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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뉘른베르크

  레겐스부르크에서 뉘른베르크까지는 가까운 거리였다. 1시간 정도 걸려 도착한 시간은 5시 20분경. 이미 사방을 어두웠다. 버스에서 내려 가이드를 따라 어두운 밤길을 걸어 프라우엔 성당 광장으로 갔다. 이곳 성당 광장에도 역시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려 많은 사람들이 흥청거리고 있었다. 광장의 인파들이 뒤엉켜 있어서 사람들을 헤치고 앞으로 나가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마켓에 전시된 상품들은 먹을 것, 크리스마스 장식용품, 의류, 모자와 같은 잡화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장사가 되는 것도 신기한 일이다. 추운 날씨에 간간이 비까지 내려, 흥청거리는 풍경도 별다른 흥미가 없었다. 더러는 신명 난 것처럼, 기념품을 사며 즐거워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나에게는 그저 따뜻한 곳이 더 간절했을 뿐이었다.

 

  성당 광장을 떠나 골목길로 5분가량 올라갔다. 거대한 성채가 야간 조명을 받아 어둠 속에서 빛나고 있었다. 이른바 황제가 살던 성이라는 카이저 부르크로 희미한 가로등을 의지하여 언덕을 돌아 성 안으로 들어갔다. 성위에서 성 아래 평원의 광활한 도시 풍경을 바라보고, 성의 반대편 해자 다리를 통해 나왔다. 점찍고 떠나는 뉘른베르크 여행에 허망한 생각이 컸다. 춥고 비 내리는 거리에서 중국식당으로 저녁식사를 하러 들어갔다. 그곳은 식당의 한 면을 수족관으로 장식하여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냈다. 수족관 안에는 줄돔류의 커다란 물고기들이 유영하고 있었고, 현지 손님들로 보이는 백인들이 많았다. 우리 일행은 수족관의 줄돔들이 식용인가 관상용인가에 대해 한참이나 토론했었다.

 

  중국집 특유의 돌려먹는 식탁에 앉아 식사를 했다. 웨이터가 리필시킨 차 주전자를 내려놓다가 찻물을 내 카메라 위에 쏟아부었다. 그 카메라는 바르셀로나 여행 때 의자 위에 놓았던 것을, 옆에 앉은 아줌마가 떨어뜨려 그만 내상을 입었었다. 이따금 노출계가 아무런 이유 없이 버벅거리던 차라, 조심스럽게 보관한다고 어깨에 대각선으로 둘러메고 있었던 차였다. 웨이터가 그 카메라 위에 뜨거운 찻물을 엎지르는 불상사를 저질렀다. 졸지에 뜨거운 물벼락을 맞은 나는 내 대퇴부와 넓적다리보다 카메라가 더 걱정이 되었다. 웨이터 청년도 당황해서 얼른 마른 수건을 갖다 주고는 내 주변에 얼씬도 하지 않았다. 나는 렌즈 경통과 바디에 묻은 찻물을 수건으로 급히 닦아낸 후 조심스럽게 전원을 켜보니 다행히 작동이 되었다. 돌려먹는 식탁에다 뜨거운 물세례 덕에 식사도 제대로 못했다. 여행 때마다 카메라가 수난을 받는 걸 보면, 카메라 덩치가 너무 커 보관이 어려운 탓이겠다. 여행을 할수록 작고 아담한 미러리스에 미련이 생겨난다. 

 

 낯설고 많은 사람들과 빙 둘러앉아 음식상을 돌려가며 먹는다는 것, 참으로 대단한 고역이었다. 내가 먹겠다고 내 앞으로 돌려놓고 음식을 뜬다는 것은 수차례 반복해도 보통 불편한 일이 아니다.

 

  뉘른베르크는 독일 바이에른 주에 있는 인구 50여만의 독일 유수 상공업도시이다. 오랜 제국 도시로서 옛 형태를 잘 유지하고 있으며, 환상성벽(環狀城壁)과 역사적인 탑, 전쟁 때의 폭격에 부서졌던 것을 재건된 성이나 교회가 중세의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다. 고딕이나 르네상스의 유명한 건축물로는 화가 A. 뒤러의 집과 제바르 도스 교회·로렌츠 교회·프라우엔 교회 등이 있다. 그밖에 시청사·독일 자연사박물관·교통박물관·천문대, 그리고 경제·사회과학 학부가 있는 종합대학·사범대학, 조형미술 아카데미, 응용미술 아카데미 등이 있다.

 

  1219년 제국 도시가 되어 제국의회가 열렸으며, 1424∼1796년 제국의 보물이 간직되어 있었으나, 성주에 대한 독립투쟁이 일어나 1427년 시(市)에 성을 매도하였다. 15∼16세기는 예술과 과학의 최성기로서 A. 뒤러, 조각가 A. 크라프트, V. 슈토스, 황동 주조공 P. 비셔, 시인 H. 작스 등이 활약하였으며, 1525년 종교개혁 때에는 프로테스탄트 쪽에 섰으며, 1532년에는 ‘뉘른베르크의 종교회의’를 체결하는 등 지도적 역할을 하였다. 1806년 바이에른령(領)이 되었고, 제2차 세계대전 후에는 연합군에 의한 독일 전범의 군사재판이 열렸다. 현재는 근대 공업의 중심도시이며, 교외에는 금속·전기·기계·자동차·광학기계·완구·문방구 등의 공장이 많다. 또 마인강과의 사이에는 운하가 통하여, 그 연안을 따라 새로운 공장지대가 형성되었으며, 특히 완구박람회가 열리는 도시로 널리 알려졌다. <네이버 지식백과>

 

 프라우엔(성모) 성당으로 가는 길, 장크드 제발두스(ankt Sebaldus Kirche) 교회, 1225년에 공사를 시작하여 150년이나 걸려서 완성되었으며 뉘른베르크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성지였다. 1424년에 성인으로 추앙된 제발두스의 묘를 보기 위해 많은 순례자들이 이곳을 찾아오면서 뉘른베르크가 번영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프라우엔 교회와 쇤부른 조각 탑, 조각 탑은 14세기에 지어진 것으로 황금색의 40여 개의 조각상이 들어있다.

 

  광장의 크리스마스 마켓

 

 프라우엔 교회

 

  프라우엔 성당 근처인 제발두스 교회 주변 풍경

 

  카이저 부르크로 가는 길, 전면의 붉은 건물은 시립 박물관

 

  멀리 보이는 것은 카이저 부르크의 망루

 

  카이저 부르크 앞의 티어 게르트너 광장, 아마도 전면의 건물이 독일 전형의 건축물은 아닐는지...

 

  성 앞에 있는 커다란 토끼 조형물

 

  광장에서 카이저 부르크 성벽을 따라 돌아서 올라가는 언덕

 

벽 아래 풍경

 

  성안으로 들어가는 길

 

  성 위에서 내려다본 도시 전경

 

  성을 돌아 나오는 성 밖 해자 다리

 

  성의 뒷면

 

  하룻밤 묵었던 호텔의 다음날 아침 풍경... 모처럼 와이파이가 터졌던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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