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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라인강과 로렐라이

  이른 아침 버스는 로렐라이 언덕을 향했다. 안개처럼 뿌리던 비는 눈으로 변해, 도로변 나뭇가지에 눈꽃이 활짝 피었다. 달리는 차속이었지만 유럽의 설경을 살짝 맛본 성싶었다. 고속도로에서 벗어나 국도 중간쯤에서 길 따라 이어진 라인강을 만났다. 강폭은 그리 넓지 않으나 골짜기 사이를 흐르고 있어서 깊어 보였다. 강 따라 배들이 끊임없이 다녔는데, 바로 라인 운하였다. 강의 양편에 도로와 철로가 있었고, 철로를 통한 화물의 물동량이 매우 많은 듯했다. 꼬리를 물고 화물차들이 쾌속으로 달려 다녔다. 이따금 승용차들을 가득 실은 화물기차들이 지나가기도 해서, 비싼 독일차들을 떼로 보는 눈호강을 누리기도 했다. 독일 운하를 본떠 우리나라에서 4대 강, 대운하 토목공사를 벌여 수십조를 쏟아부었다는 것인데,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독일 사람들도 효용성이 떨어진다고 평가한 것을 억지춘향으로 개발해서 국고를 탕진하고 자연까지 훼손한 것은 참 어리석은 일이다. 홍수조절과 일자리 창출이란 거창한 목표를 내세운 토목공사였으나 명분에 걸맞은 홍수조절도 일자리 창출도 없었다. 감언이설로 국민들을 기만해서 일부 건설업자들만 배불렸을 뿐이었다. 손바닥 치며 뽑아준 사람들도 참으로 우매한 백성이다. 자업자득이라 비판할 자격조차 없다.

 

  라인강 위에는 화물선과 유람선들이 다녔고, 강 따라 이어진 협곡 중턱에는 크고 작은 고성(古城)들이 흩어져 있었으며, 산 아래에는 강을 마주 보며 크고 작은 마을들이 오밀조밀 이어져 있었다.  버스 안에서 강물 따라 흐르는 배들과, 가끔씩 나타나는 산 중턱의 오래된 성들, 강변의 색다른 마을, 그리고 이따금 빠른 속도로 지나는 화물기차들을 바라보는 것도 심심치 않은 풍경이었다. 유난히 성이 많은 독일이었다. 독일 지명에 부르크가 붙은 곳은 城으로 이루어진 마을이고, 베르크 이름으로 된 곳은 언덕 마을이라고 한다. 디즈니랜드에서 백설공주성으로 재현했다는 퓌센의 아름다운 성도 역시 도이칠란트 성이다.

 

  로렐라이 언덕 아래 장크트 고아르스하우젠의 예쁜 카페 식당 2층에서 점심을 먹었다. 독일 사람들답게 어두워 식탁 위에 준비되어 있던 촛불을 켰는데, 제법 운치가 있었다. 그 식사 후, 버스를 타고 협곡 사이의 벼랑길을 돌아 올라 로렐라이 바위 언덕에 올랐다. 중학교 때쯤 배웠던 로렐라이 전설과 노래. 가사와 곡이 생각은 나지 않았지만, 낯설지 않은 이야기였다. 왜 우리 교과서에 로렐라이 노래가 나오는 것일까.  우리 것도 잘 모르면서, 하찮은 서양 이야기들을 학교에서 왜 가르치는지 모를 일이다. 아마도 일본 교과서를 베낀 건 아닐지. 서구에 편향된 우리의 시각을 바로 잡을 필요가 있겠다. 볼 게 없다던 가이드의 말과는 달리 언덕 위에서 내려다보이는 경관은 호쾌했다. 까마득한 협곡 아래 굽이쳐 흐르는 라인강과, 강을 따라 운행하는 많은 배들과, 기차. 그리고 협곡 위의 드넓은 평원, 우리나라에서 쉽게 볼 수 없는 풍경이었다.

 

 

 

  로렐라이(Loreley)는 독일의 장크트 고아르스하우젠 근방의 라인강(江) 오른쪽 기슭에 솟아 있는 커다란 바위 언덕으로  프랑크푸르트와 쾰른 사이의 철도가 이곳을 지난다. 로렐라이는 '요정 바위'라는 뜻으로, 이 바위 언덕을 맨 처음 소재로 다룬 문학 작품은 작가 C. 브렌타노(1778∼1842)의 설화시(說話詩)라고 한다. 라인강을 항해하는 뱃사람들이 요정의 아름다운 노랫소리에 도취되어 넋을 잃고 그녀의 모습을 바라보다가 배가 물결에 휩쓸려서 암초에 부딪쳐 난파당하곤 했다는 이야기였다. 이것이 하이네나 아르헨 도르프 등의 서정시로 이어지면서 전설이 되었다. 하이네의 시를  F. 질허가 작곡한 가곡 '로렐라이'는 민요풍으로 친근미 넘치는 선율로 특히 유명하다. <네이버 지식백과 발췌>

 

   눈 내린 고속도로 주변 마을. 지역에 따라 비가 눈이 되기도 했다.

 

  고속도로. 고속도로를 달리는 차량들의 절반 정도가 컨테이너를 실은 트레일러였다. 모든 차량들은 주행 차선으로 달리다가 추월할 때 오른쪽 추월차선을 잠깐 이용하곤 제 차선을 찾아 들어갔다. 유심히 살펴보았지만 우리나라처럼 추월차선으로 줄곧 달리는 사람들은 없었다.

 

  고속도로 휴게소

 

   라인강

 

  강변 마을

 

  까치집처럼 붙어있는 겨우살이, 우리나라 같으면 약재로 쓴다고 다 걷어갔을 텐데...

 

  로렐라이 바위 언덕 아래 라인강 구비, 물살이 거세 보였다.

 

  장크트 고아르스하우젠 마을, 점심 식사를 한 카페 식당

 

  카페 안

 

  장크트 고아르스하우젠

 

   강 건너 마을

 

  로렐라이 바위 언덕에서 내려다본 장크트 고아르스하우젠 마을, 반달처럼 둥근 로렐라이 언덕을 돌면서 아래 구비들을 둘러보았다.

 

  석탄을 싣고 가는 화물선

 

  로렐라이 윗 굽이

 

  라인 강 구비를 내려다보고 앉은 로렐라이 상

 

  언덕 위의 카페 식당, 호텔

 

  언덕에서 내려온 버스는 라인강변을 따라 쾰른을 향해 또다시 달리고 달리었다.

 

로렐라이 부근 위성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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