.  소매치기가 많아 가방과 배낭을 앞으로 메라고 왕궁 관계자들이 주의를 환기시켜 주었다. 카메라 가방을 앞으로 메었다가 불편해서 다시 뒤로 돌려 메었다.

 

창밖의 시가 풍경, 집 모양들이 모두 중세 건물 모양이었다. 시대를 역행하여 과거를 돌아보고 있는 듯했다. 그렇게 살고 있는 곳이 스페인이었다. 

 

  건물 바닥을 흐르는 물길

 

  뜨락의 분수

 

  성 위의 난간에서 바라다 보이는 그라나다 시가.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중세로 돌아간 듯, 시가의 건물들은 하나같이 중세풍이었다.

 

  이웃 언덕에 있는 헤네랄 리페로 나가는 길

 

  성 위 기슭에 위치한 천상의 정원이라는 헤네랄 리페

 

  헤네랄 리페에서 바라본 알함브라

 

헤네랄 리페의 분수 정원

 

  헤네랄 리페의 전망대와 알함브라

 

  알람브라 주차장에서 만난 그라나다 소녀들, 친구들을 대표한 듯 용감하게 먼저 찾아와 말을 걸었다. 아시안이 신기했던 모양이었다. 그 뒤에서는 많은 아이들이 소리를 지르며 응원하고 있었다. 학생들은 여름철에 방학이 세 달이란다. 일반 직장인들은 한 달이 휴가기간인데, 권장사항이 아닌 의무조항이란다. 맑고 티 없는 소녀들의 표정이 귀엽다.

 

  만년설과 그라나다 시가

 

  알람브라를 닮은 붉은 벽을 한 호텔, 고맙게도 와이파이를 무료로 제공해주었다. 비록 로비에서만 쓸 수 있는 제한된 와이파이였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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