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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寺

사자산 법흥사

휴일 고속도로는 거대한 주차장이 돼버렸다. 가다 서다 가다 서기를 반복하다 문막에서 국도로 나갔다. 요즘 국도는 고속도로 못지않게 직선화 되어 있다. 앞만 보고 냅다 달리는 황량한 시멘트 고속도로보다 아기자기한 시골 풍경들을 즐길 수 있고 승차감도 좋은 아스팔트 국도가 오히려 더 여행에 적격이겠다.  될 수 있는 대로 앞으로 국도 여행을 할 참이다.  황둔을 지나며 유명하다는 찐빵도 사 먹으며, 강원도 산간 골짜기 법흥계곡을 구불구불 따라 들어갔다. 골짜기 왼쪽엔 수많은 캠핑장들이 줄지어 있었다. 아직 날씨가 추워 야영하기엔 어려울 터인데도 야영객들이 제법 많았다. 오지로 이름난 이곳 영월군 주천 수주 마을의 땅값이 캠핑 붐을 타고 천정부지로 치솟았다니 참으로 천지가 개벽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성싶다.

 

  사자산 법흥사는 신라의 고승 자장율사가 선덕여왕 때 사자산 연화봉에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봉안하고 흥녕사(興寧寺)로 창건했다고 한다. 그때 당나라에서 모셔온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신 곳이 경남도 양산 통도사(通度寺), 강원도 평창 오대산 상원사, 설악산 봉정암(鳳頂庵), 영월 사자산 법흥사(法興寺>), 정선 태백산 정암사(淨巖寺)로 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이라 한다. 요즘이야 곳곳에 동남아에서 모셔온 부처님 진신사리를 봉안하는 사찰들이 많지만, 과거에는 감히 꿈도 꾸지 못할 일이었다.

 

 그런데, 이 흥녕사는 자장율사가 창건한 적멸보궁 중 가장 오래 머물던 곳으로 직접 율사가 수행하던 토굴이 적멸보궁 뒤에 있다. 율사가 절을 세운 후에 신라의 선승들이 이곳에 모여 신라 말 구산선문 중의 하나인 사자산문을 열었다. 이 사자산문이 흥녕 선원으로  한국불교사의 명맥을 이어가는 선원 중의 하나로 자리 잡으며, 불법의 계승이 이루어지는 곳이었다. 흥녕사는 고려 의종(1163)년에 중창하였으며, 조선 영조, 정조, 헌종 때까지 적멸보궁, 선문의 역할을 다해왔다. 하지만 워낙 오랜 역사를 견뎌왔기에 절의 형태는 폐사지에 가까웠다. 1902년에 대원각사에 의해 법흥사로 개칭되고 재건되었다.

 

 

  법흥사는 오지라서인지, 이제야 중흥의 면모를 보이고 있었다. 불도저로 넓게 밀어놓은 앞마당도 거칠고 절집 사이 수북이 쌓인 흙더미도 아직도 공사 중임을 보여주고 있다. 완공된 모습으로 도량의 모습을 갖추면, 꽤나 위엄 있는 사찰이 될 성싶다.

 

 주차장에서 절집으로 들어가는 길목에 있는 원음루

 

 

적멸보궁 가는 길

 

적멸보궁 바로 아래 있는 산신각과 약사전

 

그윽한 숲길을 돌아 오르면 사자산 연화봉을 병풍처럼 두르고 고즈넉한 적멸보궁이 자리 잡고 있다. 

 

부도탑과 사리가 모셔진 적멸보궁의 뒤 언덕, 사리가 모셔진 곳은 어디인지 알 수가 없단다. 부도탑 옆에 있는 토굴이 옛날 자장율사가 수행하던 곳이다.

 

 다시 내려와 입구 초입의 만다라전과 원음전 부근

 

극락전과 범종각, 극락전엔 아직 부처님을 모시지 않았다.

 

조사전과 극락전 앞마당

 

극락전

 

범종각

 

원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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