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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계림 이강유람(離江遊覽)

  70년대 이연걸의 "소림사"를 보고 그의 화려한 액션보다는 수려한 계림의 풍경에 흠뻑 반했었다. 줄거리와 등장인물들은 거의 생각도 나지 않지만, 아름다운 산들이 이어지는 강변을 무대로 이연걸과 어린이들이 뛰노는 모습은 지금까지 내 눈에 삼삼하다. 그동안 벼르고 벼르었던 그 계림을 친한 벗들과 함께 방문했다. 여행사의 4박 6일 상품에 계약하고 출발일을 기다리는데 다섯 명이 함께 가게 됐다는 말을 듣고 무척이나 놀랐었다. 이합집산으로 복작되는 패키지여행이 다섯 명으로 출발한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네 명도 가능하다는 여행사 직원의 말을 듣고서야 안심할 수 있었다. 이동할 때 작은 차로 움직였기에 불편하긴 했지만 기다리거나 대기하는 시간이 없어 편했고, 여행 내내 가족 같은 분위기여서 오히려 더 좋았다. 특히나 식당에서 밥 먹을 때 저마다 탐욕스레 제 앞으로 돌려 먹으려는 불편이 없어서 여행 내내 즐거웠다. 다만 일기가 불순하여 아름다운 풍경을 선명하게 볼 수 없는 것이 흠이었었다. 그 아쉬움에 한 달 정도 계림에 상주하면서 맑은 날 아름다운 풍경을 즐겼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있어서 숙제로 남겨 두었다. 

 

  계림은 7세기까지 중요한 불교 중심지였으며, 유명한 사원이 많이 있었다. 桂林은 계수나무숲이라는 뜻으로 자연경관이 매우 아름다우며, 카르스트 지형으로도 유명하다. 깊이 침식된 석회질 평원에는 높고 뾰족한 산봉우리가 많이 남아 있다. 이런 계림의 산 모양은 오랫동안 중국 미술과 시가의 소재가 되었다고 한다.

 

 태초에 바닷속 석회암 지대로, 육지가 되어 석회암이 침식된 카르스트 지형이어서 아름다운 산들과 동굴이 많다. 석회암은 산호나 조개껍데기가 바다 밑에 가라앉아 형성된 퇴적암으로, 탄산칼슘이 주성분이며 점토, 석영, 철분 등이 포함되어 있다. 탄산칼슘은 공기 중의 탄산가스를 포함한 빗물이나 토양층의 탄산가스를 포함한 지하수에 의해 용해되어 독특한 형태를 가진 카르스트 지형을 형성한다. 카르스트 지형은 기후조건에 따라 온대 및 열대 카르스트 지형으로 구분한다. 온대 카르스트는 우리나라에서 보편적으로 볼 수 있는 돌리네, 카렌, 석회동굴 등으로 이루어진 지형이다. 열대 카르스트는 온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강한 용식작용이 일어나 거대한 규모의 석회암 잔구(殘丘) 지형이 나타난다. 중국 계림은 비가 많고 고온다습한 지역으로 열대 탑 카르스트(tower karst)가 발달된 지형의 좋은 예이다.  

 

 계림은 중국의 남서쪽에 위치하여 베트남과 가까운 지역이다. 강서성의 중심도시로 인구 700만 정도가 거주하며 겨울에도 날씨가 포근하다. 12월에도 영상 5도 - 15도여서 그리 춥지 않다. 1월 중에 한때 20여 일 동안 눈이 내린다고 한다. 그 덕에 이곳 사람들은 난방 없이 겨울을 난다. 우리나라 온수매트를 여기에다 팔면 돈을 벌 수 있을 것 같다. 거리의 풍경은 우리나라 70년대와 현대가 혼존하는 모습으로 바쁘게 성장하는 중국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사람들이 사는 시내와 시골의 모습은 무질서하고 혼란스러웠으나 풍경만은 중국에서 예로부터 계림산수제일갑(桂林山水第一甲)이라 했을 만큼 아름답고 기묘했다. 인천에서 갈 때 4시간, 올 때 3시간이 소요된다. 

 

  인천에서 밤 9시에 출발하여 구이린에 12시 넘어 도착했기 때문에 곧바로 호텔에 들어가 잠을 잤다. 기상해서 창밖을 보니 시내 곳곳에 특이하고 아름다운 산들이 보였다. 아름다운 산들이 한 지역에만 있는 것으로 생각했었는데, 계림(구이린)에서 양삭(양슈오)에 이르기까지 보이는 산들이 모두 형형색색의 산들이었다.  계림(桂林)은 지명 그대로 계수나무 숲이 많은 곳이다. 계림을 관통하며 양삭으로 흐르는 이강(離江) 주변은 아름다운 산들이 이어져 곳곳마다 절경이다. 

 

  이강 유람을 위해 찾은 첫 번째 방문지 관암 풍경구. 離江이란 이름은 아마도 너무 아름다워 속세를 등진 강이란 뜻은 아닐는지, 그 아름다운 풍경에 나름대로 생각해 보았다.

 

 

  유람선을 타고 관암에서 양제까지 왕복 1시간여를 유람한다.

 

 배 2층에 올라 하류로 내려가며 이강 주변의 산하를 감상했다. 

 

  관암 동굴을 보기 위해 강변에 내렸다.

 

 이강변의 아름다운 산수... 중국의 산수화가 우연하게 나온 것이 아니란 생각이었다. 이곳의 강변 풍경은 아무 곳이나 화폭으로 옮기면 한 폭의 훌륭한 산수화가 될 것 같다. 여기에 있는 산 몇 개만 떼어나 우리나라에 옮겨 놀 수 있다면...  영월 동강에 이런 풍경이 몇 개만 있어도 제일의 관광명소가 될 듯싶었다. 내내 안타깝고 부럽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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