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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양삭 세외도원

   계림에서 양삭으로 가는 길은 시멘트 포장이었는데, 이음새마다 깨지고 파여서 비포장도로와 진배없었다. 비까지 내려 어수선한 풍경에 흔들리는 10인승 RV는 몹시 불편했다. 작은 차창에다 김까지 서려 바깥 풍경마저 볼 수 없어 더 답답했었다. 이윽고 세외도원에 도착했는데, 풍경이 매우 아름다웠다. 세외도원(世外桃源)이란 세상밖에 있는 무릉도원이란 뜻으로 도연명의 '무릉도원'을 흉내 낸 유료 테마공원이었다. 아름다운 산수를 배경으로 작은 거룻배를 타고 한 바퀴 돌아오는 코스로 테마공원을 만든 것까지는 발상이 좋았는데, 요상한 복장을 한 소수민족들을 내세워 리엑션하는 모습들은 유치해 보였다. 인위적인 장치 없이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오히려 보는 사람 마음이 편할 듯했다.    

 

  작은 배를 타고 들어가는 세외도원 뒤에 병풍처럼 서있는 산봉우리들. 중국 산수화에서 볼 수 있는 풍경들이 과장 없이 눈앞에 다가서있었다. 첩첩이 겹친 산들의 원근 풍경이 농담(濃淡)으로 겹쳐진 그림자처럼 보여 저절로 탄성이 나왔다.

 

 냇물 한가운데의 섬, 인조 복숭화꽃이 만발하였다. 계절과 어울리지 않아 어색해 보였다. 도화도라 내건 깃발이 인위적인 무릉도원임을 겨울 빗속에서 강변하고 있는 것만 같았다. 

 

되돌아 나오는 물길 건너 풍경

 

  배에서 내려 출구로 나오면서 뒤돌아 본 주변 산수도 

 

  사방을 둘러보아도 질리지 않을 형형색색의 산봉우리들이 올망졸망 그림처럼 병풍처럼 둘러 있었다. 밭에는 작은 오렌지 낑깡들이 비에 젖으며 익어가고 있었고...

 

  관광객들을 상대로 노래부르며 잡담하는 것이 직업일 원주민 복장의 젊은이들... 하루 일당을 얼마나 받으려나.

 

 '도화원기'에서 무릉도원 이야기를 만든 도연명을 돌 흉상으로 만들어 복도에 두었다. 도연명은 이곳 사람들에게 '무릉도원' 아이템을 제공해 준 고마운 선현인 셈이었다.

 

  나무로 지은 회랑과 건물들은 그림, 공예품 등을 전시하며 판매하는 상업적인 공간이다.

 

  출구로 나오며 아쉬움에 뒤를 자꾸만 돌아보았다.

 

 입구 겸 출구에서 바라본 세외도원 풍경 

 

  원주민들을 고용하지 않고 자연 그대로 두고 둘러보게 했다면 더 좋았을 것을... 중국인들의 과도한 의욕이 아름다운 자연을 훼손하고 있다는 느낌이 너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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