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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말라가

  말라가로 가는 도중 미하스에 들렸다. 원래 다음날 아침에 들릴 예정이었으나 가이드가 스케줄을 당겨 진행하였다. 그 덕에 아침 햇살에 하얗게 빛나는 언덕 위의 집들을 어둠 속에서 바라봐야 했다. 언제 다시 이곳을 방문할 수 있을까. 한 번 스쳐 지나가면 그만인 것을...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한때 우리나라 사람으로 세계 최초 팝페라 가수가 되었다는 키메라가 이곳에서 살았다고 한다. 그녀 약력에 1000년 전 왕족의 후손이라는 글 구절에 놀랐었는데, 그녀의 본관이 경주라는 것이었다. 중동의 부호였던 남편의 배려로 세계적으로 명성을 날렸었던 것 같은데, 그녀가 우리나라에 와서 트로트 공연을 하는 것을 보고 퍽이나 실망했었다. 음악에 대해 문외한이지만 그녀의 음악성이 그리 뛰어나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저러나 그녀의 이름도 세간에 사라진 듯한데, 어디서 무얼 하고 지내려나.  

 

  미하스는 말라가 남서쪽으로 30km 정도 떨어져 있는 마을로 평균 고도 428m이다. 말라가주에서 4번째로 인구가 많은 주요 도시로, 고대 타르테 소스(Tartessos) 왕국의 말기에 해당하는 기원전 6세기경에 타르테 소스인들이 세운 마을이 그 시초이다. 당시에는 이 마을을 '타미사(Tamisa)'라고 불렀다.  안달루시아 지방 고유의 정취를 그대로 간직한 아름다운 도시로, 흰색 벽과 갈색 또는 붉은색 기와지붕이 특징인 안달루시아 전통 양식의 주택이 산기슭부터 중턱까지 빼곡하게 들어찬 모습이 장관을 이룬다. 안달루시아 자치지역에 속한 일명 '백색의 도시' 중에서도 아름답기로 유명해 흔히 '안달루시아의 에센스'라는 애칭으로 불린다. 세계적인 해변 휴양지 코스타델솔(Costa del Sol) 중심에 자리 잡고 있어 관광·휴양 도시로 잘 알려져 있으며, '코스타델솔의 보석'이라는 애칭도 있다. 또한 유럽 각국의 골프 애호가들이 가장 선호하는 도시 중 하나로, 스페인에서 가장 큰 골프 리조트인 칼라(La Cala) 골프장을 포함해 모두 7개의 대형 골프 코스가 있다. 손꼽히는 관광 명소는 없지만 도시 자체의 특별한 아름다움 때문에 세계 각국에서 많은 관광객들이 방문하는 곳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수많은 산들과 평원, 그리고 호수들을 지나며 저물 무렵에 말라가 근처 지중해 연안의 산 중턱 마을인 미하스에 도착했다.

 

  미하스의 분수 광장, 가이드가 사람들을 모아놓고 열변을 토하고 있다. 날은 점점 어두워지는데...

 

  골목 가운데의 성당

 

  저물 무렵이고 산 중턱이라서인지 바다바람이 차가운 칼바람이 되어 골목들을 휘감고 지나곤 했다. 따뜻한 지중해 연안이라 해도 역시 겨울은 겨울이었다. 관광객들의 발길도 거의 끊긴 골목들을 기웃거렸으나 별다른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기념품 상점들은 대부분 그저 그런 소품들 위주여서 우리 주변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것들이었다.

 

  미하스 중심가

 

  전망대에서 바라본 지중해

 

  전망대 왼쪽 언덕 위에 있는 작은 성당 

 

  어둠이 내린 뒤 말라가 중심부에 있는 호텔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저녁 식사 후 해안을 걷다가 호텔 앞 작은 디스코 텍에서 간단하게 맥주를 마셨다. 새벽녘에 밖이 시끄러워 2층인 호텔방에서 창문을 열고 내다봤더니, 우리가 맥주를 마셨던 디스코텍 앞 광장에 앳돼 보이는 청소년 남녀 아이들이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웃고 떠들며 놀고 있었다. 그때가 새벽 두 시가 넘은 시간이었다. 시끄러운 소음 속에 다시 잠이 들었다가 여섯 시쯤 깨어 내다보니 광장은 텅 비어있고 휑한 바닷바람만 그 빈자리를 훑고 지나갔다. 나중에 가이드에게 그 까닭을 물으니 이른바 불금이라서 그런다는 것이었다. 그야말로 축복받은 스페인 청소년들이었다.

 

  아침 식사 전 어둠 속에, 속이 좋지 않아 호텔 밖으로 나와 바닷길을 따라 북쪽 방향으로 2km 정도를 뛰어서 올라갔다가 되돌아왔다. 말라가 해안은 휴양도시답게 끝이 없어 보일 정도로 호텔들이 줄지어 있었다. 해변 백사장에는 여러 가지 체육시설들이 있었고, 중간중간에 스페인의 영웅들이었을 인물들의 동상들이 서있었다.  

 

  동이 터오를 무렵의 말라가 해변, 호텔 앞 풍경

 

  이제 말라가를 떠나 지브럴터 해협을 건너 아프리카 북단의 모로코로 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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