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역사의 향기

경복궁

  볕이 좋아 끌려 나갔던 경복궁 나들이었다. 따뜻한 햇살에 날씨마져 쾌청하여 시계가 맑고 고왔다. 오랜만에 들린 경복궁에는 한국인보다 외국사람들이 더 많은 듯했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체험학습 나온 학생들은 인물도 고와서 고궁의 풍경과 잘 어울렸다. 경내를 한 바퀴 돌고 나올 무렵엔 땅거미가 찾아들었다. 짧은 겨울 오후는 그렇게 지나갔다.

 

  향원정과 건천궁을 둘러보고 신무문을 보러 가다가 문을 지키던 경찰에게 가방 수색을 당했다. 어린 순경에게 협조차원에서 순순히 돌아서 카메라 배낭을 열어보도록 했지만, 하도 꼼꼼히 뒤지는 통에 은근히 짜증이 나기도 했다. 신무문 밖엔 중국인 일색이었다. 청와대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느라 정신없었다.  선글래스를 끼고 주변을 경계하는 경찰관들의 경비도 삼엄했었고... 해방70년이 지난 지금까지 식민지청산을 왜 못하고 사는지 한심하단 생각이 들었다. 경복궁을 훼손하면서 그 뒤 후원까지 파헤쳐 세운, 일제 조선총독 관사가 지금의 청와대인데, 70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 자리에서 군부대까지 곁에 두고 버티고 있다. 경복궁 뒤뜰 말고는 청와대가 있을 자리가 없다는 것일까. 아니면 500백년 봉건왕조 제왕의 왕권에 미련이 있어서일까. 고궁의 이미지에 어울리지 않게 뒤뜰을 차지하고 앉아서 삼엄한 경비 속에 자리를 지키고 있는 모습이 진정한 민주주의 대한민국의 모습이 아니다란 생각이다.       

 

 

 봄볕같은 따스한 빛이 내리던 경회루 주변

 

 늦가을 풍경의 향원정

 

고종과 명성황후의 처소였던 건천궁

 

명성황후 침실이었던 옥호루. 1895년 을미사변 때 이곳에서 일본자객들에게 시해되었다. 세계사에 유래가 없는 일이라는데 일본 사람들도 그 사실을 알고 있으려나 모르겠다.

 

왕비의 침실로 경복궁의 중전인 교태전 

 

교태전 앞, 근정전 뒤에 있는 인금님의 처소 강녕전 

 

근정전, 기우는 저녁햇살빛이 너무나 고왔다. 

 

'역사의 향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허균선생 묘  (0) 2016.09.24
몽촌토성  (0) 2016.08.29
운현궁  (6) 2015.12.13
서울 창의문  (4) 2015.05.11
다산유적지  (3) 2015.05.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