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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寺

조계산 선암사

  수년 전 무르팍 도사에 출연했던 유홍준이 우리나라에서 제일 아름다운 곳으로 추천했던 선암사.  그 선암사를 보려고 송광사 유람을 마친 후, 송광사 조계산 너머에 있는 선암사가 가까울 것으로 생각해서 별생각 없이 내비게이션에 목적지로 입력한 후 출발했었다. 그러나, 네비가 안내한 여정은 불행하게도 송광사 아래쪽 길로 낙안읍성을 지나가는 길이었다. 게다가 우리 경로는 도중에 작은 삼거리에서 왕복 2차선 좁은 길로 접어들더니 산자락 아래에서 차 한 대 겨우 지나갈 수 있는 좁은 1차선 산길로 안내하고 있었다. 산길 초입에서 고심하다가 아니다 싶어 차를 돌려 마을로 나왔다. 마을에서 하교하는 어린이에게 물었더니 퉁명스레 모른다며 빠른 걸음으로 사라졌다. 하는 수 없이 좁은 길을 막고 기다리다가 지나가는 석유배달 트럭을 세웠다. 핸드폰 통화에 바빴던 그 기사는 볼 메인 소리로 등산하려면 그대로 직진해서 산을 넘어 가랬다. 하릴없이 차를 돌려 지나가는 1톤 트럭 아저씨에게 다시 물었더니 친절하게도 삼거리까지 안내하며 길을 일러 주었다. 내비게이션 경로 따라 선암사 가려다 조계산 종단 등반을 할 뻔했다.

 

  수정된 내비 코스를 따라가다가 기사 식당이 나타나길래, 점심도 먹을 겸 식당에 들어섰다. 그 안에서 만난 사람들이 선암사는 우리가 가던 방향으로 계속 가면 된단다. 혹시 우리가 가는 이 길이 잘못된 길인 가했는데 예전엔 이리로 많이 다녔단다. 요즘은 대부분 송광사에서 고속도로를 경유해서 간다고 한다. 우리는 기사식당에서 가짓수만 많은 전라도 반찬에 점심을 먹고 선암사까지 굽이굽이 돌아갔다. 한참 후에야 눈에 익은 선암사 인근 도로가 나타났다. 선암사 매표소 앞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진입로를 따라 천천히 걸어 올라갔다.

 

  간간이 빗방울이 떨어졌으나, 간헐적이어서 다행이었다. 아름다운 무지개 다리인 승선교 아래 축대 밑으로 내려갈 땐 빗물에 젖은 이끼가 미끄러워 조심스러웠다. 말씨가 맑았으면 사진이 더 좋았을 것을... 아쉬운 마음으로 선암사 경내를 거닐며, 유흥준 교수가 아름답다고 한 까닭을 나름 이해하려고 찬찬히 둘러보았다. 그러나 범상한 내 눈으로는 무엇이 아름다운지 도저히 찾을 수 없었다. 다만, 예전에 발견하지 못했던 선암사의 특이한 가람 배치가 눈에 띄었다. 계단과 담장으로 둘러쳐 나눈 작은 권역이 대략 6블록으로 각각 독립된 형태를 취하는 듯하다. 

 

  먼저 경내로 들어서는 일주문과 박물관 범종루 블록, 법당 중심의 만세루, 심검당, 대웅전 일대, 그 오른 편의 창파당과 무량수각 블록, 대웅전 위의 팔상전과 원통전 블록, 그 위 응진당 블럭, 그 왼편의 각황전 일대로 내 나름 구분 지어 볼 수 있었다. 석축 위의 나무들과 곳곳에 활짝 핀 꽃들이 오래된 절집들과 어울려 고즈넉한 분위기를 돋우었으나, 그저 좋다는 막연한 분위기만 느꼈을 뿐이었다. 대상을 보고도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심미안이 부족하다 보니 숲을 보되 나무를 보지 못하는 격이었다. 

 

  승선교와 강선루. 예전 국어 교과서 속표지에 나왔던 사진을 떠올리며 같은 구도로 촬영하였다.

 

 

  강선루 옆에서 내려다 본 승선교

 

  강선루, 정말로 신선이 내려왔었을 성싶다.

 

  강선루 옆을 흐르는 계류

 

  입구 바로 아래 전통찻집

 

  일주문

 

  범종루

 

  만세루

 

  삼층석탑과 대웅전

 

  불조전

 

  창파당과 무량수각 일대

 

  담장 안의 응진당

 

  절의 맨 위에 있는 중수비

 

  아름다운 지붕의 원통전

 

  원통전 측면

 

  원통전 아래 팔상전

 

  대웅전 맞은편 만세루에선 많은 스님들이 설법을 듣고 있었다.

 

  돌아오는 길에 아쉬움으로 한 번 더 돌아본 승선교와 강선루

 

  승선교 아래 작은 또 하나의 무지개 다리

 

  무지개 다리에서 바라본 승선교

 

  선암사 안내도

 

 송광사에서 선암사로 가는 빠른 길

 

  내비게이션이 처음 안내했던 길, 낙안읍성을 우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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